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밀의학인가: 항암치료 새 패러다임 precision oncology 부상'

[KASBP 공동기획10] 김승빈 Ph.D. (Blueprint Medicines)

기사입력 2019-04-05 12:53     최종수정 2019-04-05 12:5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김승빈  Ph.D. (Blueprint Medicines) ▲ 김승빈 Ph.D. (Blueprint Medicines)
정밀의학 (precision medicines)이란 질병세포의 분자분석을 통해 타겟으로 삼을 수 있는 유전적 변형을 찾아 그에 맞는 표적치료제 (targeted therapy)를 개발하고 환자의 치료에 적용하는 패러다임 (paradigm)을 일컫는다. 쉽게 설명하자면 적을 상대할 때 융단폭격이 아닌 적이 있는 곳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현재 정밀의학의 적용은 암과 희귀질환에 집중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암치료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제약회사가 효과적인 표적항암제 개발을 이미 성공했거나 아님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실제 임상에서도 치료제를 암과 환자의 특성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주목할만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덕분에 정밀항암(precision oncology)이라는 낯설지 않은 신조어의 탄생과 더불어, 많은 이들이 precision oncology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지금까지의 표적항암제 개발의 역사와 현황을 되짚어보고, 좀더 획기적인 표적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간단하게나마 살펴 보고자 한다.

표적항암제의 시조는 2001년에 허가된 Imatinib (Gleevec)이라 할 수 있다. 1960년대에 CML환자들에게서 발견된 chromosomal aberration 인 Philadelphia Chromosome 이 bcr-abl fusion protein이라는 oncogenic driver mutation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상용화된 Gleevec은 단지 혈액암을 치료 할뿐만이 아니라 전에 사용되었던 chemotherapy에 비해 현저히 낮은 부작용을 보여줌으로써 삶의 질을 놓이는 효과까지 보여 주었다.

특히 이는 bcr-abl같은 fusion protein 변이들이 암세포에서만 발견되고 건강한 세포에는 발현되지 않는다는 특성을 이용한 차등화된 치료체의 첫 발명이었으며 그 후 표적항암제가 암치료를 위한 신약개발의 전반적인 주류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FDA는 이를 계기로 2006년 이후 적어도 30개 이상의 precision medicine으로 분류되는 항암제를 허가 했다. 2014년 허가된 PARP inhibitor인 olaparib (Lynparza)는 2014년 BRCA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자궁암 환자들을 위해 출시 되었고, crizotinib (Xalkori)은EML4-ALK rearrangement를 가지고 있는 폐암 세포를 노리는 항암제로 알려져 있다.

특히 폐암치료제인 osimertinib (Tagrisso)은 기존의 EGFR 표적항암제로 치료하기가 어려웠던 EGFR T790M resistant 돌연변이를 치료할 수 있는 항암제로 개발되면서, 기존의 경쟁관계에 있던 치료제들을 물리치고 1st line therapy로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허가된 NTRK inhibitor인 larotrectinib (Vitrakvi)는 획기적인 표적항암제인데, 이는 NTRK 유전자 융합돌연변이를 가진 암세포라면 암종류에 관계없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larotrectinib (Vitrakvi) 은 항암제 개발역사 최초로, 이런 돌연변이가 있는 암이라면 부위나 종류에 관계없이 처방이 가능한 의약품, 즉 tumor-agnostic cancer treatment로 시판되고 있다.

미국정부에서도 이런 괄목할만한 성장을 주목하고 Cancer Moonshot 또는 Precision Medicine Initiative와 같은 새로운 정부주도의 연구개발 계획을 발표하였고, 2016년 말 발표된 21 Century Cure Act에 의하면 이 두 과제에 총 32억 달러가 투여 될 전망이다.

이러한 발전의 배경에는 최근에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 NGS(Next-Gene Sequencing)과 같은 고도화된 분자분석의 기법들과 big data를 이용한 data science의 급성장이 한몫하고 있다.

그리고 ctDNA 또는 exosome과 같은 non-invasive sampling 도 이러한 발전에 기여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Foundation Medicine사가 개발한Foundation One CDx라는 고형암의 돌연변이를 검사하는 broad companion diagnostic이 최초로 FDA에 허가를 받음으로써 분자분석이 실제 임상에 쓰일 수 있는 환경이 한층 더 성숙해 졌다.

