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수록 위험한 ‘저인산효소증’, 진단 기준 마련돼야”

히데아키 사와이 교수 “주산기 때 사망률 가장 높아…산전 초음파 중요”

기사입력 2018-12-18 06:23     최종수정 2018-12-18 07:0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저인산효소증(Hypophosphatasia, HPP)은 선천적 대사장애로 근육대사와 뼈 형성과 같은 세포 과정에 필수적인 효소인 조직 비특이성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tissue-non-specific alkaline phosphatase)의 감소로 뼈의 재생 및 무기질화 작용의 장애가 일어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질환에 대한 인식도 낮을뿐더러 치료 및 진단의 중요성도 간과되고 있다. 반면 의료 선진국들은 저인산효소증에 대한 진단 기준들이 이미 마련돼 있거나, 마련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바로 옆 나라인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효고의과대학의 산부인과 교수 히데아키 사와이 교수<사진>는 “저인산효소증은 주산기에 확인되는 환자에서 더 심각한 예후를 보인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의 수치, 골절, 이가 빠지는 증상 등 수반되는 여러 증상들을 포함한 진단 기준이 정립돼 있다”고 말한다.

사와이 교수에 의하면, 저인산효소증의 공통된 증상은 골절이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전신적인 증상이 수반되어 나타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특징적 증상이라고 한다면 이가 쉽게 빠진다는 부분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주산기 발병형 환자들의 진단은 어떻게 이뤄질까. 사와이 교수는 “일본에서는 임신 중 초음파 검사를 여러 번 진행하는데, 반드시 태아의 대퇴골 길이를 측정한다. 저인산효소증 진단에서 중요한 소견 중 하나가 바로 ‘짧은 대퇴골’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진단 방법으로는 CT 검사가 있다. 일본에는 CT 검사가 상당히 잘 보급되어 있다. 태아 CT 검사를 하면 아이가 태어나서 엑스레이 촬영을 한 것과 같은 영상을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유효한 진단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저인산효소증의 치료제는 스트렌식(성분명: 아스포타제 알파)이 유일하다. 이전에는 보통 칼슘 섭취 제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투여 등의 증상 치료와 정형외과적 수술 등 대증적인 요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스트렌식의 임상시험에 따르면, 대상 환자가 1세에 도달한 시점에서 스트렌식 치료군의 95%, 대조군 42%가 생존했고, 5세에 도달한 시점에서는 스트렌식 치료군 84%, 대조군 27%가 생존했다.

아울러 대조군 중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했던 환자의 5%가 생존한 반면, 스트렌식 치료군에서는 76%의 인공호흡기 치료와 병행한 환자가 생존했다.

사와이 교수는 “스트렌식은 굉장히 유효한 치료제다. 전에는 태어나자마자 인공호흡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안됐던 아기가 보통의 아이처럼 호흡, 보행, 성장이 가능해진다. 일본에서는 진단 기준에 따라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중증 저인산효소증 환자인 경우 의료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스트렌식은 무리없이 처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와이 교수는 “저인산효소증이란 질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를 물어본다면 ‘그렇다’고 하는 의사들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해당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는지 물어본다면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다. 병명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 아니나, 저인산효소증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은 그리 많지 않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일본 내 저인산효소증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한 것은 질환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이다. 한국에서도 스트렌식이 허가된 만큼, 저인산효소증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좋아질 수 있다는 지견들을 좀 더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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