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출산 전 의무기록 '태아차트' 도입

30년 후에도 환자의 태아 때 상태와 산모 정보 즉시 확인 가능

기사입력 2020-10-27 13:1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분당서울대병원(원장 백롱민) 고위험 산모ㆍ신생아 통합치료센터가 출생 전 태아와 산모의 의무기록을 남기는 ‘태아차트’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최근 학계에서 태아 때 환경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산모의 약물 복용력, 출산 시 제왕절개 여부 등 태아, 산모의 상태에 관한 특이사항이 소아청소년기는 물론 이후 성인 시기에 발생하는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확실히 입증할만한 장기 데이터를 수집하기는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상관관계를 확인하더라도 실제 진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도 부족하다.

신생아에 대한 의무기록은 출산 후 시작되며, 임신 중 이뤄진 초음파검사, 기형아검사의 소견 등은 산모, 신생아 의무기록 일부에만 남아있어 병록번호를 찾아 하나하나 조회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 산모ㆍ신생아 통합치료센터(소아청소년과 최창원 교수, 산부인과 박지윤 교수, 전(前) 산부인과 홍준석 교수)는 ‘태아차트’를 도입, 출산 전부터 태아에 대한 의무기록을 남겨 성인이 돼서도 환자의 태아 때 상태를 즉시 확인하고 연구와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태아차트에는 혈액검사, 초기 기형아검사 및 초음파검사 등 임신 중 기본검사 결과와 산모의 기저질환, 임신 전 혹은 임신 중 약물 복용력, 임신 중 발생사건, 임신합병증 등 여러 사항에 대해 자세하게 기록하고 열람할 수 있다.

태아차트의 장점은 환자의 태아 때 정보를 바탕으로 다인자성 유전에 의한 합병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일례로 구순열, 구개열, 위문협착증이나 심장의 결함, 신경관 결손 등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족 내 재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질환의 징후가 임신 당시 산모 또는 태아에서 관찰될 경우 소아청소년 또는 성인이 된 환자에게 집중적인 초음파 검사를 실시해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

태아 때 환경이 평생 동안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장기연구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성인의 경우 뱃속에서부터 어떤 특이사항을 보였는지 확인하려면 적어도 30년 이상 관찰된 기록과 당시 산모의 정보가 필요한데, 태아차트를 통해 의무기록을 한 곳에 기록 및 연동시켜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장기간 축적,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스템 도입 프로젝트를 총괄한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지윤 교수는 “임신 중 산모와 태아의 상태가 평생에 걸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연구해야 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태아차트 구축을 통해 한 발 앞서 장기연구 인프라를 마련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선도적인 연구성과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 산모ㆍ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 최창원 교수는 “태아차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외에도 모든 진료과에서 환자의 태아 시절 정보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며, “이를 위해 시스템 도입에 그치지 않고, 여러 분야와 연계 방안을 모색해 병원의 진료와 연구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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