하지만 precision oncology가 더욱 확고히 자리를 잡기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할 점들이 많다. 첫 번째로, 암과 관련된 모든 돌연변이를 치료 타겟으로 삼을 수는 없다. 보통 암세포들은 유전체의 불안전성 (genomic instability)으로 인해 많은 돌연변이가 생기고 그들 대부분이 passenger mutation으로 반드시 암의 성장을 주도하는 genomic driver mutation은 아니다.

돌연변이 이외에도 copy number gain 또는 특정한 유전자의 amplification도 암발생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고, 이렇게 다발적이고 복잡한 암발생 기전들은 precision oncology를 광범위하게 적용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

그 예로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2015년 이후 야심있게 추진하고 있는 NCI-MATCH trial에서는 환자들을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하여  40여개의 환자군으로 나누고 각각의 그룹에 맞춘 항암치료를 받을수 있게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그다지 주목할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표적항암제의 치료혜택을 받을수 있는 환자수가 절대적으로 적다. Larotrectinib (Vitravki)인 경우도 전체 고형암의 1-2%에 해당하는 환자만이 이런 돌연변이를 갖고 있기에 소수의 환자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세번째 문제가 불거지는데, 투자된 연구비의 회수와 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약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larotrectinib (Vitraviki)의 약가는 연간 사십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허가된 약의 적용 범위를 벗어나 off-label use로 사용된  경우 보험사나 payer가 자동적으로 보상을 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과학적인 근거가 있고 임상결과가 좋다고 해도 환자의 부담이 너무 커져 치료 현장에서 쉽게 적용하기 힘들다는 문제점도 있다.

표적항암제가 항암치료에서 점점 더 많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중 첫 번째 현상은 1세대 표적항암제들이 이제 슬슬 1st line therapy로서의  chemotherapy를 대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표적항암제의 전면적인 등장으로 인해 치료에 저항하려는 암세포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무작위가 아닌 특정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경향이 생겼다.

즉 예전의 일반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에는 치료에 대한 resistant 돌연변이는 무작위로 생기곤 했는데, 이제는 표적항암제를 이용한 치료가 진행될 수록 치료 타겟에 특정 돌연변이가 생기고 이 돌연변이가 표적항암제의 작용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를 들면 EGFR T790M 변이가 있는 세포를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는 osimertinib (Tagrisso)같은 경우, 폐암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기 시작함에 따라 osimertinib (Tagrisso)에 저항성을 가지는 돌연변이인 EGFR C797S 또는 L858R 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 바, 이러한 돌연변이를 가진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차세대 kinase inhibitor 들이 2nd line therapy로써 부상하고 있다(Nishino, Lung Cancer 2018).

두번째 변화는 표적항암제를 사용할 때 적용할 수 있는 환자군이 작고 그에 따라 약가가 높아지는 부분이다. 이러한 약점은 표적항암제의 탁월한 임상효과를 담보로 한 혁신적인 의료수가 정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Osimertinib (Tagrisso) 은 허가 당시 411명의 환자군에서 59%의 overall response rate (ORR)을 보여 주었으며 larotrectinib (Vitrakvi) 역시 75% ORR 과 같은 기존의 항암제와 차별되는 월등한 효능을 보여 주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outcome-based pricing을 전제로 payer에게 접근하고 있으며, 만약 질병의 향상이 이뤄 지지 않을 경우 payer에게 다시 지급액을 환급해야 한다.

여러가지 가능성으로 인하여, 표적항암제에 대한 다국적 제약회사의 관심은 식기는 커녕 오히려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몇년 전에 발표된 Takeda 사의 Ariad 합병 그리고 Lilly의 Loxo Oncology 인수와 같이 표적항암제 개발 회사들에 대한 여러 인수합병의 소식들은 아직도 다국적 제약회사와 투자자들이 이 분야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좋은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관심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려면 1세대 표적항암제를 훨씬 뛰어넘도록 현저하게 강화된 target selectivity 를 가진 정밀 의약품을 만들어야하고, 표적항암제를 쓰면 피할 수 없는 resistant 돌연변이들을 예측하고 연구해야 한다.

또한 이렇게 축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암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 변이들을 쉽고 저렴하게 분석할 수 있는 분자분석 기법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측정된 유전자 변이를 바탕으로 암환자를 몇개의 환자군을 나누고 각각에 적절한 표적항암제를 처방하는 새로운 개념의 의료체계, 즉 정밀의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관련 정책과 및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주의: 글쓴이는 현재 미국 소재 제약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위 글의 내용은 글쓴이가 근무하는 제약회사가 아닌 글쓴이 개인 의견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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