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와 6100억엔 제휴한 에자이의 노림수는?

‘항암제 확판과 AD치료약 개발’ 두 마리 토끼 사냥

기사입력 2018-03-14 14:31     최종수정 2018-03-14 15:3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지난 3월 8일 일본 에자이는 머크와 항암제 ‘렌비마’의 개발 제휴를 발표했다.

항암제 ‘렌비마’의 개발 및 제휴로 에자이가 얻게 될 수익은 최대합계 6,100억엔. 제약업계에서 조단위의 인수·합병은 다반사이긴 하지만, 일본 제약업체가 메카파마와 제휴하여 거액의 돈을 거머쥐게 된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그 때문인지 발표 당일 에자이의 주가는 단숨에 10% 이상 뛰어 올랐고 다음날도 주가상승이 이어졌다. 주식시장은 일단 제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양사 제휴의 큰 틀은 ‘렌비마’의 공동개발 및 공동판촉이다. 머크의 주력 항암제 ‘키트루다’를 병용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여 적응증 확대 및 약의 경쟁력을 높이며, 머크가 갖는 전세계의 방대한 영업력을 빌려 ‘렌비마’의 시장 확대를 노리는 것.  

‘렌비마’의 전세계 매출은 제조원인 에자이가 챙기며, 단일요법을 포함한 렌비마의 R&D비 및 공동판촉에 드는 판관비 등의 비용이나 이익은 양사가 절반씩 나눈다.

제휴효과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단독으로 개발·판매한 경우의 3배 이상의 매출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 및 판촉 등이 모두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는 조건부이다. 특히 불확정 요소가 강한 것은 제휴 예상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마일스톤이다. 양사가 합의한 일정기간 내에 일정 판매액을 도달한 경우에만 지급되기 때문에 미달되면 그림의 떡이 된다.

그렇지만, 세계 매출 20위권 밖의 에자이가 ‘렌비마’의 세계 확판을 단독으로 실행하는 것은 무리인 것도 사실이며, 머크의 힘을 빌리면 목표에 접근이 아주 어려운 일도 아니기 때문에 에자이는 묘수를 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에자이가 머크와 제휴를 서두른 데에는 또 다른 사정이 있다.

에자이가 중점영역으로 키우고 있는 알츠하이머병(AD) 치료약의 개발을 위해서이다. 다시 말해 개발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에자이는 美바이오젠과 공동개발하는 AD치료약 ‘BAN2401’의 임상진행 상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주요 항목이 성공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향후 임상연구를 계속할 방침을 표명했지만, 에자이 주가는 급락하면서 AD치료약 개발에 대한 회의감이 고개를 들었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아두카누맙(aducanumab)’이라는 AD치료약도 공동개발 중으로 임상시험 최종단계이다. 다만, ‘BAN2401’과 같은 가설을 토대로 하고 있어 이것도 성패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AD치료약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한 에자이는 전세계적으로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많은 환자가 기다리는 AD치료약은 사운을 걸고라도 성공시키고 싶은 약인 것이다.

항암제와 AD치료약 두 마리 토끼를 쫓자면 에자이의 R&D비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머크와 제휴로 ‘렌비마’의 개발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제휴에 따른 일시금 등을 AD치료약 개발로 돌리는 것. 이것이 머크와 제휴한 에자이의 노림수다.

장래가 걸린 에자이의 제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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