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 사망률 증가, “정부 앞장서 신약 도입 시급해”

국내 신약 개발 및 도입 감소…문제는 낮은 약가·비급여 책정

기사입력 2019-09-05 12:57     최종수정 2019-09-05 15:2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국내 항생제 내성 발생은 매년 증가해 2017년 감염자 수가 10만 여명에 달하며, 90일 이내 사망자는 약 4천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대책이 항생제 사용량 감소에만 치중한 나머지 다제내성균 감염의 실질적인 치료 방안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다제내성균감염증 환자의 사망률 감소를 위해선 항생제 신약 개발 및 도입에 대해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됐다.

5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급증하는 항생제 다제내성균 감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국내 항생제 내성균 현황 및 치료에 대해 몇 가지 문제점이 발표됐다.

이재갑 교수▲ 이재갑 교수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최근 다제내성균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균은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이다”며 “카바페넴은 강력한 항생제인 만큼 내성이 크고 전파가 쉽게 되기 때문에 환자 수 증가에 따른 사망률 또한 높아져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균의 직접 혹은 간접(환경 등)적 전파 방지의 미흡과 치료제의 부족을 꼬집었다.

실제 CRE 법정감염병 신고 현황을 보면 2017년 5,717명에서 2019년(1~9월) 9,577명으로 약 10%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H병원에서 실시한 CRE의 전원환자를 통한 유입 현황(2017년 1월~2018년 12월)실시 결과, 2016년 107명에서 2018년 상반기 403명으로 확인됐다. 

작년부터 서울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중소병원, 요양병원 대상 CRE 관리사업 결과에서도 총 24개 방문컨설팅 시행 병원 중 13개 병원에서 추가 카바페냄내성균 환자가 발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국내 특성상 대학병원에서 치료받던 장기환자들은 다제내성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안정기가 오면 균을 가진 채로 요양병원, 종합병원으로 전원을 가야 한다. 하지만 중소병원 특성상 항생제 종류와 사용에 제한이 있어 치료하기 힘들고 이에 대한 지원도 미흡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병원은 중환자실을 포함해 다인실인 경우가 많아 감염을 피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특히 중환자실은 면역력이 낮은 환자가 많아 내성균이 확산되기 쉽다”며 “더 큰 문제는 감염환자에게 사용할 항생제도 없어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최원석 교수▲ 최원석 교수
이에 고려의대 의과대학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도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억제하고 적절한 방향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재 충분한 선택권이 없다. 지금 당장 내성균으로 사망하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서의 항생제 신약개발과 도입은 어려움이 많다.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기 힘들 뿐 아니라 경제적 가치(시장성)가 낮아 포기하는 제약사가 많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2019년 사이에 국내에서 진행된 항생제 임상연구는 약 87건으로 FDA 2014년 이후 승인된 항생제는 신약 13개로 그 중에서도 9개만이 국내에서 제3상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신약 도입 현황에서도 2014년~2019년 FDA와 EMA 승인받은 9개 항생제 중 국내 허가된 약물은 2가지 뿐이며 실제 판매하는 약물은 1개로 확인됐다.

최근 사례로 ‘시벡스트로’는 미국에서는 약 300달러(34만원)이지만 국내에선 약 10만원에 측정되면서 낮은 약가로 국내 출시를 포기했다. ‘저박사’의 경우에도 대체약으로써 진료성 필수에 미해당된다며 약평위에서 비급여로 결정했다. 

최 교수는 “안전성과 효과성이 증명됐다면 신약 도입에 힘쓰고 비급여로 인한 선택 제한을 막아야 할 것”이라며 “항생제 급여결정 과정에 있어서 결정 기준을 가격이 아닌 근거·전문적 지식에 맞추고 전문가 영역에서 보험 인정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제내성균감염증 치료제 확보를 위해 항생제 신약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고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한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건강재보험재정 확대에 있어 다제내성균 관리와 치료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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