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 유효성부터 제조 환경도 부족…즉각 중단해야"

의협, 임상지침‧원외탕전실‧부작용 실태 밝혀

기사입력 2020-11-24 06:00     최종수정 2020-11-24 06:1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대한의사협회는 한의사협회가 제시한 임상지침부터 원외탕전실, 부작용 등의 실태를 거론하며 첩약급여화를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20일 첩약 급여화 사업이 본격 시작되면서 전국의 한의원 14,129곳 중 62%인 8,713곳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23일 의협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강행 관련 기자회견'에서 대한의사협회는 첩약 급여화 사업의 즉각 중단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의표준임상지침…"누가봐도 한계 많아"

대한의사협회 김태호 특임이사는 "원발성 월경통에 대한 한약치료 효과에 있어서 근거는 있으나 한의학적 변증진단에 따른 치료와 그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가 부족하고 특히 변증을 포함하고 있는 질 높은 임상시험연구는 거의 없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진단 측면에서 속발성 월경통과 감별할 수 있는 양방기기를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으며 침, 뜸, 약침 등의 한의학적 처치에 단독으로 시행한 연구들이 적어 단일치료에 대한 효과 크기 파악이 안된다 는 점이 문제라고 그는 말했다.

또한 그는 "중풍 또한 한의협에서 내보인 예비지침도 중국의 수행 결과기 때문에 인구집단도 다르며 중재 기술 시행 방법도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며 "국내 임상진료 환경을 더 잘 반영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이번 예비 지침에서는 비약물치료에 비해 약물치료 지침의 내용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김 특임이사는 "중국에서 시행된 중풍 한약 임상연구 대부분이 보양환오탕에 대한 것으로 우황천심원 등 국내에서 자주 사용되는 처방은 근거가 부족해 다기관 임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외탕전실, 한약사 1명이 대량 한약 제조?

의협에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원외탕전실 펑가인증제 도입은 2018년 9월 시작됐지만 2019년 1월에 불과 1곳의 원외탕전원이 일반한약조제 원외탕전실로 인증됐다. 

이후 1년 7개월이 지난 2020년 9월 한약조제로 인증된 전국의 원외탕전실은 4곳이 추가된 불과 5개의 원외탕전실 뿐이다. 

또한 지난해 윤일규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한약사 1명이 근무하는 원외탕전실 1곳에서 전국 1,396개 한의원의 첩약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김교웅 위원장은 "현재 일반한약조제로 인증받은 5개의 원외탕전실에서 전국 8,713곳 한의원 중 일부 자체탕전, 공동이용탕전을 제외한 모든 한의원의 시범사업 첩약을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약사 1명이 근무하는 원외탕전실 1곳에서 수백, 수천 곳 한의원이 첩약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라고 그는 제기했다.

한약 부작용 피해,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그는 "지난 10월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한방진료 분쟁 중 한약 치료 관련 피해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특히 한약 복용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조사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한약 치료 후 부작용이나 효과미흡에 대한 피해구제 신청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처방이나 한약재를 확인하려 했지만, 진료기록부에 한약 처방 내용이 기재돼 있던 경우는 5건(10.0%)에 불과했다. 

더불어 사건 처리 과정에서 한국소비자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비방(秘方, 노하우) 등을 이유로 처방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곳이 35건(70.0%)에 달했다. 

김교웅 위원장은 "정부는 이렇게 수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첩약 급여화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복지부는 제대로 된 원외탕전실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인증제 강화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끊임없이 전문가들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끝내 강행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이해하기 힘들다"며 "사업 이후 발생할 모든 문제와 사고에 대한 책임은 복지부와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한편, 의협은 범의료계 투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즉각적인 사업 중단 및 첩약 검증 계획 수립을 요구하고 의‧약‧한‧정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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