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 사회적 역할 '무한대'…'sports pharmacy' 가능성 충분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약사 봉사 총괄책임 이정연 교수(이화여대 약대)

기사입력 2018-04-11 10:22     최종수정 2018-04-11 11:3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정연 교수▲ 이정연 교수
지난 2월 매서운 추위를 잊게 만들었던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각국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졌던 '약국'이 운영됐었다. 

 

약국의 총괄담당을 맡았던 이화여대 약학대학 이정연 교수는 약사로서 해온 그간의 경험 중 가장 소중하고 새로운 일이었다고 말한다.

이정연 교수는 "약사는 어느 곳에서도 약사라는 직업에 역할이 있다. 이번 올림픽 경험을 통해 약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다양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느끼게 됐고, 함께 참여 했던 동료 약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계 올림픽 당시 강원도 평창과 강릉에서 경기가 열렸고, 클리닉이 동시에 운영됐다. 의약품을 관리하는 약사자원봉사자는 모두 17명으로 이들의 역할은 의약품을 조제하고 처방하는 것이 주요업무다.

어려울 것 없는 약사의 역할이지만, 언어가 다른 세계 각국의 선수가 모이고, 약물 복용이 까다로운 운동 선수라는 특수함은 약사들에게 긴장 요소 였다.

약국 총괄담당자로 활동한 이정연 교수는 약사가 하는 역할은 의사와는 달리 간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의사와의 협업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특히, 각 선수단은 팀닥터가 대부분의 진료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약사들은 응급 상황보다는 의약품의 공급과 관리 등을 보다 원활하게 할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이 중요했다.

운동선수가 환자인 경우, 복용시 주의를 요하거나 금지된 약물들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했다. 약국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하면 운동선수는 올림픽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TUE (therapeutic use exemption)와 Needle policy라는 절차에 따라 금지약물사용과 주사약물사용 시 승인절차를 준수하도록 안내했고, IOC위원회의 승인여부를 확인하곤 했다.

함께 활동한 약사자원봉사자들▲ 함께 활동한 약사자원봉사자들

또, 특별상황의 약국이기 때문에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했고, 보유약제를 최소 품목수로 설정했기 때문에 의료진이 원하는 약을 다 구비할 수 없어 요청시 적절한 대체의약품을 추천해 치료에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것도 약사의 역할이었다고.

 베뉴(venue)의약품 관리도 중요한 업무로 주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약제부에 담당을 했는데, 전체 베뉴에 약 50여개의 의무실이 운영됐다.

각 베뉴에 의약품을 비치해야 했는데, 약품리스트 작성과 공급을 담당했다. 마약관리는 가장 힘든 일중의 하나였고, 특히 고위험운동이 진행되는 곳에 비치해 철저히 관리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이에 매일 보고서 작성해 각 국의 의료진을 위한 Pharmacy guide를 제작과 배포, 마약관리 매뉴얼 작성을 했다.

매일 작성되는 보고서에는 환자에게 투약된 약물의 상세정보를 정리해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선수들의 질병 동향을 살피고 각 의료진들이 대처할수 있도록 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 교수는 "약국의 상황은 사실 열악했다. 초기에는 컴퓨터도 없었고, 처방 프로그램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약학정보원 등 많은 곳에 도움을 받아 필요한 것을 갖춰야 했다. 까다로운 조직위의 규율에 부딪치지 않게 필요한 것을 얻어내고 원활하게 진행 되도록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 "올림픽에서 운동 선수들을 접하면서 운동 선수들에게 보다 세밀한 의약품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sports pharmacy란 새로운 약사의 역할도 생각하게됐다"고 말했다.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이미 sports pharmacy에 대한 인증과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며 '운동의 중요성과 사회체육인의 수가 증가하는 사회현상속에서 약물에 대한 관리를 제공하는 업무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정연 교수는 "평창올림픽에서 약사들의 활동에 대해  현 IOC 의무 및 과학위원회의 총책임자(IOC Medical and Scientific Director)인 Dr. Budgett이 감사 메일을 보내와 보람을 느꼈다"며 "이번 우리나라 약사들의 활동과 약국운영자료가 모범적인 케이스로 다른 올림픽 개최국 약사들에게 소개될 예정이라는 소식도 들려와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정연 교수는 "함께 자원봉사에 참여한 17명의 약사들 모두 한국 약사들의 우수성과 전문성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하며 "약사들이 다양한 사회 활동과 약사의 가능성에 도전해 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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