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에 건강을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

기사입력 2009-09-08 10:50     최종수정 2009-09-08 10:5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 최혁재 <한국병원약사회 홍보위원장>

필자가 한참 전에 현역 탤런트에게 문의를 한 적이 있었다. 연예인의 눈으로 볼 때, 누가 가장 미인인가? 라는 질문이었는데, 답은 故 장진영이었다.

이목구비도 뚜렷하고 시원스럽지만 체격조건도 월등하기 때문에 연예인으로 타고났다는 것이었다. 그런 최고의 자질을 갖춘 팔방미인이 박명을 하고 말았다.

30대의 나이에 위암이라는 병으로. 20년 전만 해도 위암은 그렇게 팔팔한 사람들이 쉽게 걸릴 수 있는 병이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 2, 30대 뿐만 아니라 10대에게도 위암은 얼마든지 찾아든다. 암세포가 충분히 자라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하 5년에서 20년이라고 통상적으로 본다면, 대체 희생자들은 몇 살의 나이에 암세포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단 말인가? 흔히 암환자가 증가한 이유를 물으면, 환경의 악화, 식생활의 변화 등을 꼽는다.

한데, 정답은 영 다른 곳에 있다. 바로 복부비만이 증가한 것이 제일 큰 원인이다. 즉, 발암의 최대 원인이었던 흡연은 갈수록 비율이 줄어들고, 흡연자가 설 땅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데 반해서 복부비만은 어느 새인가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버린 느낌이다.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좌석이 비좁다는 느낌을 한결 받는다.

더욱이 통로는 훨씬 더 좁아진 것 같다. 사람들의 평균체중이 증가하고 배가 나오면서 기존의 사회 인프라는 커다란 도전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메이저리그의 최고 인기 구단이 뉴욕 양키스는 올해부터 새로운 뉴양키스타디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데, 이전에 90년 동안 사용하던 양키스타디움은 얼마 전에 커다란 변화를 겪어야 했다.

즉, 기존 좌석을 9천석이나 없애고 대신 좌석의 크기를 15인치에서 19인치로 평균 10센티미터나 늘려야 했다. 처음 양키스타다움이 생길 때만 해도 미국인들의 비만은 5% 수준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50%를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결국 상당한 액수의 입장수익을 포기하면서 구장을 리모델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태국에서는 지금까지 수 년 동안 비만에 걸린 경찰관이 너무 많이 증가해서 공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경찰의 몸이 너무 비대하다보니 위급한 순간에 몸을 날린다거나 소매치기를 쫓아가는 것이 어려워진 것이다. 2005년 여름 방콕수도권 경찰은 마침내 감량을 위한 특별프로그램 '스마트 폴리스 계획'을 실행했다.

대상은 교통경찰 중에서 배둘레가 40인치 이상인 85명이었다. 프로젝트는 같은 해 8월 29일에 종료하여 참가한 교통경찰관 83명 중 82명이 감량에 성공했다. 복부비만은 피하지방과 달리 끊임없이 염증성 물질을 배출하여 인체 세포를 공격한다.

그 결과, 변성된 세포가 반복하여 만들어지고, 여기에 복부지방에서 전해오는 세포분열에 대한 신호를 접하면서 변성된 암세포가 분열을 거듭하게 되는 악순환을 낳는다. 게다가 복부비만은 아무리 어린 나이에 생겼다 할지라도 성장하면서 다들 생각하는 것처럼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키가 껑충하게 크면서 깡마른 것처럼 보여도 내장속의 지방은 그대로 남아있다. 운동과 식이조절로 줄여주지 않는 한. 결국 이 지방들이 성장하면서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서서히 암세포를 증식시키면서 뜻하지 않은 이른 나이에 생명을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복부지방을 관리하지 않는다고 해서 암에 무조건 걸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 비만으로 인해 비행기 연료도 일 년에 수백만 갤런씩 더 소비되는 지금, 비만은 우리 생활 전체에 위협이 될 것이다. 진정 자녀를 사랑한다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사교육의 현장에 투입하는 것도 좋겠지만, 같이 땀흘리면서 운동하는 시간을 가져줘야 한다.

그래야 사랑하는 자녀들이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한 다음 세대를 만들어 갈 것이다. 지금까지의 막연한 사고는 모두 떨치고, 움직일 필요가 점점 없어져가는 미래를 과감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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