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종합도매, 20년간 10곳 중 1곳꼴 살아남았다

분업 이후 병의원 중심 시장 재편…저마진·여신강화·비용상승 등 맞물려

기사입력 2020-01-28 06:00     최종수정 2020-01-28 06:0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의약분업이 시작된 2000년 이후 급격히 매출 규모를 키웠던 종합도매업체들이 극과 극의 길을 걸으며, 관련 업체수도 분업 전후 200여곳에서 20년이 지난 현재 20여곳으로 급감했다.

최근 의약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 유통망을 구축한 대형업체를 비롯해 종합도매라고 불리는 약국 주력 유통업체는 20여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같은 약국 주력 유통업체들의 업체수 급감은 전체 의약품유통업체의 상황과는 극명하게 갈린다. 기존의 업체가 약국 영업을 접고 병의원으로 돌아선 경우를 비롯해 위탁도매 등의 급증이 맞물리면서 어느새 의약품유통업체수는 4천곳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9 식품의약품 통계연보’에 따르면 의약품도매업체 수는 1999년 942개소에서 창고 면적이 자유화된 2000년 1,046곳을 시작으로, 2001년 1,169곳, 2002년 1,287곳, 2003년 1,520곳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2009년에는 2,424곳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천 곳을 넘어섰다. 이후 2015년 2,728곳, 2016년 3,783곳, 2017년 3,562곳, 2018년 3,869곳으로 4천곳에 육박했다.

2000년 규제 완화 차원에서 의약품도매업소 창고 면적 기준이 전면 폐지됐다가 2011년 264㎡로 제한 규정이 생겼지만, 2015년 초 창고 면적 기준이 264㎡에서 165㎡로 완화됐고, 같은 해 12월 29일 위탁도매에 관리약사를 두지 않을 수 있도록 한 약사법 제45조 제8항이 신설됐다.

약국 주력 유통업체들은 의약분업 직후 원외처방약 수요가 발생하면서 매출 규모를 급격히 키웠지만 이후 제약사들이 병의원 영업에 주력하면서 유통업체에 대한 저마진 기조를 확대하고 담보 등 여신관리를 강화하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또 경영난을 겪던 업체들이 하나둘 부도와 자진정리로 이탈하면서 관계가 돈독했던 업체와의 도도매 거래로 인한 피해뿐만 아니라 금융권의 여신강화라는 벽에 맞닥뜨렸다.

이로 인해 대형화를 목표로 규모를 키워가던 업체들은 유동자금의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기존 체제를 유지했던 업체들은 별다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치열한 경쟁 속에서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정부의 지속적인 약가인하는 유통업체의 수익규모 축소와 함께 제약사들의 마진 인하라는 문제를 야기했고, 의약품 온라인몰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시장 선점을 위한 입점업체들의 가격 공세를 비롯해 금융비용 부담, 카드수수료, 업체들 간의 배송 경쟁도 이들 업체들의 수익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생존력을 떨어뜨렸다는 평가다.

최근 의약품유통협회가 회원사들의 영업이익을 조사한 결과, 종합도매가 1% 내외의 이익률을 기록하는데 비해, 병원 입찰도매와 품목도매, 제약도매 등은 8~10%, 많게는 15% 이상의 이익률을 나타냈다. 업체간 영업이익률의 편차가 크게 갈리는 대목이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조선혜 회장은 “매출 상위권에 있는 유통업체 상당수가 종합도매인 이유는 약국 거래 여건 상 이익률이 너무 낮아 대형화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이들 종합도매업체들이 전국 2만여개 약국의 배송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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