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도매협회 협상 타결은 양보아닌 'win-win'

[분석] 제약-도매 수직적 관계서 상호공생 관계로 전환 계기 마련

기사입력 2013-12-17 06:19     최종수정 2013-12-17 10:0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저마진을 둘러싼 한독과 도매협회간의 갈등이 양측의 한발 물러 선 양보로 해결됐다.

한독은 도매협회 주장을 수용해 금융비용을 인정하는 순으로 협상안을 제시했고, 도매협회는 손익분기점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 8.8%의 유통마진이 필요하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양측이 공멸을 피하자는 인식아래 한발 물러섰지만 이번 한독과 도매협회는 협상의 결과를 따져 봤을 때 잃은 것은 없고 양쪽 모두 얻은 Win-Win 게임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독과 도매협회는 15일 협상을 갖고 저마진과 둘러싼 갈등을 일시에 봉합하는 해결책을 내놓았다.

협상 결과는 한독이 도매업체들에게 제공하는 마진은 5%를 유지한채 정보제공료를 현행 1%에서 1.5%로 상향 조정, 기존에 인정하지 않았던 현금 결제에 따른 금융비용 1.8% 추가 인정 등 총 유통마진 8.3%를 도매업체들에게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한독이 기존에 고수했던 입장과 도매업체가 요구하는 적정마진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지만 양쪽은 이번 협상을 통해 얻을 것은 다 얻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독, 도매업계와 구원(舊願) 털고 동반자적 관계 구축
한독의 입장에서는 추가마진 제공에 따른 경영적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그동안 적대적이었던 도매업계와의 관계를 우호적인 관계로 전환한 것이 큰 소득으로 평가된다.

한독은 지난 2000년대 초 다국적 의약품유통업체인 쥴릭을 한국에 끌어들이면서 도매업체들의 원성의 대상이 되어 왔다. 도매업계 내부에 쌓인 그동안의 반감이 저마진 개선 개선 주장을 계기로 개별업체들의 한독제품 취급거부 등의  집단행동으로 표출화되고 도매업체들의 집단행동을 하나로 묶는 단초가 됐던 것이다.

도매협회가 한독제품 취급 거부 등 집단행동을 결의할 당시 도매업계 내부에서는 '성과가 있을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제기됐던 것은 사실이다.

쥴릭을 끌어 들여 국내 도매업계를 초토화시켰던 한독이 도매업계와의 대립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생존권에 위협을 느낀 도매업계가 하나로 뭉쳐 이탈없이 단체행동에 가세하면서 한독이 도매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려졌고, 결국에는 도매업계의 요구사항을 거의 수용하는 결과를 가져 왔다.

한독의 입장에서는 도매업계의 집단행동에 밀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도매업계와의 관계를 우호적인 관계로 개선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모 도매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독과의 저마진 갈등 과정에서 한독의 어려운 경영 상황을 인식하게 됐고 쥴릭으로 인해 쌓여 있던 한독과 도매업계간의 갈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한독의 입장에서는 적대적이었던 도매업체들과의 관계를 우호적 또는 이해적 관계로 전환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매업체들이 한독을 바라는 시각이 기존의 적대적인 입장에서 상호 공생의 관계로 인식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다국적제약사인 테바와 합자해 설립한 한독테바가 도매업체들의 거센 반발없이 시장에 연착륙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한독은 도매협회와 갈등에서 얻은 소득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매업계, 명분·실리챙기고 내부결속까지 다져 
도매업계의 입장에서는 한독과의 저마진 투쟁을 통해 세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그동안 주장해 온 유통마진 8.8%안을 다 얻어내지 못했지만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었을 뿐만 아니라 내부결속까지 다지는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협회 집행부 내부에서도 한독이 도매업계의 요구를 쉽사리 수용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는 사실상 전무했다. 하지만 기존 6%(정보제공료 1% 포함)에 마진을 금융비용을 인정받아 유통마진을 8.3%까지 상향조정한 것은 도매협회가 한독과의 저마진 갈등에서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독과의 투쟁을 통해 금융비용을 인정받게 됨으로써 향후 도매협회가 진행할 다국적제약사와의 마진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독은 국내 제약사중 유일하게 그동안 도매업체들이 약국 등 요양기관에 부담해 온 금융비용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던 업체였다. 하지만 한독이 금융비용을 정식으로 인정하는 협상안을 수용하면서 금융비용 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다국적 제약사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국내 제약사중 경영 악화를 빌미로 2014년에 유통비용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던 제약업체들이 한독과 도매협화간의 갈등을 지켜보면 마진 인하 계획을 전면 유보 또는 폐지한 것도 도매업계가 얻은 성과중의 하나이다.

특히 도매협회는 이번 한독과의 저마진 투쟁에서 모래알로 인식되던 도매업체들을 하나로 묶는 기대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동안은 도매협회가 추진해 왔던 사업중 일부가 업체들의 이탈로 분열과 인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집행부의 적극적이고 한발 빠른 대처와 명문 싸움이 도매업계를 하나로 묶고 결국에서는 한독과의 저마진 갈등에서 사실상 승리하는 결과를 가져 왔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의약품도매협회 황치엽 회장은 "국민건강 증진과 약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제약과 도매업체의 관계가 수직적인 관계를 지양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공존공생의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동반자적인 한독과 대립·갈등 구도가 형성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호 직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황 회장은 "도매업체들의 손익분익점을 위협하는 저마진 제약사와의 대결구도에서 협회를 믿고 이탈없이 적극 참여해준 업체 관계자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제약과 도매는 영원한 동반자라는 점을 인식하고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일이 없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자칫하면 치킨게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았던 한독과 도매업계간의 저마진 갈등이 서로간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서 향후 제약과 도매업계간의 대립 발생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선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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