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입점 안 된 약국 분양계약 승계 "권리금 돌려줘야"

수원지법 권리금 1억원 반환 판결…인테리어비 5천만원은 반환불가

기사입력 2020-10-15 06:00     최종수정 2020-10-15 06:0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약국 분양계약을 승계받은 약사가 특약사항인 병원입점이 이뤄지지 않은데 대해 권리금을 반환받은 판례가 나왔다.

다만, 병원입점 사실 고지 자체가 허위로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인테리어비는 손해배상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A약사가 B약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판결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2017년 11월 3일, C건물의 1층을 10억5천만원(권리금 2억원 추가)에 분양받았다. 분양 당시 특약사항으로 △건물 입점이 확정된 4개 병과(내과, 정형외과, 소아과, 피부과)가 연합해 진료하는 조건 △약국 독점적 영업 가능 △입점병원 지원비는 분양가에 포함 △합의조건이 불성립 시 계약을 해제하고 기존 지불금액을 반환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B약사는 계약금·권리금 지급 후 자금사정상 분양계약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고 권리금도 부담된다며 부동산업자를 통해 A약사를 알선받았다.

A약사는 B약사로부터 해당 부동산을 임대보증금 1억원, 월 차임 600만원에 5년 계약으로 임차했다.

임대차계약 특약사항에는 △시설 및 권리금은 임대인에게 주장할 수는 없으나 제3자에게는 주장할 수 있다 △계약은 현 임대인(B약사)이 부동산을 전매하는 조건으로 임대하는 계약이나 만일 전매가 되지 않을 시 임대인은 임차인의 영업권을 보장해주기로 한다 △전매시 현계약조건을 인정해 전매하기로 한다 △현 입점확정병원에 추가 지원금은 없는 걸로 한다 △차임은 병원인테리어 완료시점부터 지급한다고 약정했다.

그러나 A약사는 당초 계약과 달리 4개 병과가 연합해 진료하는 병원이 입점하지 않아 권리금 1억원에 대한 반환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앞서 체결된 임대차계약 특약사항에는 '현 입점확정 병원에 추가 지원금은 없는 걸로 한다'는 등 기재를 해 이번 권리금계약 당시 건물에 입점이 확정된 병원이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고, 그 입점 확정 병원은 피고(B약사)의 분양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의 병원으로 추인된다"고 짚었다.

또한 "이번 사건 건물에 4개 병과가 연합·진료하는 병원이 입점했는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한 사실조회 결과, 4개 병과 병원이 모두 입점한 적은 없다"라며 "그나마 있던 병원도 2018년 8월 30일 폐업했으므로 모든 병원이 입점했다는 피고(B약사)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심사평가원 확인 결과, 'H 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산부인과 전문의(1인)·일반의(2인)만이 근무했고(2018. 1. 15. ~ 2. 27. / 약 1.5개월), 같은 이름으로 정형외과 전문의(1인)·가정의학과 전문의(1인)·일반의(2인)만이 근무했다(2018. 2. 28. ~ 2018. 8. 30. / 약 6개월).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 권리금계약은 4개 병과 병원이 연합해 진료하는 병원이 입점하지 않는 것을 해제 조건으로 한 것인데, 해제조건이 성취됐다고 할 것"이라면서 "그에 따라 권리금계약은 효력을 상실했으므로 피고(B약사)는 권리금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1억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약사가 함께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건에 대해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약사 측은 "권리금계약에서 4개 병과 연합·진료의 확실한 입점을 조건으로 했으므로, 피고(B약사)는 원고(A약사)에게 약정 기간 동안 4개 병과 병원의 입점으로 인한 부동산의 재산적 가치를 이용하게 해줄 의무가 있다"면서 "이를 피고가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손해로 든 사례는 A약사가 약국 운영을 위해 지출한 인테리어 비용 5,171만원이다. B약사가 권리금계약에서 약정한 병원 입점여부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허위로 고지했고, 그에 따른 불법행위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원고(A약사)가 부동산에서 약국을 운영하기 위해 지출한 인테리어 비용은 이번 사건 임대차계약에 기해 약국을 운영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일 뿐, 권리금계약 때문에 지출한 비용이라 보기는 어렵다"라고 해석했다.

해당 권리금계약에서 4개 병과 병원이 입점하는 것을 조건으로 했으나, 병원 입점은 건물주와 병원개설자 사이 약정에 따라 이행여부가 결정되는 것으로 B약사가 이행하거나 하지 않을 것을 정해 실행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

B약사가 권리금계약 해제조건 성취에 따라 권리금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더라도 병원 입점을 못 시킨데 대해서는 채무불이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해당 병원이 입점하지 않을 것을 알고도 입점한다고 피고에게 허위고지를 했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다"며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인테리어 비용을 손해로 배상해야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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