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산업적 활용·국산화 등 ‘정밀의료’ 경쟁력 강화 핵심

KISTEP, 사회적 혼란 방지·윤리적 논란 최소화·데이터 보안 등 해결과제

기사입력 2021-02-23 06:00     최종수정 2021-02-23 06:4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국내 정밀의료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관련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에 대한 논의와 함께 관련 장비 등의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최근 2020년 진행한 정밀의료 기술에 대한 기술영향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KISTEP은 정밀의료 분야의 다양한 산·학·연 전문가와 인문·사회·철학 전문가 14인으로 구성된 기술영향평가위원회와 공모를 통해 참여한 다양한 연령·성별·직업의 시민 15인으로 구성된 시민포럼을 꾸려 정밀의료 기술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그렇다면 2020년 기술영향평가위원회와 시민포럼의 논의에서 나온 결론은 무엇일까? 산업 경쟁력 강화, 사회적 혼란 방지, 데이터 보안 및 활용체계 구축 방안 등이 제시됐다.

우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데이터의 산업적 활용 논의 △유전체 분석 장비 및 시약 국산화 △정밀의료의 경제성·효율성 연구 등이 필요하다는 짚었다.

데이터 산업적 활용 논의 필요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질병관리청이 한국인 칩 과제를 수행하며 한국인 수백명의 염기서열 정보를 확보했고 안성, 안산, 울산 지역의 유전체 코호트, 쌍둥이, 국내 이주자 코호트 등도 구축했다. 또한 현재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시범사업을 통해 국민 100만명의 NGS 분석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국가적 사업으로 얻은 코호트 정보를 연구적 목적뿐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전향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기업과 거래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정보를 구분해 스타트업이나 개인들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밀의료를 위한 유전체 데이터는 추적 관찰이 필수이므로 참여자의 자발적 동의가 있는 경우 정보의 추가 수집 및 추적 관찰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유전체 분석 장비·시약 국산화

차대세 염기서열분석(NGS)은 정밀의료 산업의 핵심기술로, NGS 분석 장비 및 시약 산업도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장비와 시약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용량 유전체 분석을 위한 NGS 장비 및 시약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선도국가들과 기술 격차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조금씩 국산화를 이뤄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국산화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유전체 분석 라이브러리 제작이나 시퀀싱 시약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면서 유전체 분석 장비 개발은 보다 장기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므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유전체 분석 소프트웨어 및 정밀의료 데이터 분석 분야도 전체적인 기술 수준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이를 위해 정부 각 부처의 사업을 적절히 연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하며, 유전체 분석을 위한 기초 원천 기술과 장비 및 시약 등 제품을 개발하는 상용화 기술을 동시에 지원하도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밀의료 경제성·효율성 연구

효율적인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정밀의료 참여 주체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세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성·효율성 연구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료전달체계뿐 아니라 서비스 수준, 개인 의료 및 건강정보의 생성·수집·관리·할용과 관련된 비용구조, 인종별 유전형, 질병의 사망 위험률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정밀의료의 경제성과 효율성이 결정되는만큼 빠른 시일 내에 연구를 진행하고 정밀의료 서비스에 의해 달라질 의료비용에 대한 예측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정부, 지자체, 개인 수준에서 효율적인 의료비용 지불 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정밀의료 기술 발달에 대한 사회적 혼란이나 데이터 보안, 윤리적 논란 등에 대한 개선방안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정밀의료 기술의 바람직한 적용을 위해서는 사회적·윤리적 가이드라인과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하며,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합의된 가이드라인을 제작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밀의료를 실제로 적용하고 활용하는 의료진 및 의료 소비자들에게도 새로운 기술을 바르게 이해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원활한 의료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가이드라인이나 교육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신기술 적용할 때 의료와 비의료 영역의 경계를 명확히 해 의료계와 비의료계의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정보에 대한 치료적 접근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여기에 정밀의료 기술을 활용할 때에도 의료영역과 헬스케어 영역에서의 보조적 역할을 구분하기 위한 분명한 기준과 절차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정부 및 과학기술계·산업계는 정밀의료 기술에 대한 사실 기반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기술에 대한 올바른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도록 힘써야 한다며, 정확한 정보의 확산을 위해 과학적 근거에 대해 알려주는 권위 있는 해석기관도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리적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유전체 분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와 활용 방법에 대한 정보주체의 명확한 동의 절차를 도입해야 하며, 정보주체의 권리가 명확히 명시된 동의서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한 정밀의료 기술 발전과 함께 일어날 윤리적·법적·사회적 영향을 논의할 ELSI(Ethical, Legal and Social Implications) 연구가 기술연구와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덧붙여 소비자 보호를 위해 관련 시장 모니터링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고서는 정밀의료 기술은 다양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기본으로 하는 기술인만큼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안전하게 유통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술 발전으로 유전체 정보 등의 재식별화 가능성이 커지는 것에 대비해 블록체인과 동형암호화 등 데이터 보안과 관련된 최신기술을 지속저긍로 연구개발하고 육성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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