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의료, 죽음 문턱 앞에 선 프랑스인 살려내

국내 응급의료시스템, 중환자 집중치료시스템이 만들어 낸 기적

기사입력 2019-10-21 18:3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한국의 뛰어난 응급의료시스템이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프랑스인을 살려냈다.

지난 10월 2일 오전 7시경, 9월말 출장으로 잠시 한국을 방문했던 프랑스인 다니엘 나파르씨(66세, 남)는 갑자기 극심한 기침과 구토,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했고 다급했던 아내는 호텔의 도움으로 119에 신고했다. 나파르씨를 중증응급환자로 인지한 구급대원들은 곧장 환자를 국가 지정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으로 옮겼다.

희미하게 의식이 있던 환자는 병원 도착 직후 심정지가 일어났고, 의료진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CPR 4분 만에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심정지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 도중 한 번 더 심정지가 일어났다. 

나파르씨는 응급중환자를 위해 별도로 마련된 응급중환자실로 빠르게 옮겨졌다. 일반병원이 아닌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운영 중인 곳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혈압상승제를 고용량 사용하고 인공호흡기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이영석 교수는 “일반적으로 나파르씨 같은 상태의 환자는 소생 가능성이 매우 적기 때문에 하루를 넘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설령 소생 한다 할지라도 심정지를 두 차례나 겪었던 환자이기 때문에 저산소성 뇌손상이 심할 가능성이 높아 의식을 찾지 못할거라 생각했다”며 환자 입원 당시를 회상했다.

한국 의료의 중환자 다학제 집중치료시스템이 결국 기적을 만들어냈다. 나파르씨의 상태는 입원 다음 날부터 혈압이 안정되고 조금씩 호전되기 시작했다. 입원 1주일 만에 환자는 에크모를 제거했고 열흘만에 일반병실로 옮겨졌고, 아직 천천히 회복 중이지만 본국인 프랑스로 돌아갈 채비를 할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이영석 교수는 “중환자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이다. 나파르씨는 심정지가 일어났을 때 응급실에서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중환자실에 올라와서는 신장내과, 흉부외과와의 협업으로 신속하게 혈액투석, 에크모를 바로 적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든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나파르씨는 아마 사망하셨을 것이다. 여러 진료과가 협업해 최선을 다해 치료했기 때문에 환자가 회복될 수 있었고, 이것이 우리 중환자실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나파르씨가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던 그 순간의 뿌듯함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니엘 나파르 씨는 “그 절박했던 순간 내가 이 병원에 오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며 “모든 의료진들이 최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완벽한 팀워크로 나를 살렸다.  이런 완벽한 응급의료시스템을 갖춘 곳은 세계 어디에서도 본적이 없다. 나를 살려주신 고려대 구로병원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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