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FR T790M 내성 시 ‘베스트’ 치료 순서는 무엇일까

타그리소·지오트립, ‘순차 치료’ 가능성 놓고 입장별 한계 존재

기사입력 2019-08-20 06:00     최종수정 2019-08-20 10:1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왼쪽부터)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 (왼쪽부터)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

비소세포폐암 분야에서 EGFR-TKI 제제의 세대별 약제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T790M 변이 내성을 나타낼 경우 어떤 순차 치료가 ‘베스트’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 주목된다.

최근 2세대 EGFR-TKI 제제인 지오트립(성분명: 아파티닙)은 지난 13일 발표된 GioTag 리얼월드 연구의 업데이트 중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지오트립-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로 이어지는 순차 치료 방법을 제시했다.

EGFR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203명에 지오트립을 1차 치료제로, 타그리소를 2차 치료제로 투여 후 분석한 결과, 30.3개월의 추적(중간값) 이후 리얼월드 세팅에서 치료 받은 EGFR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mOS)은 약 3.5년(41.3개월)이었으며, 2년 전체 생존율은 80%이었다.

이렇게 되면 지오트립-타그리소 순차 치료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4년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주목할 만한 긍정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다.


T790M 변이는 30%에서만 발현 vs 순차 치료 효과 보기 위함

그러나 해당 리얼월드 연구 결과는 T790M 변이 양성 환자를 선택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즉, T790M이 검출되지 않거나 검사를 하지 못한 환자는 고려하지 않은 후향적 리얼월드 연구 분석이다.

T790M 변이 검사 전 질환이 진행돼 임시 치료를 받거나 사망할 확률, 컨디션 난조 등으로 인해 조직검사를 받지 못할 확률, T790M이 미검출될 확률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1차 치료 후 내성이 생긴 환자들의 약 30%만이 T790M 변이가 검출된다. 단순히 T790M의 검출 확률 통계만을 볼 것이 아니라 기타 변수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타그리소를 2차 치료로 쓰는 것은 결과적으로 30% 환자에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한적일뿐더러, GioTag 연구는 환자 컨디션이 좋고 T790M이 검출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4년에 가까운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나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베링거인겔하임 측은 “T790M 변이 양성 환자만을 분석한 것은, 지오트립과 타그리소의 순차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연구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그리소의 허가 사항 상 2차 치료에 쓰일 수 있으려면 T790M 변이가 확인돼야 한다. 따라서 타그리소가 포함된 순차 치료의 효과를 보려면 T790M이 확인된 환자만을 선별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타그리소 1차 사용 시 생존기간 연장 vs 차선책 부재 및 대조군 지오트립 미포함

아스트라제네카 측 관계자는 “1차 치료에서 타그리소는 기존의 표준 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8.7개월 가량 늘렸다”며 타그리소의 1차 치료 사용이 더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타그리소의 FLAURA 연구에 따르면, 타그리소 치료군과 표준요법 치료군을 1차로 썼을 때의 효과를 각각 비교한 결과 타그리소 치료군은 18.9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나타난 반면, 표준요법 치료군은 10.2개월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결국 무진행생존기간이 더 짧은 1, 2세대 EGFR-TKI 제제를 1차로 쓸 바에야, T790M 상관없이 쓸 수 있고 생존기간 또한 더 긴 타그리소를 1차로 쓰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베링거인겔하임 측은 “만약 타그리소 치료에 실패할 경우 차선책은 다시 항암화학요법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지오트립에 실패할 경우 타그리소라는 차선책이 있다”며 “이러한 옵션을 남겨두는 것 또한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FLAURA 연구 대조군에는 게피티닙(상품명: 이레사)과 엘로티닙(상품명: 타쎄바)만이 포함돼있을 뿐, 지오트립은 포함돼있지 않다. 따라서 FLAURA 연구를 바탕으로 지오트립과 타그리소 간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결론은 “어느 치료제를 먼저 사용하는지에 대한 문제”

이 같은 논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하나다. 양사가 진행한 연구 중 현재까지 발표된 데이터만을 가지고서는 직접 비교는 어려우며, 순차 치료라는 선택지가 추가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두 연구의 종류 자체가 다르다. 후향성, 관찰, 비맹검 방식으로 진행된 GioTag 연구와,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된 FLUARA 연구는 애초부터 비교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또 FLAURA 연구의 일차 평가 기준은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었던 반면, GioTag 연구는 후향적 리얼월드 분석으로 진행돼 일차 평가 기준이 존재하지 않고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또는 치료 실패까지 걸리는 시간(Time to Treatment Failure, TTF)만이 나타났다.

따라서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아직은 없는 상태다. 단, 타그리소의 전체생존기간 최종 분석 데이터는 올해 9월 열리는 유럽암학회(ESMO)에서 발표될 예정으로, 자세한 것은 해당 데이터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1차로 무진행생존기간이 긴 약을 쓸 것인가, 향후 차선책을 염두에 두고 1차 치료제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 속에서 최선책을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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