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ㆍ단백질 제제, 주사제를 경구용 제제로..

MITㆍ노보노디스크 연구팀 ‘네이처 메디슨’ 게재

기사입력 2019-10-11 12:20     최종수정 2019-10-11 12:5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지금까지 각종 단백질 제제는 경구용 제제로 복용할 수 없다는 불편이 따라왔다.

약효를 나타내기도 전에 위장관 내부에서 분해된다는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들이 매일 또는 하루에도 수 차례 주사해야 하는 인슐린이 단적인 예이다.

이와 관련,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연구팀이 인슐린 또는 단백질 제제들을 체내에 전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위장관 내부의 거친 환경에서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캡슐제의 개발을 진행 중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캡슐제가 소장(小腸)에 도달했을 때 용해되어 생분해성 미세침(microneedles)이 나타나고, 이것이 장벽(腸壁)에 달라붙어 약효성분을 혈류 속으로 방출토록 한다는 원리이다.

MIT 화학공학과 및 데이비드 H. 코흐 연구소의 로버트 랭거 교수‧기계공학과의 지오바니 트라베르소 조교수 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메디슨’誌에 7일 게재한 ‘고분자 물질들의 경구전달을 위한 중첩구조 미세침 투여기’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연구 프로그램에는 노보노디스크社에 재직 중인 연구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랭거 교수는 “우리 연구팀이 외부 협력팀과 함께 개발한 새로운 경구용 약물전달 디바이스에 대한 연구성과를 공개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 디바이스가 장차 당뇨병 환자 등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캡슐제는 돼지 동물실험에서 주사제에 상응하는 용량의 인슐린을 체내에 전달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미세침(microneedles)을 통해 혈류 속으로 신속한 방출을 가능케 했던 것으로 입증됐다.

랭거 교수와 트라베르소 교수는 이번 연구에 앞서 통상적으로 주사제를 통해 투여가 이루어져 왔던 약물들의 경구전달을 위한 새로운 전략들의 개발을 진행한 과학자들이다.

미세침들이 코팅된 정제와 위(胃) 내부에서 펼쳐져 수 일에서 수 주 동안 약물을 방출하는 별 모양의 구조물 등이 두 교수가 개발을 진행한 사례들이다.

트라베르소 교수는 “환자들 뿐 아니라 의료인들도 주사제보다 경구용 제제를 선호하는 현실에 주목하고 관련연구를 진행해 왔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두 교수는 올초에도 응축된 인슐린으로 구성된 미세침들이 내포된 블루베리 크기의 캡슐을 개발한 바 있다. 위 내부에 도달하면 미세침들이 위벽에 달라붙어 약물이 방출되도록 하는 원리.

이번에 공개된 새로운 연구의 경우 내용물을 소장 내벽에 투여하는 캡슐제에 관한 것이다.

트라베르소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의 약물들은 소장을 통해 흡수된다. 소장의 표면적이 거의 테니스 코트 하나에 상응하는 250m²에 달할 정도로 표면적이 크기 때문이라는 점이 한 이유이다.

소장에 통증 수용체들이 부족한 관계로 인슐린과 같은 약물들을 소장 내벽에서 미세침을 사용해 통증없이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이유라는 것이 트라베르소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랭거 교수와 트라베르소 교수는 그들이 개발한 캡슐제가 소장에 도달한 후 미세침을 사용한 약물투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캡슐제의 외부를 고분자물질로 코팅처리해 pH 1.5~3.5에 이르는 강한 산성(酸性) 환경을 띄는 장 내부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소장 내벽에 도달한 캡슐제가 개봉되어 내부의 삼중팔 장치(three folded arms)가 펼쳐질 수 있도록 한 것.

이 삼중팔 장치는 개별 팔마다 1mm 길이의 미세침들이 다수 장착된 패치가 들어있어 인슐린을 비롯한 약물들을 운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팔 장치가 펼쳐지면 미세침들이 소장 내벽조직의 최상층에 삽입된 후 용해되어 약물이 방출되기에 이른다고 연구팀은 언급했다.

연구팀의 일원인 알렉스 에이브럼슨 박사는 “여러 건의 동물실험과 사람의 생체조직 시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약물전달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천공(穿孔) 발생하거나 다른 중증 부작용이 수반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이 팔 장치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장 폐색이 발생할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미세침 패치가 방출된 후 분해되도록 했다.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코넬대학 화학‧생체분자공학과의 데이비드 푸트남 교수는 “단백질 전달은 체내 약물전달의 성배(聖杯)와도 같은 것”이라는 말로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성과가 각종 단백질 제제의 경구복용을 통한 체내전달에서 중요한 진일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연구팀에 따르면 돼지 동물실험에서 30mm 길이의 캡슐제가 인슐린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신속한 혈당 감소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장 폐색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팔 장치는 미세침 패치가 장착된 후 수 시간 이내에 안전하게 분해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된 시스템이 비단 인슐린 뿐 아니라 호르몬, 효소, 항체, 백신 또는 RNA 기반약물 등 각종 단백질 제제를 전달하는 데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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