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29% 의사 몰래 대체의학 “스티브 잡스처럼”

천연물 보충제>카이프로랙틱 順..치료에 지장 위험

기사입력 2019-04-16 06:06     최종수정 2019-04-16 11:1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일부 암환자들은 항암제 치료를 거부한 채 대체의학에만 의지하려고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스티브 잡스가 그랬지요.”

미국 텍사스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에 재직 중인 니나 N. 샌퍼드 박사(종양 방사선학)의 지적이다.

샌퍼드 박사는 “애플의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을 진단받은 후 식이요법과 침술요법, 기타 대체의학을 이용한 치료에만 몰두하다 뒤늦게 항암제 치료를 받아들였지만 이미 너무 늦었고, 결국 2011년에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암을 진단받은 환자들 가운데 거의 3명당 1명 꼴로 천연물 요법제(herbal supplements)나 각종 보충제, 명상, 요가 및 침술요법 등 각종 보완‧대체의학을 사용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샌퍼드 박사 연구팀은 의학저널 ‘미국 의사회誌 종양학’(JAMA Oncology)에 11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저적했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가 진행한 ‘국가 건강실태 면접조사’에서 도출된 자료를 분석한 후 작성된 이 보고서의 제목은 ‘미국에서 암환자 및 암 생존자들의 보완‧대체의학 이용률 및 비공개 실태에 관한 연구’이다.

보고서에서 샌퍼드 박사는 “젊은층 환자들일수록, 그리고 여성 환자들일수록 보완‧대체의학을 이용하는 빈도가 높았다”며 “문제는 이처럼 보완‧대체의학을 이용해 치료를 진행한 암환자들 가운데 29%가 그 같은 사실을 의사에게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고지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의사가 묻지 않았기 때문에” 또는 “굳이 의사가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라고 응답한 환자들이 많아 말문이 막히게 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암환자들이 가장 빈도높게 치료에 이용한 보완‧대체의학은 천연물 요법제였으며, 카이프로랙틱(또는 정골요법)이 뒤를 이은 것으로 조사됐다.

샌퍼드 박사 뿐 아니라 다른 암 전문의들은 그러나 이처럼 천연물 보충제가 암환자들을 치료하는데 빈도높게 사용되고 있는 현실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했다. 도대체 천연물 보충제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워낙 많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관련, 샌퍼드 박사는 “워낙 다양한 성분들이 뒤죽박죽(mishmash)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치료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섭취하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항산화 성분들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방사선 치료의 효과가 상당정도 떨어질 수 있다고 샌퍼드 박사는 언급했다.

텍사스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에서 내과의학‧인구통계학 교수로 재직 중인 폐암 전문의 데이비드 거버 박사는 “항암제 치료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천연물 보충제를 복용했다면 의사가 반드시 이를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단언했다.

심지어 거버 박사는 “천연물 보충제의 간섭으로 인해 약물의 체내 수치가 너무 높게 나타나면 독성이 증가할 수 있고, 이 수치가 너무 낮게 나타나면 약효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5~2017년 기간 동안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보충제를 섭취하고자 했던 암환자 낸시 마이어스는 의사의 권고로 치료받는 동안 보충제 섭취를 피했다고 회고했다. 4자녀를 둔 올해 47세의 마이어스 부인은 “치료를 마친 후에야 강황,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D 및 비타민B6를 섭취했다”고 말했다.

마이어스 부인은 아울러 “암환자 지원단체들이 대부분 대체의학을 사용토록 권했다”며 자신의 경우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보면서 명상과 요가를 병행했다고 털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사들은 항암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천연물 보충제를 비롯한 각종 보충제 사용하는 경우에 가장 큰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명상과 요가에 대해서는 암 진단 후 환자들이 받는 충격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및 수술로 인한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수용적인 태도를 보여 상반된 반응을 드러냈다.

샌퍼드 박사는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활발하게 활동하고 운동에 참여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며 “방사선 치료에 흔히 피로가 부작용으로 수반되는데, 좌식(坐式) 생활에 의존하는 이들에게서 피로감 또한 가장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운동을 활발하게 이행한 환자들은 가장 에너제틱한 모습을 내보였다고 덧붙였다.

텍사스州 댈라스에 거주하는 올해 53세의 한 여성은 유방암 치료를 받는 동안 요가에 빠져들었다. 처음에는 회의적이었지만, 이내 효과가 몸으로 느껴지자 몰두하게 되더라는 것.

“유방암을 진단받기 전에는 요가라고 하면 코웃음을 쳤었지요. 하지만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마음을 이완시켰고, 평안을 되찾았지요.”

그녀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해 수반된 신경병증과 신경손상으로 인한 통증을 요가 덕분에 해소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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