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형 염증 천식’ 등장…‘표적 치료’ 가능해졌다”

마이클 웩슬러 교수 “생물학적 제제, 바이오마커 표적 및 스테로이드 사용 줄여”

기사입력 2019-11-14 06:00     최종수정 2019-11-14 08:5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그 동안 천식(Asthma)은 정확한 유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아 알레르기 유무, 악화기 빈번도 등 표면적 증상에 따라 구분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천식의 주요 발병원인으로 ‘제 2형 염증(Type 2 inflammation)’이 확인되면서 ‘제 2형 염증 천식(Type 2 Asthma)’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다.

제 2형 염증 천식의 개념이 정립되며 천식은 ‘표적 치료’가 가능해졌다. 천식의 발병 원인을 정확하게 표적하는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들이 개발되면서 천식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약업신문은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초청으로 방한한 미국 국립유대의료센터 호흡기내과 마이클 웩슬러 교수(Michael Wechsler)를 만나 제 2형 염증 천식의 진단 및 치료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 제 2형 염증 천식은 무엇이며, 어떤 발병기전을 가지고 있나.

그 동안 천식은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알레르기 유무, 흡연 이력, 악화기 빈번도 등 표현형(phenotype)에 따라 천식을 분류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내인형(endotype)에 근거한 천식의 다양한 기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제 2형 염증 천식은 내인형에 속하는 천식으로, Th2라고 하는 T세포와 제 2형 선천성 림프세포(ILC2)에 의해 발병한다. 기도가 알레르기원이나 자극성 물질 등 여러가지 교란 물질에 의해 자극을 받으면, Th2와 ILC2는 인터루킨-4(IL-4), 인터루킨-5(IL-5), 인터루킨-13(IL-13)이라는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천식이 발현된다.
제 2형 천식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바이오마커를 가지는데, Th2와 ILC2가 분비하는 사이토카인 중 IL-5에서 매개되는 호산구(EOS), IL-13에서 매개되는 산화질소(FeNO), 그리고 IL-4에서 매개되는 면역글로불린 E(IgE)가 있다.


- 제 2형 염증 천식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

제 2형 염증 천식과 비 제 2형 염증 천식은 바이오마커를 측정해 구분할 수 있다.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제 2형 염증을 유발하는 IL-4, IL-5, IL-13과 같은 사이토카인 물질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먼저 IL-5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혈중 또는 객담을 통해 호산구(EOS) 수치를 측정한다. 산화질소(FeNO) 농도는 IL-13에 의해 매개되는 반응을 잘 반영하는 지표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면역글로불린 E(IgE)는 알러지성 질환과 연관된 바이오마커로, IL-4를 확인하는 데 사용된다. 특히 IL-4와 IL-13은 호산구가 혈중에서 조직으로 옮겨지는 과정에도 상당히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식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OCS)를 사용하는 환자들에서는 스테로이드 제제가 바이오마커를 억제하고 있어 잘 측정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반드시 다른 방법을 통해 제 2형 염증 질환을 확인해야 한다.


- 제 2형 염증으로 인해 발병하는 천식이 다른 원인에 의해 발병하는 천식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제 2형 염증 천식은 비 제 2형 염증 천식과 달리 앞서 말한 바이오마커가 존재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발병 양상, 중증도, 동반질환에서도 비 제 2형 염증 천식과 차이를 보인다. 제 2형 염증 천식은 자극성 물질이나 알레르기원에 의해 유발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비 제 2형 염증 천식은 흡연, 비만, 호흡기 감염 등을 원인으로 한다. 또한, 제 2형 염증 천식은 중증도가 심하고 증상 악화, 입원, 폐기능 감소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아토피피부염,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 위식도 역류질환, 폐 관련 알레르기 반응 등 염증 반응기전이 유사한 동반질환을 나타내는 것도 특징이다.


- 제 2형 염증은 천식 외 아토피피부염, 비강부비동염 등 다양한 동반질환을 나타낸다고 말씀하셨다. 제 2형 염증으로 인한 질환의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제 2형 염증으로 인해 발병하는 질환들은 각자 증상이 다르지만,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유사하다. 흡입형 또는 바르는 크림 형태의 도포형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를 주로 사용하는데,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OCS)는 여러가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OCS는 만성적으로 또는 자주 사용하면 백내장, 녹내장, 체중 증가, 골다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제 2형 염증 유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돼 이러한 부작용 위험 부담이 크게 감소했다. 제 2형 염증 유발 물질인 IL-4나 IL-13을 차단하는 기전의 약제 개발은 천식 뿐만 아니라 아토피피부염, 비용종을 동반한 부비동염 등 제 2형 염증을 원인으로 하는 질환의 치료에 있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 최근 세계천식기구(Global Initiative for Asthma)가 2019년 천식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며, 5단계 치료에 있어 ‘생물학적 제제 요법’을 포함했다. 개정된 치료 가이드라인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새로운 생물학적 제제들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천식 악화를 상당히 감소시키는 동시에 부작용 위험이 높은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OCS) 사용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천식기구 역시 가이드라인을 통해 생물학적 제제를 통한 표적 치료가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장기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감소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앞으로의 천식 치료는 만성적으로 사용되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복용은 부작용이 심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장기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질환이 급성으로 악화되거나 갑작스럽게 재발하는 상황이나 아토피 피부염이나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 등 다른 제 2형 염증 동반질환이 악화가 된다면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이 필요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 IL-4, IL-5, IL-13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는데,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사이토카인 물질들이 많을 거라 생각된다. 추후 새로운 천식의 종류가 정의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천식에 대한 이해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지난 10~20년 동안 천식 치료가 표적해야 할 발병 경로에 대한 혁명적 발견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과거보다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IL-6, IL-17, IL-33, 흉선 기질상 림포포이에틴(TSLP), 인터페론 감마(IFN-γ) 등 더 많은 물질들이 밝혀지면 천식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따라 증상을 더 잘 조절할 수 있을지, 치료 결과가 더 좋아질 수 있을지는 개인적으로도 궁금한 부분이다. 궁극적으로는 질환과 증상을 완벽히 조절해 천식 환자들이 완치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 한국의 천식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한국은 미국 대비 생물학적 제제를 포함한 신약을 적게 사용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미국은 생물학적 제제가 민영보험이 적용돼 의료진이나 환자가 생물학적 제제 사용에 주저하지 않고, 오히려 제 2형 염증 질환을 유발하는 물질을 표적해 작용하는 생물학적 제제의 효과를 체감하고 신약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은 생물학적 제제 사용으로 환자들의 입원율이 감소하고, 삶의 질이 높아져 그 가치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의료진에게 생물학적 제제의 잠재력을 실현해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과거에는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많이 사용됐지만, 생물학적 제제는 천식 악화와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을 줄여준다. 또한, 천식으로 인해 일상적 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환자들에게 운동을 하고, 천식으로 인해 냄새도 맡지 못했던 환자가 냄새도 맡을 수 있는 온전한 삶을 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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