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농성 한선염 치료서 ‘휴미라’ 역할 강조 추세”

유럽 화농성 한선염 연구 재단 주불리스 회장 “항생제 이후 권고되는 유의한 옵션”

기사입력 2018-06-11 06:11     최종수정 2018-06-12 16:2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름은 생소한데, 증상은 일반 여드름과 구분하기 어려운 꽤나 특이한 피부 질환이 있다. 화농성 한선염(Hidradenitis suppurativa, HS)의 이야기다.

화농성 한선염은 모낭이 막히고 이후 아포크린샘이라고 하는 땀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붉은 염증성 결절과 종기, 이로 인한 흉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피부가 잘 접히는 겨드랑이, 사타구니, 항문, 생식기 외음부 근처에 발생한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단백 발현과 관련된 이상 반응, 선천적인 면역계의 이상 활동, 유전적으로 촉발되는 분자의 분화 또는 발현에서 나타나는 이상 반응일 것이라는 추측이 전부다.

원인은 모르지만 치료법은 일정 단계까지 개발돼 있다. 염증성 결절이 주된 증상인 만큼 이 염증을 줄여나가는 것이 주된 치료다.

유럽 화농성 한선염 연구재단(EHSF) 회장 주불리스 교수▲ 유럽 화농성 한선염 연구재단(EHSF) 회장 주불리스 교수
유럽 화농성 한선염 연구 재단(European Hidradenitis Foundation, EHSF) 회장이자 유럽 피부과 학회인 EADV의 이사회 멤버인 독일의 주불리스(Zouboulis) 교수는<사진> “화농성 한선염 치료를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병변 진행 단계와 염증 범위를 진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주불리스 교수에 의하면, 널리 사용되지만 잘못된 치료로는 항생제를 꼽을 수 있다. 항생제가 1차 요법인 건 맞지만 어떤 항생제인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 예를 들어 페니실린 같은 경우에는 항생제이지만 화농성 한선염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화농성 한선염에 흔히 사용되는 효과적인 치료제일까.

주불리스 교수에 따르면, 질병 진행 단계가 경도일 경우 국소 클린다마이신을 쓰고 중증도에서 중증은 테트라사이클린 또는 이클린다마이신-리팜피신 병용 요법을 쓴다. 이후 2차 요법으로는 아달리무맙을 사용한다.

일부 소수이긴 하지만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제를 병변 내 투여할 수도 있다. 통증이 수반되면서 병변이 모여 있지 않고 떨어져 있는 경우에 가능하다.

또 비타민 A 유도제인 이소트레틴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여성에게 투여할 경우 기형아 출산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적극 권하지는 않으며,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알려져 있는 메트포르민도 단일요법은 아니지만 고도 비만인 환자에서 다른 약제와 병용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화농성 한선염은 완치 후에도 재발률이 높은 만큼 재발을 줄이기 위한 치료법이 더 절실한 상황.

주불리스 교수는 “화농성 한선염은 염증성 병변이 얼마나 깊이 넓게 퍼져있는지 촉진만으로는 알아보기 어렵다”며 “심한 경우 수술을 해야 하는데, 이 때 썰모그라피(thermography)라는 열 측정 치료기계를 이용하면 온도가 높아진 부분의 경계를 파악해 예상 병변 부위를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술 전 항염증치료를 하지 않고 바로 수술을 한다면 이 절제 위치를 확보하지 못해 필요보다 적게 절제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경우 80~90% 재발한다”며 수술 전 염증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항염증 치료의 1차 치료는 항생제 전신요법이다. 그러나 WHO에서는 3개월 이상 항생제를 쓸 수 없도록 권고하고 있다.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세균 내성이 그 이유다.

경도 환자의 경우에는 항생제를 3개월 사용하는 동안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후 추적 관찰만 하면 되지만, 문제는 중등도에서 중증 환자다.

이들은 항생제로 최대 효과를 낸 후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데, 3개월간의 항생제 투여에도 항염증 작용을 얻지 못하면 수술 전 아달리무맙(상품명: 휴미라) 사용을 시작해야 한다.

주불리스 교수는 “아달리무맙은 전체 환자의 2/3에서 충분한 효과를 내고 있다.  만성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아달리무맙을 통해 증상 악화 없이 살고 있는 환자들도 있다. 하지만 나머지 1/3의 경우에는 아달리무맙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 경우 사용을 중단하고 개별적인 치료를 해야 하나, 허가된 치료법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주불리스 교수에 의하면 아달리무맙을 증량해 쓰는 것도 한 가지 고려 사항일 수 있으나, 허가된 바는 없다. 차선책으로 테트라사이클린과 리팜핀 등과 병용할 수 있다. 이후에도 충분한 항염증 효과를 얻을 수 없다면 수술을 할 수도 있지만, 재발률이 높다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주불리스 교수는 “처방 경험에 의하면, 아달리무맙 투여가 가장 적합한 환자 후보군은 흉터가 많지 않은 중등도 환자다. 이런 환자는 흉터보다 염증이 많은 환자로, 아달리무맙 사용 시 호전의 폭이 더 넓고, 환자가 좋아질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현재 아달리무맙은 유럽에서 중등도와 중증 환자 모두에 허가된 상황. 그러나 한국은 중증 환자에만 허가됐다.

이런 상황에 대해 주불리스 교수는 “증상이 개선될 확률이 가장 높은 환자는 중등도 환자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환자의 치료 기회를 놓친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 아달리무맙을 장기적으로 사용했을 때의 효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만약 효과가 좋지 않게 나타난다면 약 때문이라기보다는 적응증이 적절하게 선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불리스 교수는 미래 화농성 한선염의 치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냐는 질문에 “발병 기전을 이해하면 어떤 단백질, 분자를 표적하면 치료 효과를 낼지 알 수 있으니 더 잘 타겟하는 치료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피부과 전문의로서 현재 염증성 질환에 대한 표적치료제 개발의 끝 단계에 와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는 다른 질환에서 검증된 치료제로 피부과 질환을 치료했는데, 화농성 한선염의 경우는 피부과에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리더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미래 이루어질 연구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 화농성 한선염 연구 재단 이사장으로서, 아시아에서 화농성 한선염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반갑다. 재단은 환자를 옹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역시 제약사와의 협력 없이는 개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환자를 위한 최적의 환경 조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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