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박멸, 좋은 선례 될 것…핵심은 8주 치료”

마리나 베렝게르 박사 “적합한 환자 선정하면 두려울 것 없어”

기사입력 2018-07-25 06:00     최종수정 2018-08-24 16:0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어려운 질환이지만, 우수한 치료제 개발로 인해 완치를 바라보고 있는 질병이 있다. 부작용도 없다. 그렇게 전 세계는 기대 속에 2030년 전까지 ‘C형간염을 퇴치’하겠다는 목표에 가까워져 갔다.

그러나 C형간염 유병률이 고령의 환자에서 높다보니 간경변, 간암 등으로 악화돼 간이식으로 이어지는 등 상황에 따라 치료가 까다로운 환자들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약업신문은 세계이식학회지(Transplantation) 부편집장이자 2018 유럽간학회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위원인 스페인의 마리나 베렝게르(Marina Berenguer) 박사<사진>를 만나 간이식이 필요한 C형간염 환자의 치료 현황 및 최근 대두되고 있는 C형간염 8주 치료요법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 간이식 분야의 권위자이신데, 스페인 진료 현장에서 간질환 악화로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군 중 C형간염으로 인한 경우는 어느 정도인가?

스페인은 C형간염으로 인한 간이식 환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간질환을 겪는 환자 중 약 50%가 C형간염으로 간이식을 받는다. 비율은 국가별로 다른데, 유럽 등록연구(Registry) 환자 중에서는 약 40%가 C형간염으로 인해 간이식을 받는다.


- 간이식도 중요하지만 이식 전후로 HCV 바이러스를 박멸시키는 과정 또한 중요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나?

간이식 전후 환자에서 HCV를 박멸시킬 수 있는 치료요법은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첫 번째로는 페그인터페론을 이용하는 전통적인 방법이고, 두 번째로는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HCV DAA(Direct Acting Agent)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과거에 사용했던 페그인터페론은 부작용이 많고 독성이 높기 때문에 간이식 후 거부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DAA는 내약성이 좋고 이식 후에도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간이식 환자에서 페그인터페론 보다 DAA가 더 선호된다. 한국보다 DAA를 더 오래 사용해온 스페인에서는 간이식 전후 환자에서 하보니를 가장 많이 처방하고 있다.


- 지난 4월 EASL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에 참여하셨다. 이전 가이드라인 대비 가장 크게 변화한 내용은 무엇인가?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었는데, 첫 번째로는 리바비린을 권고사항에서 삭제한 것이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유전자형에 따라 리바바린 병용요법을 권고했지만, 이번 개정안부터는 더이상 리바비린을 포함한 치료옵션을 권고하지 않게 되었다.

두 번째는 새로운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유전자형에 관계없이 작용하는 범유전자형 치료제가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C형간염 환자의 대부분이 유전자형 1형과 3형이기 때문에 범유전자형 치료제가 처방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미국 등 다양한 유전자형이 존재하는 국가에서는 범유전자형이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범유전자형 HCV DAA는 8주요법이 가능하지만 간경변 동반 환자의 경우 기존 치료제와 동일하게 12주로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치료기간이 단축되면 보다 많은 환자를 치료 할 수 있고, 복약순응도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간질환을 오래 앓았거나 과거 페그인터페론 치료 경험이 있는 C형간염 환자는 질환의 극복 의지가 높아 치료가 용이하다. 하지만 치료경험이 없거나 무증상 단계에 있는 환자, 질환 이해도가 낮은 환자는 치료 의지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12주 보다는 8주 치료 기간이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페인에서는 전략적으로 전국의 모든 C형간염 환자를 완치 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증상이 심각한 환자부터 치료를 시작해 현재는 중증도가 낮은 환자들도 치료를 받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도 8주요법은 병원 방문 횟수가 적고 치료 종료 후 SVR12만 확인하면 바이러스를 박멸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부분에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8주 치료가 가능한 약제 중 하보니로 8주 치료를 처음 시도할 때 치료기간이 단축된 것에 대해 박사님께서는 치료 실패 부담은 없었나?


모든 사람이 그렇듯 첫 변화의 시작은 두렵다. 개인적으로도 처음 8주 치료를 권유 받았을 때는 기존 12주 치료만으로도 완치율 등 치료 예후가 충분히 좋았기 때문에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한번 8주 치료를 시작해보니 치료 기간도 짧고 쉬웠으며, 명쾌하고, 여전히 100%에 가까운 완치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그 이후 12주 치료로 돌아가지 않았다.

다만, 8주 치료는 적합한 환자를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전 치료 경험이 없고 간경변이 없는 환자에서 기저시점의 HCV RNA<6,000,000IU/mL인 경우, 8주 치료로도 좋은 치료 예후를 보여주고 있다. 간경변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12주 동안 치료해야 하지만, 현재 스페인에서 내가 담당하고 있는 C형간염 환자 중에서 간경변 동반 환자는 거의 없다.


- 국내에서 하보니 8주 요법은 보험급여 문제를 고려해야 하고, 의료진의 치료 경험도 적어 처방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유럽에서는 8주요법이 얼마나 널리 쓰이고 있는가?

유럽에서는 환자의 조건만 맞으면 거의 100% 하보니 8주요법으로 치료한다. 과거 3년 동안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스위스, 독일, 미국 등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등록연구(Registry)가 진행됐고, 8주요법은 SVR 99%를 기록했다. 각기 다른 국가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모두 좋은 예후를 보였기 때문에 이제는 8주요법에 대한 확신이 있다.

한국 의료진이 하보니 8주요법을 주저하는 것도 이해한다. 스페인에서도 치료기간을 12주에서 8주로 단축할 당시 많은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처음부터 8주요법을 도입하지 않았고, 8주요법을 먼저 시작한 독일에서 국가차원의 리얼월드 데이터가 나오길 기다렸다. 독일에서 우수한 하보니 8주요법 리얼월드 데이터가 발표된 이후에는 스페인에서도 바로 8주요법을 시작했다.


- 국내에서는 C형간염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어떤 제도를 통해 스크리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나?

스페인에서 국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HCV 스크리닝 시스템은 없으나, 일부 지역 단위로는 운영되고 있다. 지역 단위별로 HCV 감염자가 나타나는 역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민자가 다수 거주하고 있는 스페인 남부에서 북부 대비 C형간염 유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HCV 스크리닝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각 국가별로 역학 상황에 맞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페인에서는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스크리닝을 진행하는 것이 비용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국이나 미국 또는 다른 국가들은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 국가에 맞는 최적의 스크리닝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 C형간염 박멸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새로운 HCV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어떤 점을 보완한 치료제라면 좋겠는가?

C형간염 박멸을 논하는 단계에서 치료제의 보완점을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이제는 C형간염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 약제를 공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국가별로 치료 계획을 전략적으로 수립하고, HCV 감염자 수를 줄여나간다면 HCV가 전파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질 것이다.

C형간염의 박멸 사례는 다른 질환에서도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HCV DAA의 백본(backbone)으로 사용되는 소포스부비르 개발자와 최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C형간염 박멸이 가능해졌으니 이제는 B형간염 완치를 위한 치료제를 개발해야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이렇듯 C형간염이 다른 바이러스 질환 퇴치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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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겔겔 추천 반대 신고

8주 치료하다 실패하면, 12주쓸걸하고 얼마나 후회가되려나..
돈은 돈대로.. 그 뒤에 약도없는디..
간경변 유무가 간단한 기준도 아니고, 늙어가면서 안생길수도없는건데..
(2018.07.26 11:27)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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