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증후군서 LDL-C 적극 강하 필요…하한선 없다”

노먼 레포어 박사 “심혈관계 위험 높다면 PCSK9 억제제 써볼만”

기사입력 2018-08-14 06:00     최종수정 2018-08-14 14:2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최근 한국의 허혈성심장질환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증가 추세에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질병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S). ACS는 중재시술 등의 즉각적인 처치도 중요하지만 입원 시점에서 조기에 LDL-콜레스테롤(LDL-C) 조절을 위한 강도 높은 약물치료 시행이 매우 중요하다.

약업신문은 미국 LA 시더스-사이나이 병원의 심혈관질환 전문의인 노먼 레포어(Norman E. Lepor) 박사<사진>를 만나 스타틴을 중심으로 하는 표준 요법과 그 이상의 강도 높은 치료를 위한 약제로 활용되고 있는 PCSK9 억제제에 대한 최신 지견을 들어봤다.


-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S)을 겪은 환자들의 재발 위험을 낮추려면 LDL-C을 얼마나 낮춰야 하나?

노먼 레포어(Norman E. Lepor) 박사▲ 노먼 레포어(Norman E. Lepor) 박사
ACS 환자 등 초고위험군의 경우 환자의 기저치와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LDL-C을 기저치의 50% 이상 낮추는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LDL-C 기저치가 50~60mg/dL로 처음부터 낮은 환자일지라도 ACS를 한번 겪은 환자는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낮다’는 수치에서도 ACS의 재발 위험으로부터 보호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LDL-C 수치를 낮추는 데 있어 소위 ‘하한선’ 같은 것은 없다고 보면 된다.

또 기저치 대비 50% 감소와 55mg/dL 미만 감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종접합 가족형고콜레스테롤혈증(HeFH) 병력이 있고 LDL-C 수치가 200mg/dL인 환자는 기저치 대비 50%를 감소시켜도 LDL-C이 아직 높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수치적으로 55mg/dL에 근접하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HeFH 환자이지만 LDL-C 수치가 55mg/dL에 가까운 사람은 이미 55mg/dL에 근접해있기 때문에 오히려 기저치 대비 50% 감소를 목표로 치료에 접근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 1년 이내 발생한 관상동맥증후군(Recent ACS) 환자나 HeFH 환자와 같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은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더라도 LDL-C 수치를 치료목표로 조절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Recent ACS은 치료하기 어려운, 혹은 커다란 리스크를 발현시키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병태 생리학적으로 안고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ACS 환자들은 관상동맥에 플라크(plaque)가 형성되고 축적될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해 플라크 파열(plaque rupture)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생물학적으로 갖고 있다. 플라크가 파열 되면 혈전이 생성되는 등의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ACS는 재발 시 초기와 다른 부위에서 문제가 발생할 특성이 있다는 점이다. 사건(event) 발생 1~2년 후 재발한 환자의 혈전 발생 위치(site)를 보면, 맨 처음에 ACS가 발생했던 관상동맥이 아닌 다른 혈관에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ACS는 관상동맥 사건이 발생한 위치에만 문제가 한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전신적으로 취약성이 높은 질환이다. ACS 환자는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도 높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LDL-C 수치를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


- 최근 등장한 PCSK9 억제제가 LDL-C 감소와 CV 혜택을 입증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약제를 쓰기에 적합한 최적의 환자군이 있나?

심혈관계 사건 위험이 높은 환자들일수록 LDL-C을 더 낮춤으로써 얻는 심혈관계 혜택이 더 크다. 심혈관계 사건 위험이 제일 높은 환자들, 더욱 강도 높은 치료가 필요한 환자군은 △상대적으로 더 젊은 나이인데 ACS가 발생한 환자 △스타틴 치료를 꽤 공격적으로 하고 있는데도 컨트롤이 안 되는 환자 △여러 혈관(말초혈관, 관상동맥, 경동맥 등) 문제를 안고 있는 환자 △HeFH 환자 △LP(a) 등의 바이오마커가 양성인 환자들을 꼽을 수 있다.

