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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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구기자나무(Lycium chinense)

기사입력 2017-03-15 09:18     최종수정 2017-03-15 09:1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가협회회원 권 순 경
구기자(枸杞子)는 구기자나무 열매로서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하다. 열매를 생으로 먹기보다는 건조하여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과일주를 담거나 차로 끓여서 사용한다.

구기자나무는 인가부근이나 강둑 그리고 산기슭에 자생하며 전국적으로 분포하지만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서 심어서 재배하기도 한다. 햇빛을 좋아하고 수분이 많은 비옥한 땅에 잘 자란다. 가지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뿌리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돋아나 2-3 미터 정도 자라는 자그마한 나무다. 나무줄기가 가늘어서 비스듬히 휘면서 자라고 가지에 가시가 돋기도 한다.

다른 식물에 비해서 꽃이 늦게 피는데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접어드는 시기인 7-9월에 가지의 잎겨드랑이에 1-4 송이의 연한 보라색 꽃을 피운다. 꽃은 전체적으로 종 모양을 하고 있고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 변한 것으로 끝 부분이 5 갈래로 얕게 갈라지고 진한 줄무늬가 있다.

수술 5개, 암술 1개가 있으며 수술 밑 부분에는 흰 털이 수북이 나 있으며 암술과 수술 모두 꽃받침 밖으로 뻗어있는데 암술이 수술보다 더 길다. 동종교배를 피하고 다른 개체의 화분으로 꽃가루받이가 될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다.

꽃이 지고나면 길쭉한 계란모양의 작은 열매가 열리는데 가을에 붉게 익는다. 구기자나무의 이름은 가시가 있고 나무줄기가 휘면서 자라므로 탱자나무와 버드나무의 특징을 모두 닮았다 해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즉 구(枸)는 탱자나무이고 기(杞)는 버드나무의 일종인 고리버들을 의미한다. 구기자나무는 원래 우리나라 토종식물이 아니라 중국에서 가져다 재배하던 것이 야생화 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어린 순은 쓰거나 떫은맛이 없어서 나물이나 나물밥을 해서 먹기가 좋고 말린 잎은 구기엽이라 하고 차를 끓여 마신다. 한방에서는 햇볕에 말린 열매와 뿌리껍질을 사용하는데 말린 열매를 구기자(枸杞子)라 하고 말린 뿌리껍질을 지골피(地骨皮)라 한다.

예부터 열매는 허약체질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강장제로 많이 사용했는데 양기부족, 신경쇠약, 폐결핵 등에 사용했고 지골피는 피를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해서 지방간 예방, 혈압강하, 혈당강하 등에 사용했다.

열매에는 베타인(betaine)과 비타민 C, 그리고 각종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열매껍질 붉은 색소는 카로틴 색소의 일종인 제아키산틴(zeaxanthin)이다.

구기나무처럼 가시가 있는 나무에는 일반적으로 독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시는 잎이나 줄기 또는 표피가 변형되어 만들어지는데 자신을 해충이나 동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다.

선인장 같은 사막식물은 잎이 변해서 바늘이 만들어지며 표면적이 줄어들어 수분증발을 막아서 식물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구기자나무는 줄기가 가시로 변한 경우이고 장미의 경우는 표피가 가시로 변한 경우이다.

구기자는 원래 유명해서 옛날 의학 관련 문헌에 많이 등장한다. 진시황의 불로장생의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서복(徐福)이 동남동녀를 거느리고 동해 끝 신산(神山)으로 가서 구하려 했던 영약(靈藥)이 구기자였다는 설도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옛날 중국 서하지방 여인들이 구기자나무의 열매, 잎, 뿌리, 줄기를 먹어서 무병장수하고 이름다운 피부를 유지했다는 기록이 있다. 실제로 구기자를 장복하면 피부건강에 좋아서 얼굴의 기미나 여드름 같은 것이 말끔히 없어져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부터 전통적으로 전해오는 구기자의 효능들이 현대 과학적인 방법으로 많이 연구되었는데 간세포 보호작용, 혈압강하 작용, 신경세포 보호작용 등이 동물실험을 통해서 입증된 바 있다. 구기자에는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음으로 노화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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