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리보핵산)는 당, 인산, 염기로 이뤄진 핵산으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디옥시리보핵산)와 함께 대표적인 유전물질이다. DNA는 필요한 유전정보를 RNA에 전달하고 이처럼 DNA 정보를 바탕으로 RNA가 합성되는 과정을 전사(transcription)라고 한다.
관련 학계의 RNA 분류에 따르면 RNA는 크게 전령RNA(mRNA)와 비번역RNA로 나눠진다. 전령(messenger) 역할의 mRNA는 화이자-바이온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mRNA 백신과 모더나의 mRNA 백신의 등장으로 자주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비번역RNA는 이름부터가 생소하다.
비번역RNA는 단백질 생성 정보를 담고 있지 않은 RNA를 말하며 하우스키핑 비번역RNA와 제어 비번역RNA로 분류된다. 더 나아가 제어 비번역RNA는 200개 이상의 염기로 이뤄진 긴비번역RNA와 염기 200개 미만의 짧은비번역RNA로 나뉜다.
짧은비번역RNA 중에서는 제약바이오 신약개발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마이크로RNA(miRNA)가 잘 알려져 있다. 1990년 초반 발견된 마이크로RNA는 19~22개의 염기로 구성되고 평균 1000개 이상의 염기로 이뤄진 mRNA에 비해 아주 작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이크로(micro)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바이오·의료 항암제 분야의 스타트업인 로제타엑소좀 이재욱 박사가 최근 제공한 번역 논문 자료에 따르면 마이크로RNA는 표적 유전자의 mRNA에 직접 붙어 해당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고 병원체 바이러스 RNA의 복제를 방해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특정 마이크로RNA가 없을 경우 암 세포가 증가하는 등 암과 신경 질환 등 여러 질환과의 관련성이 입증되고 있다.
일례로 연구자들은 유전자 침묵 또는 RNA간섭 현상에 관여하는 단백질 '아고(AGO, argonaute)'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로RNA는 AGO와 결합하여 'RNA유도침묵 콤플렉스(RISC)'를 형성하고 이 과정을 RISC 로딩이라고 한다.
마이크로RNA와 AGO 단백질 결합이 유전자 침묵을 유도하고 바이러스 RNA의 복제를 방해하면서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암 유발과의 관여로 알려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는 저산소 조건에서 AGO 단백질을 인산화(phosphorylation)시키고 RISC 로딩 과정을 방해하면서 결과적으로 마이크로RNA의 생성을 억제한다.
연구자들은 '엠토르(mTOR)'로 알려진 단백질이 암세포에서 활성이 높다는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세포 핵 안에는 마이크로RNA 생성에 관여하는 '마이크로처리기'로 알려진 핵단백질 복합체가 있다. mTOR는 마이크로처리기의 특정 핵단백질을 분해하는데 관여하면서 결과적으로 마이크로RNA 생성을 감소시킨다. 암에서 마이크로RNA 농도가 저하된 경우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소아의 콩팥에서 발생하는 윌름즈 종양의 경우 마이크로처리기의 특정 핵단백질에서 이형접합 과오 돌연변이가 발생하면서 결과적으로 마이크로RNA 생성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이는 마이크로RNA 생성 인자들의 이형접합 돌연변이도 표현형(phenotype)으로 여파가 생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만큼 잘 조절된 마이크로RNA 발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마이크로RNA와 생성에 관여하는 다양한 RNA 결합 단백질의 치료적 잠재성에 대한 연구가 암과 같은 질환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연구자들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