복지부 국감 첫날, '건보 보장성 강화 재정 문제' 집중

여·야 공방 이어져…재정 추계 및 조달방안·보사연 압박 등

기사입력 2017-10-13 06:00     최종수정 2017-10-13 06:5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첫날은 어김없이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대한 공방이 주요 화두가 됐다. 

이날 여·야는 문재인 케어를 추진하기 위한 재정조달 방안을 두고 갑론을박을 펼쳤으며, 그 과정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에 대한 복지부 압박 여부가 초점이 되기도 했다.

2017년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전경▲ 2017년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전경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양승조)는 지난 12일 본관 전체회의실에서 보건복지부에 대한 2017년도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야 '재정조달 방안 엉터리' vs 여 '결국 필요한 정책'

국감에서는 시작부터 야당의 문재인 케어 질타가 이뤄졌는데, 공통적으로 정부의 재정조달 방안이 미흡하고 재정활용에 대한 근거가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고 비판한 반면, 여당에서는 제도 당위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복지부가 공개한 건강보험 재정전망을 보면, 수입 측면에서 2017년 건보료 50조4,670억원 걷던 것을 매년 인상해 2022년 73조4,996억원으로 2017년대비 23조원 더 걷고, 정부지원은 2017년 6조8,764억원에서 2022년 9조9,9,59억원으로 3조 더 지원한다는 것"이라며 "지출 측면에서는 2017년1조3,932억원 흑자이던 것을 2022년 적자 1조9,264억원 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는 2022년에는 2017년보다 건강보험료 23조원 더 걷고, 정부지원은 3조 늘리며, 적자를 1조9,264억원 내는 방식으로 건보재정을 소진한다는 지적이다.

강석진 의원도 "업무보고 내용을 보면, 최저임금 보조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저출산 예산 등 어마어마한 복지가 이뤄지고 있다"며 "지역구를 둘러보면 국민들이 에산충당 문제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아르헨티나의 경우 페론 대통령이 과다한 복지를 추진하면서 나라가 어려워졌다. 복지는 한 번 집행하고 시행하면 줄이기 어렵다"며 "공약으로 내걸었을 지언정, 제도 시행 시 국가 재정 운영에 타격을 줄 때는 대한민국 국무위원으로서 제대로 말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은 문재인 정부 우선순위가 이제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으로 국민의 건강·생명·안전을 국가가 개인에 맡겨두지않고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복지국가로 출발하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야당의원들이 많은 지적도 줬지만 가야할 길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는 상황"이라며 "그 다음 과제는 정책의 현실화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재정추계에 대해 복지부가 소통을 통해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남인순 의원은 문재인 정부 복지정책 전반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복지국가 전략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소득양극화 심화, 초저출산·고령화, 저성장 고착화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 생존전략"이라며 "야당 일각에서는 이를 '선심성 퍼주기 복지'라고 주장하는데, 우리나라 GDP 대비 공공사회 지출은 10.4%로 OECD 평균인 21% 절반 수준으로 오히려 과소복지가 문제다. 기초연금 인상·아동수당 등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5개 정당의 공통 공약"이었다고 반박했다.

건강보험법 제38조(준비금) 제1항, 제2항▲ 건강보험법 제38조(준비금) 제1항, 제2항

건보적립금 20조 '사용하면 안된다' vs '사용 가능하다'

문재인 케어에 사용될 건강보험 적립금 20조원(그중 10조 사용)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이는 건강보험법 제38조(준비금) 1, 2항의 해석을 달리하면서 벌어진 차이였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은 "건보법에 따르면 32조 정도의 건보 적립금은 유지해야 하는데, (문재인 케어에 재정조달로) 현 적립금에서 10조원을 쓰고 남은 10조만으로는 재정이 열악해진다. 현재도 부족한 10조만으로 준비금을 운영하는게 가능하겠는가" 물었다.

이어 "병원에 건보료를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발생을 막기 위해 충당하자는 측면에서 해당 법 조항이 있는데 이를 무시해도 되는가" 지적했다.

박능후 장관은 "건보적립금을 법적으로 반드시 50%까지 채워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충당금을 50%로 채우는 것이 급한지, 의료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재난적 의료비 부담에 처해진 곳을 구제하는 것이 먼저인지를 고려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기재부 추계나 보사연에서는 문재인 케어를 적용하면 건보재정이 바닥이라고 하고 있고, 입법조사처도 파격적 보험급여가 확대할 의료 이용량 증가로 과잉의료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며 "건보 적립금 20조를 쓰고 다 끝낼것처럼 하면 안된다. 재원조달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장관은 "(발표된 문재인 케어는)여러 대안을 고민했지만, 그중 가장 좋은 안을 선택한 것으로,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며 늘어날 의료이용 증가에 대한 고려도있다"며 "가식없이 정부지원금을 매년 5천억 늘리고 보험료율을 2.04%에서 증가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야당의 지적이 지금은 따갑고 쓰겠지만 문재인 케어 발전을 위한 조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이미 김상훈 의원이 건보 누적적립금을 50%에서 25%로 줄이는 법안을 냈으며, 그 필요성을 본 의원이 강조하기도 했다. 누적 적립금 50%는 불필요한 쌓기이며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지원했다.

김순례 의원(왼쪽)과 권미혁 의원▲ 김순례 의원(왼쪽)과 권미혁 의원

'보사연 연구결과 압박했다' vs '연구결과 미비로 인한 삭제일 뿐'

재정추계와 관련해서 부정적 연구결과를 낸 보사연을 압박해 삭제했다는 야당 측 지적과 검독과정에서 연구가 문제가 있었다는 여당 측 해명도 대립각을 이뤄졌다. 해당 건은 이날 국감에서 명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아 그 결과를 추가로 확인해야 하는 문제로 남았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들쑥 날쑥한 정부 판단에 유감인데, 복지부만이 재원조달 문제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에서는 대체로 2020년 중반에 재정이 고갈된다고 보고, 보사연에서도 1년에 19조씩 재정을 쓰게된다고 했는데 복지부는 보사연에 관련 내용 삭제를 요청하고 징계가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는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연구 결과를 삭제하고 징계를 모색하는 것은 결과물을 정권에 맞도록 획책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노홍인 건강보험정책국장에게 질의해 연구삭제 문제를 해명토록 했다.

노 국장은 "7월 중순 경 언론에서 보사연 재정추계 발표가 이뤄져 2020년에 19조의 손해가 난다는 내용을 확인해봤더니 내용이 문제가 있어서 설명자료를 냈다"며 "이후 보사연이 내용을 삭제했으며, 모 기자가 보사연에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보사연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받았는데, 검독 과정에서 2015년 자료가 있음에도 2012년자료까지만 적용하는 등 기존 방식과 차별되는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보사연은 총리실 산하기관으로 복지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사연 역시 해당 문제를 심층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박 장관은 "학자 출신으로 연구결과가 상이한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며 "압력을 행사할 이유가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김순례 의원은 "보사연은 복지부로부터 다수의 연구용역을 따고 있고, 박능후 장관은 보사연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등 분명 관련이 있는데, 해명자료와 반박성 보도자료가 나간 것에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며 "실제 책임연구자가 언제부터 참석했는지 등 관련 사항은 의원실에서 확인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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