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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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송장풀(Leonurus macroranthus)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7-10-18 09:38     최종수정 2017-10-18 10:0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가협회회원 권 순 경
범상치 않은 꽃 이름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았던 주인공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송장풀’에 관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지만 저토록 아름다운 꽃식물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시무시한 이름이 생겨난 것일까.

피치 못할 무슨 사연이 있었을 것 만 같다. 송장풀은 전국에 분포하며 산과 들의 양지바른 풀밭에 자란다. 다른 식물에 비해서 비교적 늦은 8-9월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접어드는 시기에 연한 분홍색 꽃을 피우는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이다.

식물전체가 갈색 털로 덮여있고 줄기는 네모지고 60-90 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곧게 자라며 가지는 치지 않는다. 잎은 서로 마주나며 잎줄기가 있고 긴 타원형으로 커다란 톱니가 있다. 줄기에 층을 이루며 꽃이 피는데 각 층에 5-6 송이 꽃이 둥글게 돌려난다.

꽃 모양은 입술 꼴이고 상하로 갈라지며 마치 뱀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윗입술꽃잎은 투구모양이고 뒷면에 흰 털이 있으며 아랫입술꽃잎은 3개로 짧게 갈라진다. 특히 윗입술꽃잎 안쪽에 수술이 붙어있고 꽃 밥이 진한 갈색이어서 뱀의 이빨처럼 보인다.

꽃받침은 5개이며 끝이 바늘처럼 뾰족하다. 암술은 1개이고 수술은 4개로서 2개는 길고 2개는 짭다(이강융예). 흰 꽃을 피우는 개체도 있으며 흰송장풀이라 부른다.


송장풀과 비슷한 식물 중에 익모초와 속단이 있으며 이들 식물들도 층을 이루며 꽃을 피운다. 그래서 송장풀은 ‘산익모초’나 ‘개속단’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송장풀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알아보기 위해서 동의보감이나 향약집성방과 같은 옛 문헌을 찾아보았지만 송장풀이라는 이름과 관련된 기록을 전혀 확인 할 수 없었다.

송장풀은 꿀풀과 식물이고 꿀풀과 식물은 대개 밀원식물임으로 송장풀도 꿀과 향기가 예상되지만 냄새를 맡아보면 유쾌하지 않은 된장 썩은 냄새가 난다. 그래서 꽃에서 송장 썩는 냄새가 난다하여 송장풀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축하는 사람도 있다.

송장풀 꽃 이름의 유래를 일본 이름과 연관 짓는 학자도 있다. 송장풀의 일본명은 키세와타(キセワタ, 着セ綿)로서 ‘국화 꽃에 씌운 쏨’이라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송장풀이 옛 풍습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신성한 꽃으로 여기고 있다.

일본에서는 음력 9월 8일에 송장풀 꽃 위에 솜을 덮어놓고 다음날 아침 중광절에 솜에 맺힌 이슬로 몸을 닦으면 노화방지에 좋다는 풍습이 있다. 또한 왕을 배알하는 의식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키세와타 이슬로 몸을 깨끗이 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성스러운 꽃으로 여기는 ‘키세와타’를 해방 후 우리말로 된 식물 책을 제작하면서 일본 식민지 정책에 대한 분풀이로 송장풀이란 혐오스러운 이름으로 부르게 된 것이 아닐까 라는 추론이 등장한 것으로 짐작되는 면이 있다.

1956년 발간된 정태현 교수 저 한국 최초의 「한국식물감」에는 송장풀로 기록되어 있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 파견 나온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은 식물분류 학자였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식물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학자가 없었고 우리식물에 대한 식물연구는 전적으로 일인 나가이에 의해 수행되었다.

해방 후 우리나라 식물연구는 일본인 학자들이 수행한 연구를 기반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송장풀이라는 식물이름이 해방 후에 등장한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에 일본 분풀이론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이유이다.

송장풀은 한자어로 조소(糙蘇), 또는 대화익모초(大花益母草)라 부르며 한방서에 기록이 없음으로 한약재로 사용되지 않았다. 중국 이시진의 저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도 송장풀에 관한 기록은 없다. 다만 민간에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 이뇨제로 쓰였으며 강장, 중풍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부터가 미스터리인 송장풀은 과학적인 연구기록도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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