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크 파동 “구조조정 신호탄일까?”

석면 함유 탈크를 원료로 사용한 베이비파우더를 시작으로 한 ‘탈크 파동’이 화장품을 거쳐 의약품으로 옮겨 왔다. 이 파동은 거대한 화마로 변하면서 짧은 시간에 약사를 비롯한 온 국민에게 혼란과 불신을 가져다 줬다.
식약청의 발표로 인해 약국들은 부랴부랴 해당품목이 약국 조제실에 얼마나 있는지 조사에 들어갔고, 4월9일자 조제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식약청의 발표 내용은 더욱 우리를 분노케 만들었다.
“석면 성분이 함유된 탈크를 사용한 의약품은 많지 않으며, 복용하더라도 변으로 배설되므로 인체에는 무해하다. 하지만 긴급회수하며 보험급여를 중지한다”는 웃지 못할 내용의 발표가 나왔다.
약사회의 빠른 대응과 약국의 신속한 움직임 덕분인지 생각보다 현장에서는 큰 혼란없이 진정국면으로 들어서는 것 같아 다행이다. 덕분인지 당분간은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얘기는 안나올 것 같은 ‘보너스’는 부여됐지만 뒷맛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상당수의 의약품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원료가 문제가 된 탓에 많은 제약회사와 엄청난 양의 대상품목이 양산됐다. 해당 제약사는 경제적으로 많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탈크 파동 이전에 고지혈증약(스타딘계열)의 생동성시험 부적합 약 퇴출처럼 이번 일을 계기로 제약회사의 구조조정을 예견하는 것은 섣부른 생각일까?
정부에서도 대외경쟁력 확보와 고용창출, 고부가가치산업 육성 차원에서 제약산업을 국가적으로 육성·발전시키겠다는 대형프로젝트를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나라 제약산업 현실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매출 백억 이하 규모 제약사가 대부분이며 R&D는 꿈도 꾸지 못하고, 복제약 생산에 따른 리베이트 제공 등 불법 왜곡 유통을 통해서 연명하고 있는 제약회사가 많은 것으로 안다.
이 같은 현실에서 경쟁력 있는 세계적 제약회사가 탄생하리라 기대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비록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일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제약회사도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4월11일, 12일 양일간 대한약사회 주최로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전국 임원 워크숍에 참가했다.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과 보건복지부 박하정 보건의료정책실장의 강연을 통해 느낀 점은 한마디로 ‘변화’였다.
다른 산업에서는 이미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의식이 자리했지만 제약산업이나 의약계는 아직까지는 위기의식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제는 제약산업, 의약계 모두 변화하지 않으면 존재가치가 분명히 떨어진다는 것이고, 이런 위기의식을 갖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변화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요, 절체절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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