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조제 문제의 본질

기사입력 2010-12-15 09:4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찬욱 강남구약사회 총무위원장▲ 이찬욱 강남구약사회 총무위원장

최근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복지부를 방문해 맨손조제 등 약국 위생환경과 무자격자 조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약사 자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운을 입고 명찰을 패용하고 있는지, 면허증이 본인 확인이 가능하도록 가시권안에 게시돼 있는지도 실태조사에 포함시켜 줄 것을 건의할 것이라고도 한다.

무자격자 조제 문제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약사회 차원의 자율정화 차원을 넘어 소비자인 환자단체에서 문제를 삼을 정도로 사회문제가 되었음을 인식하게 해준다.

환자단체가 대한약사회와의 면담에서 별로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한 걸로 보여진다. 약사의 가운 착용, 명찰 패용은 우리 내부적으로도 수없이 요구된 부분이다.

이제 단순히 약사의 가운착용, 명찰 패용의 문제가 아닌 무자격자의 퇴출을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진정으로 논의해 보아야 한다.

환자단체에서 역시 요구한 약국의 맨손조제, 조제실 개방 등 약국의 위생문제는 유감스러운 부분이 있다.

약국의 맨손조제를 문제 삼기 전에, 먼저 처방의 형태에 대해 개선을 촉구하는게 맞다고 본다.

한번에 여러가지 약을 처방해 포장하게 하는 현재의 처방 형태로는 약사의 맨손조제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힘들다.

비싼 돈들여 만든 PTP, 블리스터 포장을 일부러 까서 조제해야만 하는 현재 상황에서, 약사의 맨손조제만을 문제시 삼는다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조제실 개방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식당에서도 주방을 개방한 곳이 많다. 주방을 개방한 식당에서만 위생관리가 철저하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조제실의 개방여부가 아니라 조제실의 시설기준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조제실 면적 제한도 없어진 상태이고, 조제실의 시설기준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지도 않다.

대부분의 약국에서 조제실이란 의약품의 조제 공간이기도 하지만 약사의 식사와 휴식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약국내에 따로 약사의 식사와 휴식공간을 설치하기가 어려운게 사실이다.

조제실의 위생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의약품의 청결한 조제를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조제행위를 행하는 약사의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루에 100건 이상의 소아과 처방 조제가 이루어지는 약국에서 분진시설이 없는 경우도 보았다. 또한, 손바닥만한 조제실에서 앉지도 못하고 하루종일 서서 일해야 하는 약국도 보았다.

조제실의 개방을 요구하기전에 먼저 청결한 조제와 약사의 건강을 위해 조제실의 면적제한 부활 등 구체적인 시설기준 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무자격자의 퇴출을 요구하는 환자단체의 목소리는 환영한다. 또한, 청결한 조제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청결한 조제를 위하여 약사의 맨손조제를 비난하기에 앞서 맨손조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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