LDL-C 기저치가 높은 환자들인 경우 LDL-C을 더 많이 떨어뜨릴수록 더 많은 심혈관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LDL-C 수치가 100mg/dL 이하로 상대적으로 낮은 환자라도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LDL-C이 100mg/dL 이상인 환자들보다 심혈관계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 환자별 상황별로 여건이 다르다 보니 환자의 기저치에 따른 천편일률적인 치료보다는 더 지혜로운 의료진의 접근이 필요하다. LDL 기저치가 어느 정도 수준이냐 하는 것은 리스크 평가 시 매우 중요하지만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


- ODYSSEY FHⅠ& FHⅡ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약군 대비 프랄런트 병용군에서 더 많은 HeFH 환자가 LDL-C 치료목표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 결과들을 보면 PCSK9 억제제가 에제티미브를 대체해갈 것으로 볼 수 있을지?
(프랄런트는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으로 LDL-C가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스타틴 또는 스타틴 및 다른 지질 저하 치료제와 병용하여 사용하거나, 스타틴 불내성 환자에서 단독으로, 또는 다른 지질 저하 치료제와 병용하여 사용한다)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을 썼는데 LDL-C 치료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어떤 지질저하제를 추가해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두 가지 질문에 직면할 수 있다. △어떤 약을 추가해야 LDL-C 목표수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와 △어떤 약을 추가해야 심혈관계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이다.

첫 번째 질문만을 고려한다면 에제티미브 병용으로도 수치적인 목표 달성에는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질문을 함께 고려한다면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가 아토르바스타틴 40mg를 쓰고 있는데 LDL-C이 75mg/dL 라면(70mg/dL 미만으로 떨어뜨려야 하는 환자일 경우) 에제티미브를 더해 LDL-C을 65mg/dL 정도로 떨어뜨릴 수 있겠다. 이 경우 환자의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은 약 2.5% 감소하게 된다.

반면, 같은 상황에서 에제티미브가 아닌 PCSK9 억제제를 더해 LDL-C을 30mg/dL까지 떨어뜨릴 수 있게 되면 이 환자의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은 약 20% 이상 감소하게 된다. 이 경우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을 낮춤으로써 환자가 얻는 임상적 유용성은 PCSK9 억제제 병용 시에 약 10배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 국내에서는 ACS 환자에게 PCSK9 억제제를 활용한 치료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가?

나의 경우 초고위험군이나 고위험군이 아니라도 중등도 이상의 ACS risk가 있는 환자라면, 두가지 목표(기저치 대비 LDL-C 수치를 50% 이상 낮추는 것과 LDL-C을 55mg/dL 미만으로 낮추는 것)를 모두 고려해 치료할 것이다. 그 이유는 유의미한 죽상동맥경화증의 퇴행(atherosclerosis regression) 효과를 얻으려면 LDL-C을 55mg/dL 미만으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임상적으로 봤을 때 LDL-C을 아주 적극적으로 낮은 수치로 떨어뜨린다 해도 합병증이 일어나는 일은 없으며, 오히려 고강도 치료를 통해서 LDL-C을 빨리, 공격적으로 낮추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미 여러 임상 데이터들에서도 LDL-C을 낮췄을 때 얻을 수 있는 유효성이나 안전성이 명확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내 경험상 지나고 나서 생각을 해보면 ‘이 환자는 LDL-C을 너무 낮춰서 문제였다’는 환자는 없었고 오히려 ‘이 환자는 LDL-C을 더 낮췄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라고 생각되는 환자들은 상당히 많다.


- 미국에서는 ACS 치료에 어떤 기준을 두고 치료하고 있나?

최근 미국에서 수용되고 있는 트렌드는 환자별 맞춤 치료이고 나도 이러한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다. 위험성이 더 높고 심각한 ACS의 경우, 예를 들면 조금 더 젊은 나이에 ACS가 발생을 했거나, HeFH 또는 당뇨나 만성콩팥 등 동반질환을 갖고 있거나, LP(a)가 상당히 높은 환자들, 스타틴을 사용하면서도 LDL-C이 목표수치에 도달하지 않는 환자들은 이미 몸에서 악순환의 사이클이나 나쁜 관성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LDL-C 목표수치를 더욱 낮게 잡아서 고강도로(의도적으로 20~30mg/dL까지) 낮추려고 한다.

반면에 덜 심각한 ACS는 높은 나이(80-90대)에 ACS가 발생했거나 문제가 될만한 동반질환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로, 비교적으로 덜 공격적인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 이 환자들의 경우 치료지침에서는 LDL-C을 70mg/dL 미만까지 낮추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70mg/dL 미만으로 내려가지 않더라도 이에 근접한 수치 달성을 목표로 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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