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컴퓨터 시스템, 이젠 제대로된 프로세스 검토해야"

'예측적 밸리데이션' 필수…외주 맡겨도 최소한 업무 전담인력 필요

기사입력 2018-06-27 06:31     최종수정 2018-06-27 13:1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제약사 내부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검증(CSV)이 단순 오류를 잡아내는 단순한 개념에서 벗어나 프로세스 전체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됐다.


GC녹십자EM 김정민 CSV 팀장은 최근 약업신문과 만나 CSV(Computer System Validation)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CSV는 의약품 품질관리기준인 GMP를 기반으로 설계된 컴퓨터 시스템이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일관되게 운영되는지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과정으로, 시스템이 올바르게 작동한다면 의약품이 균일하게 생산된다는 것을 보증하는 활동이다. 

대부분의 업계에서는 생산, 물류, 재무, 회계, 영업과 구매, 재고 등 경영 활동 프로세스들을 통합적으로 연계해 관리하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자원관리)를 활용하고 있는데, 제약업계에서는 기본적으로 ERP 시스템 일부와 함께 LIMS(통합실험정보관리시스템) WMS(창고관리시스템)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CVS가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김 팀장은 "CSV의 개념을 통상적으로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 문서화 정도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내부적으로 살펴보면 프로세스들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례로 컴퓨터 시스템으로는 백업만 하고 각종업무 프로세스를 수작업으로 하면서 품질을 보장한다고 '포장'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구조는 비용은 비용대로 들면서 업무가 두배로 늘어나는 셈인데, CVS의 제대로 된 활용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

김 팀장은 "각 회사는 현재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컴퓨터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인위적 오류 없이 품질을 보장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문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 등 전자기기의 경우 제대로 작동하면 정상적이라고 판단하는 것과 달리, 제약산업은 사람의 생명과 관련있는 의약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조금 더 엄격한 관리 필요성이 있어 CSV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2010년 CSV 의무화 당시부터 8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처방·제조방법·시설에 변경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과거 제조실적을 검토하는 '회고적 밸리데이션(Retrospective validation)'을 암묵적으로 용인한 것(예측적 밸리데이션 시스템 권고 수준)은 사실상 유예기간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 김 팀장의 설명이다.


올해 4월 식약처가 발표한 '완제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가이던스(제2개정판 및 추보)'에서 컴퓨터화 시스템 가이던스가 공개된 것이 그 반증이라는 것.

김 팀장은 "가이던스에서는 컴퓨터화 시스템에 대한 회고적 밸리데이션이 '예측적 밸리데이션(Prospective validation)'과 동등하지 않으며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명확히 했다"며 "이는 식약처에서 더이상 예측적 밸리데이션을 갖추지 않는 상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제약업계에서는 컴퓨터 전반에 걸친 프로세스를 검토하고 그에 따른 데이터 완전성(Integrity)을 보증할 지 고민해야하는데, 그런 고민 없이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하다보니 인위적 오류나 프로세스가 맞지않는 부분이 많이 생겨 CSV 검증 시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CSV를 위한 검토는 처음부터 전략을 수립하고 요구사항에 반영돼야한다. 보통 컨설팅업체에게 시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제약사 스스로가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비용·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그러다보니 테스트를 할 때가 돼야 컨설팅 업체에 의뢰하게 되고, 문서화작업에 그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민 팀장은 "제약 경영자들이 CSV 검증에 들어가는 초기 비용이 크다는 고정관념을 깨야한다"며 "(컨설팅업체와) 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제약사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업무분석을 해나간다면 좋을 것이다. 단순한 테스트·문서화가 아니라 진짜 해야하는 일을 검토해야하지 않겠는가" 피력했다.

현업 실무자들에게는 "실무자들이 컨설팅하거나 시스템 구축 할때 현업에 집중해야하므로 맡겨놓고 결과만 보는 일이 많은데, 무슨 일이든 문제가 발생한다"며 "우리 스스로 우리 시스템·프로세스를 잘 알아야 다른 사람에게도 부탁하고 지시할 수있는 만큼 직접 참여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2010년 의무화 이후 외주를 주는 곳이 많다보니 제약사 내부적으로 업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외주 컨설팅 업체에서 들어온 전문인력도 CSV 업무 외 다른 업무가 과중된다"며 인력 보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정민 팀장은 "시스템을 구축하든, 운영하든, 내부 시스템을 잘 아는 전문가 및 담당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며 "이는 제약 오너들이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할 부분"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와 관련 GC녹십자EM은 지난 22일 GC녹십자 R&D센터에서 '제1회 CSV 세미나'를 개최하고 150여 명의 제약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CSV 기본 구조와 방향에 대해서 설명하는 자리를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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