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 시기에 나온 편제안

임채규 기자 | lim82@naver.com    

기사입력 2014-12-17 09:32     최종수정 2014-12-18 13:5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거꾸로 가도 한참 갔다. 어렵지만 제대로 돌아온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최근 논란이 됐다 잠잠해진 약학대학 이공계열 편제 얘기다.

한 대학교가 단과대학인 약학대학 등을 없애고 이공계열을 하나로 뭉치는 계획을 내놓았다가 원성을 들었다. 대학 구성원은 물론 동문회까지 나서 안건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라는 배경 설명이 있었지만 학문의 특수성을 부여해야 하는데 반대로 갔다는 불만이 나왔다.

무엇보다 실무실습 등을 통해 학문의 깊이와 전문성을 부여하기 위해 도입된 약학대학 6년제 취지가 무색하다고 할만하다. 그것도 6년제 도입 이후 두어달 있으면 새로운 학제에 따른 졸업생 배출을 코앞에 두고 나온 방안이라 더욱 걱정됐다.

주변에서는 다른 대학이나 약학대학으로 사례가 확대될까 염려했다. 약학대학으로 입학한 약대생들이 공과대학을 졸업하는 상황을 웃어넘길 수 없다며 반발했다.

대학이 효율적인 운영에 초점을 맞춰 변화를 도모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래도 어떤 배경에 대한 이해와 폭넓은 시각은 가져야 한다. 약학대학이 왜 6년제로 전환됐나 잠시라도 고민했다면 과연 이런 방안이 쉽게 나왔을까.

약학대학과 약계는 비중과 역할이 커진 6년제 도입과 시행을 위해 그동안 수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을 들였다. 최근에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2+4 체제를 ‘통합 6년제’로 바꾸자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

제도나 방법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배경을 이해하고 수많은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상식이다. 6년제를 도입하고 제도가 자리잡는 시점에 나온 약학대학 이공계열 편제 얘기는 그래서 더욱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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