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신약 '타그리소' 약가협상 실패

'60일 협상원칙' 깨져,대체 국산신약 ‘올리타’ 효과 체감...비싸게 줄 명분 없어

기사입력 2017-10-17 06:00     최종수정 2017-10-23 06:0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다국적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신약 '타그리소' 약가협상이 복지부의 협상중지 명령에 따라 1주일 연기되면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부터 자정까지 진행된 건강보험공단과 아스트라제네카의 약가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마무리됐다. 협상기간 연장에 따라 오는 20일 재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다.

타그리소의 최종 약가협상이 연장된 것도 ‘60일 협상원칙’이 깨진,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이 협상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60일 협상원칙이 깨진 이유에 대해 다국적제약사가 협상의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타그리소를 대체할 국산신약(올리타) 존재로 외자사의 기존 협상전략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 협상중지의 명확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공단과 아스트라제네카의 가격차이를 제외하고는 협상중지에 특별한 사유가 없어 보인다”며 “가격을 낮춘 국산신약에 가격을 맞추라는 공단의 요구에 아스트라제네카측이 규정을 남용하면서까지 무리수를 던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단과 아스트라측이 타그리소 약값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는데는 타그리소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신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말기폐암 환자의 절반 가량이 타그리소를 대체할 수 있는 올리타(한미약품)를 복용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스트라제네카측이 더욱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이번 공단과 아스트라제네카간의 협상 과정을 보면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일반적으로 다국적제약회사들은 공단과 협상과정에서 약값이 깎일 것을 미리 계산하고 애초부터 시장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주도해 왔다. 지난 2008년 백혈병치료 신약 ‘스프라이셀’ 급여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공단은 스프라이셀 보유회사 BMS가 제시한 약값의 80% 수준에서 급여를 최종 결정했으나, 미국 판매가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자단체 반발을 샀다. 때문에 환자단체에서는 제약회사가 처음부터 가격을 높게 제시하고 공단에서는 제약회사가 제시한 가격에서 10~20% 약값을 깎았다고 생색을 내는 협상 방식이 일반화돼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번 타그리소 약가협상은 이 약제를 대체할 수 있는 ‘올리타’가 있다는 점에서 협상 주도권을 공단이 갖게 됐다. 무엇보다 올리타 약값이 한달 기준 2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입장이 곤혹스러워 졌다. 일각에서 타그리소 철수설까지 대두되는 이유다.

더군다나 문재인케어 등을 조기에 실현해야 할 정부 입장에서도 대체 가능한 국산신약이 있는 상황에서 유사한 외국산 수입약 약값을 더 비싸게 책정해 줄 명분도 없는 상황이다.

실제 다국적제약사 요구대로 급여가 되면 매년 1000억원 가량 지출될 건보재정 소요를 올리타라는 국산신약 덕에 4분의 1 정도로 줄여 그 절감분의 이득을 국민들에게 환원해 줄 수 있다.

정부측 한 관계자는 “국산신약 올리타가 있어 예년의 신약협상 때보다 재정당국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미약품은 올리타의 약가협상을 이미 추석 연휴 전에 사실상 종료하고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 관계자는 “협상 결과를 미리 공표할 수 없다”면서도 “폐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약값에 대한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회사차원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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