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쎈트릭으로 미뤄 본 '면역항암제'의 치료 잠재력

면역항암제 최초 간세포암에 허가…병용 통해 임상적 이점 입증 과제

기사입력 2020-08-12 14:1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간암은 국내에서 6번째로 흔한 암으로, 국소 및 원격 전이될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10대 암 중 췌장암과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다. 40-50대에서는 전체 암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을 나타내기도 한다.

간암 치료의 역사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치료에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이 허가를 받은 이후 지난 13년간 1차 표준치료제로 사용돼 온 것이다.

이후 2018년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이 소라페닙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해 허가를 획득했으나, 전체생존기간(OS)은 개선시키지 못했다. 면역항암제 중에서는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가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과 병용해 넥사바 대비 사망 위험을 15% 감소시킨다는 임상적 이점을 보여주었으나 전체생존기간을 개선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7월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 국내 면역항암제 중 최초로 간세포암 1차 치료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면역항암제가 간세포암 치료에 어느 정도 가능성을 지녔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면역치료법이 간세포암에서 왜 매력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까. 12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허가 기자간담회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일부 얻을 수 있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는 “간은 외부에서 유입된 병원체를 제거하는 장기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관용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이 잘 유지돼야 하는데, 간에서 B, C형 간염이나 NASH 등 염증성 질환이 생기는 경우 몸의 면역네트워크가 깨진다. 그렇게 되면 우리 몸에 들아오는 암세포들을 제거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염증이 생기게 되면 항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이 배출된다. 이런 것들이 항종양 체계를 망가뜨려 결국은 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다시 말해 만성 염증성 질환이 결국 암으로 발전하는 단계에서 면역체계가 관여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간세포암은 면역치료의 좋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면역항암제들은 다양한 표적치료제와 병행해 생존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 허가를 획득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경우, 상호보완적 메커니즘으로 항암 면역반응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저 있다.

특히 아바스틴은 신생혈관생성 차단 효과 외에도 VEGF 매개성 면역 억제 반응 감소, T 세포 종양 침투 촉진, 종양 항원에 대한 T 세포 반응 활성화를 가능하게 해 티쎈트릭과 병용 시 암에 대항하는 면역 체계의 잠재력을 개선할 수 있다.

티쎈트릭의 3상 임상인 IMbrave 150에서 이들 병용 요법은 이전에 전신 치료 없는 경험이 없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 501명을 대상으로 여러 지표에서 넥사바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

대표적으로 사망 위험률을 42% 감소시켰으며, 전체생존기간(OS)은 데이터 확정 시점(data cut-off) 시점에서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대조군의 경우에는 13.2개월로 나타났다. 또 질병진행위험률을 41% 감소시켰고,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6.8개월로 나타나 대조군의 4.3개월 대비 2.5개월 더 연장됐다. 5.5%의 완전 관해를 포함해 소라페닙 대비 2배 이상 높은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이기도 했다.

항암제 병용 요법에 대한 이슈 중 하나인 이상 반응에 대해서는 각 약물의 알려진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치했다. 오히려 일부 항목에서는 넥사바 대비 더 적은 이상 반응 건수를 나타냈다.

임 교수는 "이상 반응 중에서는 중증도에 상관없이 환자들이 괴로워하는 반응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설사, 수족증후군 등이다. 이들은 환자들의 일상생활에 상당히 영향을 주고 불편을 초래하는데, 이런 부분 또한 넥사바 대비 월등히 적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단, 면역항암제의 역할 확장 가능성에 대해 마냥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 현재로서는 제한된 암종에서만 유용성을 보이며, 다른 기전을 가진 항암제들과의 병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효과를 나타내는 방법이 가장 많이 고려되고 있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앞서 언급한 대로 옵디보는 간암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 실패한 바 있으며, 현재는 키트루다와 렌비마의 병용요법 정도가 간세포암 1차 치료를 위한 병용요법에서 객관적 반응률 36.7%를 보여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또 신규 바이오마커 발굴을 통해 더 많은 환자들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 또한 요구되며,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와의 병용요법,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까지 연구가 진행돼야 할 부분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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