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강력 제재 규정 대응책 마련 시급"

'나고야의정서 A부터 Z까지' 국립생물자원관 백운석 관장 인터뷰

기사입력 2017-08-23 06:00     최종수정 2017-08-23 06:1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국립생물자원관 백운석 관장▲ 국립생물자원관 백운석 관장
출생:충남 보령, 1961년 ◇학력:△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석사(1996)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행정학과 석사(2006)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박사(2012) ◇주요 경력:△환경부, 기술고등고시 27회(1992.4~) △환경부 감사관실 환경감시담당관(2007.7~2008.3) △환경전략실 생활환경과장(2008.3~2009.2) △상하수도정책관실 토양지하수과장(2009.2~2010.1) △환경보건정책관실 환경보건정책과장(2011.4~2011.12)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미래환경정책기획단장(2012.1~2013.1) △국방대학교 교육파견(2013.2~2014.2) △낙동강유역환경청장(2014.2~2016.5) △국립생물자원관장, 제6대(2016.6~)

8월 17일 '유전자원의 접근·이용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유전자원법)'이 시행되면서 우리나라는 생물다양성협약(CBD,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의 부속 의정서인 나고야의정서(Nagoya Protocol) 당사국이 됐다. 전 세계 98번째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 백운석 관장에게 국내 산업계가 나고야의정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물었다.


- 유전자원법을 제정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 2010년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 및 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에 관한 나고야 의정서’가 채택되었습니다.

이어 나고야의정서가 2014년 10월 12일에 발효됨에 따라 자국의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을 강화하려는 국제적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유전자원 등에 대한 접근과 이용을 위한 지원시책의 수립, 국내 유전자원 등에 대한 접근 신고 및 유전자원 등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한 이익의 공유 등에 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했습니다.

- 나고야의정서가 국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요? 

= ‘나고야의정서’는 국가 간 생물 유전자원의 이용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나누어 갖는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습니다. 발효 이후부터는 생물 주권이 인정되어 자국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때로는 상대국의 권리를 인정해주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은 196개국에 이를 정도로 ‘나고야의정서’ 비준은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나고야의정서는 의·식·주를 비롯해 화장품, 의약품까지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생물자원이 이용되기 때문에, 나고야의정서가 국내 업계와 국민에게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봅니다.

또한, 나고야의정서 비준 이후에는 국내 기업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봅니다. 물론 구체적인 국내 산업계 파급효과는 해외자원 의존율과 이익공유 비율 등에 따라 달라지며, 각국의 이익공유 비율이 구체화되어야 정확한 추정이 가능합니다.

- 중국의 나고야의정서 비준이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 국내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중국은 2016년 9월 6일부터 나고야의정서를 발효했으며 현재 나고야의정서 관련 법률을 제정 중입니다.

중국은 생물자원의 주요 제공국이기 때문에 생물, 유전자원, 그리고 이와 관련된 전통지식에 대한 보호와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여겨집니다.

최근 공개된 중국의 생물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 관리 조례(초안)에는 강력한 제재규정을 포함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국내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조례 초안의 세부내용을 보면, 유전자원 적용 범위를 확대해 파생물 및 생물유전자원의 정보와 인공 합성된 화합물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또 유전자원 접근시, 중국인을 실질적 연구개발에 참여시키고 합작형태로 추진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해연도 이익의 0.5~10%를 ‘생물유전자원 보호 및 이익공유기금’에 납부하도록 규정했습니다. 매출액이 아니라 이익금입니다. 그 밖에도 영업정지, 재산몰수, 접근자격박탈, 신용 블랙리스트 제도 등을 운영할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 전통지식(Traditional Knowledge, TK)에 대한 논란도 많습니다.

= 인문·지리학자와 과학자들이 모여 전통지식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뿌리를 알아야 대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립생물자원관 구성원에게도 역사, 문화, 생태계를 모두 알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생물자원 산학연 협의체’를 운영중이지만 더욱 확대할 필요도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중의학법에 나고야의정서를 연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중국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대응할 생각입니다.

- 국내 산업계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 2017년 8월 17일부터 유전자원법이 시행되고 1년 유예기간을 거치게 되면, 우리 정부는 국내 이용자가 자원 제공국의 법을 준수했는지에 대해 점검 업무를 수행합니다. 그러므로 국내 업계는 나고야의정서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이용하려는 유전자원의 제공국이 마련한 관련 법제도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제공국의 법률 적용을 회피하기보다는 제공국의 생물주권 및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자세를 갖는게 좋습니다. 무엇보다 실무적으로 이익공유 계약 협상 단계에서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협상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아울러 나고야의정서 요구에 있어 국내 기업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브라질에서는 2012년 ABS 관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미국 국적의 회사를 포함한 모두 35개의 회사에 대해 총 44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몇몇 국가들과 비정부 단체들은 ABS를 준수하지 않은 특허에 대해서는 무효화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기업이 예의 주시해야 할 부분입니다.

-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 나고야의정서가 천명하는 생물다양성의 가치와 생물주권에 대한 인식 제고 사업을 추진중입니다. 또 미래 관련 분야 전문가 양성 사업, 소재개발을 통해 대체 유전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기업 지원, 세계 주요 각국의 나고야의정서 관련 입법 동향 분석과 전파, ABS 뉴스레터 제작·홍보, 찾아가는 기업 컨설팅 및 상담, ABS 정보서비스센터 운영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는 해외 생물자원 의존도가 높습니다. 수입대체 소재 발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나고야의정서 채택에 따라 2011년부터 관계 부처와 함께 ‘나고야의정서 범정부대책’을 수립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해 이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생물종 조사·발굴 사업, 수입종을 대체하는 자생근연종의 발굴 및 대량증식 사업, 4개 생물소재 은행에 유전자원의 보관·분양을 추진 중입니다.(4개 생물소재 은행은 △야생생물유전자원은행(2010년 10월), △야생생물천연물은행(2013년 10월) △국가생물자원배양센터(2013년 10월) △국가야생식물종자은행(2014년 10월)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와는 식물자원을 대량 증식해 지속적인 보전과 이용을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외생물소재 공동조사 조사·발굴 및 정보화, 각종 수입생물종에 대한 정보 DB 구축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국립생물자원관에 ‘유전자원정보관리센터’를 설치하고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공유 정보관리체계’(ABSCH)를 통해 수입 소재 및 대체 소재의 이동 경로 파악, 상황정보 체계 구축 작동 등으로 산업계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아쉬움도 많습니다. 정부가 국립생물자원관에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해주고, 더 많은 권한을 주어야 제대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기업도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나고야의정서와 같은 국제협약이 더욱 중요한 시대에 국립생물자원관은 정부 대표 기관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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