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수 잘못 짚은 발사르탄 구상권청구

약업신문 기자 | news@yakup.co.kr    

기사입력 2018-09-27 17:09     최종수정 2018-09-27 17:1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복지부가 발사르탄 고혈압약 사태와 관련된 제약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구상권청구)을 검토하고 나섰다고 한다. 소송의 배경은 발사르탄 함유 의약품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건보재정의 손실이 발생했고 이에 따른 제약사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법적 근거는 건강보험법을 들고 있다. 건강보호법 제58(구상권)'공단은 제3자의 행위로 보험급여사유가 생겨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경우 그 급여에 들어간 비용 한도에서 그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얻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 법을 근거로 제약사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를 검토중이며 구체적 책임의 범위는 식약처를 통해 확인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보건당국은 제약사를 상대로 소송을 추진하게 된 가장 큰 이유에 대해 발사르탄 사태가 의약품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제약사에 책임을 묻지 않을수 없다는 식으로 밝히고 있다. 이같은 인식은 최근 개최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을 통해 확인되었고 건강보험공단은 문제가 된 의약품 재처방·조제,교환 등으로 발생한 추가 재정지출규모를 파악한 후 구상권 또는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업계는 전체 구상권 청구액 규모를 가늠할 약값 추가 소요비용을 수십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손해배상 청구 범위에 따라 어느정도 수준이 될 지 예측할 수 없다.

이 소식을 접한 제약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이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취해진 식약처의 생산 및 판매중단 조치에 대해 발빠른 자진회수와 제품교환에 앞장서는 등 전사적 노력을 기울였건만 돌아온 대가는 회사와 제품에 대한 이미지 추락, 판매실적 감소, 수익성 악화에 보태 보건당국이 제기한 법적소송까지 회부될 지경에 이르고서야 그야 말로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고 탄식하고 있다. 정부는 발사르탄 사태 수습에 건강보험이 모든 손실을 떠안고 있는 만큼 제약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소송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소송을 앞세워 이번 사태를 봉합할 게 아니라 발사르탄 사태와 같은 예상치 못한 이례적 상황에 대해 정부와 업계 보험자단체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대응체계와 가이드라인 마련이 우선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동 대응 방식으로는 위험을 분담하는 제도나 신속한 안전관리를 위한 업계와의 협의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건정심 회의에서 구상권청구는 부당하다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지만 그 결과는 속단할 수 없다. 결과에 앞서 이번 소송건은 우선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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