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 신화?

이덕규 기자 |    

기사입력 2006-03-20 09:05     최종수정 2006-09-12 15:1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건강기능식품은 위기에 빠진 약국경영에 대안격 성장엔진으로 떠오른지 오래이다.

그런데 기능식품업계는 요즘 외신을 통해 굴비 엮이듯 터져나온 이른바 ‘기능식품 무용론’ 연구결과들이 공개된 이후 자신들을 마치 동화 속 ‘양치기 소년’처럼 바라보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에 울상 짓고 있다. 그것도 간판급 기능식품 소재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속사정을 한 꺼풀 벗겨보면 지나친 단순화와 도식적 이해로 인해 빚어진 오해가 감춰져 있다는 안타까움을 지우기 어렵다. 글루코사민/콘드로이친의 경우 문제의 연구는 원래 증상이 경미할 때보다 중등도에서 중증에 이르는 단계일 때 좀 더 효과적임을 밝히는데 목적을 두었던 것으로 비쳐진다. 전립선 질환 개선에 쓰이는 소팔메토(saw palmetto) 관련 연구사례도 한 가지 품목만이 시료로 사용되었던 만큼 연구자는 이로부터 도출된 결론을 전체로 확대적용하려는 태도에 경계선을 그었다. 식이섬유는 비타민제만큼이나 예전부터 효용론과 무용론이 교차해 왔던 단골손님이다.

이 같은 문제는 어쩌면 수학처럼 명약관화한 정답을 도출한다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생명과학 분야에 숙명처럼 짊어지워진 ‘시지프스 신화’일는지도 모를 일이다. 문제는 지금의 상황이 황우석 교수 스캔들로 인해 한 동안 자부심으로 충만했던 국민들의 정서가 패닉 상태로 ‘바꿔치기’당한 직후 불거졌다는 시차의 절묘함에서 비롯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자라보고 놀란 탓에 솥뚜껑 보고 또 한번 소스라칠 수밖에 없는 일반대중의 가슴을 보듬어 주는 일은 약사를 비롯한 전문인들의 몫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양의 탈을 쓴 늑대인 양 전문가를 백안시하는 일부 국민들의 뇌리 속에 뿌리박힌 색안경을 깨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지금임은 사족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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