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단축 현장부터 살펴야 한다

약업신문 기자 | news@yakup.co.kr    

기사입력 2018-04-25 09:34     최종수정 2018-04-26 10:4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오는 7월부터 주52시간 근로시대가 시작된다. 관행적으로 지속돼온 늦게까지 오래 일하는 습관에서 탈피 휴식이 있는 삶이 시작된다고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일하는 시간이 줄면 수입도 줄 게 마련이다. 일하는 방식을 바꿔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중소기업 추가 부담이 연 8조원이 넘는다는 보고서도 있다. 추가 비용도 그렇지만 중소기업 구인난을 더 부채질하는 경우도 예상된다. 영세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이중고를 안게 됐다. 제약업계도 근로시간단축 시행을 앞두고 일단 비상이 걸렸다.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생산현장의 생산량이 대략 15%가량 줄어 들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약품 적정공급을 위해 제약공장은 대부분 야근 및 추가 근무를 해오고 있는데 이 제도가 시행되면 상당량의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한다. 주간 근무인력을 더 고용한다고 해도 생산 설비는 한정돼 있고 야간작업 직원을 더 채용 하던가 3교대로 운영해야 하는데 이 역시 인건비, 전기세 등을 고려할 때 생산성이 크게 낮아져 경영상의 비효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들로 생산설비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단위 공정을 자동화하면 인력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애로는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거의 매년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통신 반도체 전자회사들은 생산차질을 염려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6개월 이상 밤샘 근무하다시피 하는 게임업계, 에어컨, 아이스크림 등 일감이 몰리는 시기가 정해진 생산현장의 고민도 깊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정부에 유연근무 확대를 검토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는데 유연근로는 근로자가 일하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함으로써 직장과 가정생활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단시간 근무제, 시차 출퇴근제, 재택근무 등 방법은 다양하다.

재계는 현재 3개월까지만 허용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1년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란 일감이 많을 때 더 일하고 일감이 없으면 일을 덜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일이 몰리는 한 달은 주 60시간씩 8시간 더 일하고, 업무가 적은 한 달은 44시간으로 줄여 평균 52시간에 맞춘다. 유연근무는 세계적 추세다. 미국 기업은 81%, 유럽은 66%가 도입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은 12.7%에 그치고 있다. 유연근무 관련 법.제도의 정비가 시급하지만 우선은 현장이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그래야 워라밸 문화 정착을 위해 도입한 제도가 공정자동화로 일자리 축소를 야기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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