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피험자 충원ㆍ정밀의학 추세 “엇박자”

흑인 당뇨병 유병률 13%..피험자 비율은 5% 이하

기사입력 2017-01-12 05:21     최종수정 2017-01-12 07:1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최근 6년 동안 신규허가를 취득한 의약품 가운데 20% 정도가 인종 또는 민족에 따라 체내 약물대사와 반응 등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사료되고 있어 가교시험(bridging study)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2형 당뇨병 치료제를 선택할 때 과거처럼 하나의 약물을 모든 환자들에게 사용하는(one-size-fit-all) 전략에서 벗어나 환자 중심의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 모델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인종별‧민족별로 약물이 심혈관계 등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까닭에 개별환자에 따라 약물유전체학 및 약물체내동태학의 관점에서 보다 심도깊은 이해가 요망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임상시험 피험자 충원에서 수소인종별 대표성이 현행보다 크게 향상되어야 할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공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州 샌타바바라에 소재한 윌리엄 샌섬 당뇨병센터의 데이비드 커 박사 연구팀은 의학저널 ‘란셋 당뇨병 및 내분비학’誌 1월호에 게재한 ‘2형 당뇨병 환자들의 심혈관계 영향을 평가한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소수인종 과소대표성(underrepresentation)'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즉, 미국 전체 인구에서 흑인이 점유하는 비율이 12.6%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흑인의 2형 당뇨병 유병률은 13.2%에 달해 인종별‧민족별로 볼 때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는 그룹의 하나로 자리매김되고 있음에도 불구, 정작 임상시험 피험자 충원비율에서 차지하는 몫은 훨씬 낮게 나타났다는 의미이다.

보고서에서 연구팀은 흑인의 2형 당뇨병 유병률 13.2%가 비 히스패닉계 백인의 7.6%를 2배 가까이 상회하는 높은 수준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흑인의 사망률 또한 다른 인종에 비해 훨씬 높게(disproportionately) 나타나고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바꿔 말하면 이 같은 현실은 흑인그룹이 여러 신약들에게 기회의 땅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연구팀은 풀이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처럼 잠재된 기회가 현실화할 수 있으려면 어떤 치료제이든 흑인 또는 다른 소수민족에 나타내는 효능 및 안전성이 비 히스패닉계 백인그룹과 동등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흑인의 임상시험 피험자 대표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08년까지 진행되었던 임상시험 사례들 가운데 2형 당뇨병 신약들이 심혈관계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는 데 목적이 두어졌던 7건의 시험사례들을 추출한 후 분석작업을 진행했었다.

그 결과 7건 가운데 5건에서 흑인의 피험자 충원비율이 5%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고개가 갸웃거려지게 했다. 인종별‧민족별 인구 구성비율과 임상시험 피험자 충원비율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의미이다.

연구팀은 정밀의학이 부각됨에 따라 각종 신약의 허가를 취득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인종별‧민족별로 약물유전체학 및 약물체내동태학 관점에서 이해도를 높이고 처방의 효용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가 매주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따라서 2형 당뇨병 신약들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만큼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 시험 설계자들이 소수인종 충원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상시험 피험자 충원에서 이처럼 소수인종 과소대표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사유로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함께 임상시험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데 필요한 교통편의 부족, 취약한 건강지식, 의학연구의 본질에 대한 불충분한 지식, 뿌리깊은 오‧남용 우려 등을 꼽았다.

연구팀은 “소수인종 그룹의 약물유전체학적‧약물체내동태학적 측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약물선택과 용량결정에 필요한 좀 더 포괄적인 자료들이 확보될 경우 정밀의학의 효용성 또한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각종 신약의 비용상승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 의료계와 보험자단체들이 보다 탄탄한 소수인종 및 민족별 효능 입증자료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연구팀은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볼 때 2형 당뇨병 신약이 허가를 취득하면 해당질환으로 인해 가장 큰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인종 또는 민족에 특히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임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제약업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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