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장성 강화, 사회 전반에 '기대·우려' 일파만파

야당 3당 비판·정의당 환영…재정조달 위한 구체적 방안 강조
의료계 '수가현실화·의료전달체계 대책' 강조…간호·한의계 환영

기사입력 2017-08-10 06:00     최종수정 2017-08-10 08:4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정부가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대대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정부와 보건의료계의 반응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당 3당은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정의당은 환영의 뜻을 밝혔으며, 보건의료계에서는 의료계와 간호계, 한의계의 엇갈린 반응이 온도차를 보였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지난 9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는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급여 및 예비급여로 포함해 보장성을 늘리 것을 비롯해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 제도화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강화, 한방 의료서비스 예비급여 적용, 저소득층 본인부담 상한액 인하 등 포괄적 보장성 강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야당 3당 보장성 정책 우려…정의당은 환영·발전 입장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정책위원회 성명을, 바른정당은 정책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인 박인숙 의원을 통해 각각 입장을 밝혔는데, 야당 3당은 공통적으로 보장성 강화 방안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 의료비 가계부담을 낮춘다는 대의에는 공감하나, 그 실행 방안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은 정부 정책의 필요 재원 30.6조원의 마련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정부가 건강보험 누적 흑자·국고지원 확대·통상적 보험료 인상·재정절감 대책 등을 내세웠으나 지속적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누적흑자 20조원은 제도정착 단계인 2023년부터 바닥을 드러내는데, 그 이후에는 건보료의 '폭탄인상'만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은 '환영 반, 우려 반인 정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우려감을 크게 나타냈다. 자유한국당과 같은 논리로 재정 조달 대책 미흡을 지적했으며, 이와 동시에 간호간병 서비스 강화를 위한 간호인력의 부족 및 요양병원 입원환자 대책 미흡, 매년 추가경정예산으로 지원되는 의료비 지원제도의 미지급금 문제 등을 함께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당은 3대 비급여의 단계적 급여화 시급 추진, 비급여의 급여화에 대한 종합적·구체적 로드맵 제시 등을 당부하기도 했다.

바른정당 역시 낭비를 줄여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비용조달 방안이 '증세없는 복지'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의료계 현실을 무시한 행정편의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바른정당은 비급여 항목의 숫자를 모르는 상황에서 급여화를 하겠다는 것이 잘못된 인식이고, 의료전달체계 개편 없는 단순 전면 급여화가 대형쏠림 현상을 가속화한다고 지적했다.

또 민간 실손의료보험의 반사이익을 막기 위해 당초 발표한 건강보험·민간보험의 '연계'에서 나아가 건보 중심의 통합 및 민간보험 축소로 나아가야한다고 정책 제언했으며, 단순히 '보장하겠다'고만 밝힌 적정수가에 대한 구체적인 보장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의당은 정부 정책에 대한 강한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향후 해결과제를 함께 제시했다.

정의당은 이번 정책을 통해 정부가 건보 보장성 강화정책 첫 발을 내딛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일부 부족한 지점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은 개선 사항으로 △보장률의 낮은 목표(70%)  △본인부담금 상한액 100만원의 적용대상이 하위 30%에만 적용돼 여전히 본인부담금이 높다는 점 △예비급여 도입 보완대책 미비 △의료전달체계 개선 구체적 방안 미흡 △민영의료보험에 대한 구체적 방안 미흡 등을 지적했다.

건강보험 보장 강화 관련해 서울성모병원 현장에 직접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건강보험 보장 강화 관련해 서울성모병원 현장에 직접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의료계 "수가현실화·의료전달체계 없는 전면급여화"지적…간호·한의계는 환영 

의료계에서는 수가현실화와 의료전달체계의 뚜렷한 대책없이는 비급여 전면급여화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국민 의료비 부담을 없애려는 노력에 공감한다"면서도 "의료전달 체계에 대한 고려 없이 건강보험 보장률에만 중점을 둔다면 누적된 저수가로 인한 진료왜곡 현상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협은 △필수의료와 재난적 의료비 중심 단계적 보장성 강화 △적절한 보상 기전 및 합리적 급여기준 마련 △대형병원 쏠림 방지를 위한 확고한 의료전달체계 대책 △신의료기술 도입 위축의 저해요소 차단 △건강보험 재정 확보방안 마련 △의료계 전문가로 구성된 장관 직속기구 신설 등의 기본원칙 수립을 요청했다.

대한외과의사회도 "수가현실화 없는 비급여 항목의 강제적 급여화를 즉각 중단하라"라며 "외과수술료, 행위료를 현실화하고 의학적 비급여 중 필요 행위와 재료에 대해서는 세밀한 검토를 거쳐 급여화 하라"고 요구했다.

대한개원의원협회도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실현가능성이 없고, 국민들의 재정 부담을 늘이고 의료 선택권을 제한하며 의사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무모한 정책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간호계와 한의계는 간호간병 서비스 강화와 한방 의료 예비급여화 등 정책과 직접 관련이 있는 만큼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간호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 대책은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할 수있는 획기적 방안"이라고 환영하면서 "나아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는 가운데 어려운 환경에서 헌신하고 있는 현장 간호사들의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에 더욱 힘써줄 달라"고 강조했다.

대한한의사협회도 성명서를 내면서 "국민에게 보다 양질의 한의의료 서비스가 경제적 부담 없이 제공되도록 건보 적용 확대가 조속한 시일 내에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정부 대책에서 나아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한의의료 공공성 강화, 난임치료 및 치매치료 지원 등 다각적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보건의료노조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해 크게 환영하면서 "정교한 세부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 성공적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정부에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내놨지만, 보장성은 60%에 머물렀고 의료비 폭탄을 막지 못했다"며 "그런 이유에서 새 정부가 발표한 구체적인 비급여 관리에 대한 정책방향과 의료안전망을 제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비급여 통제기전을 위한 정책수단이 부족하고, 부과체계 개편·지불제도 개선 등 재원 정책에 대한 뚜렷한 방향이 설계되지 않는 등 미흡한 세부 정책과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정책제언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새 정부는 건강보험 하나로 큰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면서 "의료계의 걱정도 잘 알고 있다. 비보험 진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적정한 보험수가를 보장하겠다"면서 "의료계와 환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의료제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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