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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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쥐오줌풀(Valeriana fauriei)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8-02-07 09:38     최종수정 2018-02-07 10:4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쥐오줌풀은 초여름인 5월부터 늦여름인 8월 까지 비교적 개화기간이 길어서 전국 어디에서든지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이다. 주로 산지의 습한 그늘진 곳에 잘 자라며 식물이름에서도 짐작이 가듯이 쥐 오줌이 연상되는 특이한 냄새를 풍긴다.

쥐오줌풀은 마타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마타리과를 패장과(敗醬科)라고도 부른다. 마타리라는 식물은 된장 썩은 냄새를 풍기므로 패장(敗醬)이라고 부른데서 연유한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자라고 뿌리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돋아나 50-80 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곧게 자라고 줄기 윗부분에서 몇 개의 가지가 갈라진다.

뿌리에서 돋아난 잎은 꽃이 필 무렵이면 말라 없어지고 줄기의 마디마다 2장의 잎이 서로 마주나고 깃털 모양으로 깊게 갈라진다. 5-8월에 원줄기 끝과 갈라진 가지 끝에 흰색이 도는 연분홍색의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모여 피는데 꽃송이 전체가 겹 우산 모양을 하고 있다.

작은 꽃에는 꽃잎이 5개이고 수술은 3개이며 꽃잎 밖으로 길게 뻗어있다. 유사종으로 털쥐오줌풀, 넓은잎쥐오줌풀, 좀쥐오줌풀이 있다.

잎과 꽃에서는 냄새가 그리 강하지 않으며 뿌리에서 냄새가 매우 강하다. 꽃가루받이에 도움을 주는 곤충마다 좋아하는 냄새가 각각 다르듯이 사람도 냄새에 대해서 느끼는 정도가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 식물에서 나는 냄새가 쥐 오줌을 연상시킬 만큼 역겨운 냄새는 아니다.

결국 특이한 냄새로 인해서 쥐오줌풀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속명 발레리아나(Valeriana)는 라틴어로 ‘강해진다’는 뜻의 발레레(valere)에서 비롯되었는데 이것은 약의 효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종명 파우리아이(fauriei)는 사람 이름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식물 채집가인 포리(Urbain Jean Faurie) 신부를 기념하기 위해서 학명에 넣었다고 전해진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으나 쓴맛이 강함으로 데친 후 물에 담가서 우려낸 다음  이용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쥐오줌풀의 뿌리 말린 것을 길초근(吉草根) 또는 힐초근(纈草根)이라 하며 진정, 정신불안, 신경쇠약, 부인과 질환에 사용했다.

쥐오줌풀 추출물이 담배의 독특한 향기를 내는데 향료로도 이용되었다. 오지에서 생활하는 산골 사람들도 잠이 오지 않을 때 쥐오줌풀을 수면제로 활용하고 있다. 쥐오줌풀을 베서 방안에 갖다 놓거나 달인 물을 마시면 쉽게 잠이 들게 됨으로 부작용 없는 훌륭한 천연수면제이다.

최근에는 일본 오사가 대학 연구진에 의해서 쥐오줌풀 뿌리에서 에이즈 예방 성분이 발견되었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쥐오줌플 뿌리는 동양에서 보다는 서양에서 더 오랜 옛날부터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원 전 5세기경에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안정과 경련해소, 불안감과 신경과민에 쥐오줌풀을 권장했다고 하며 중세 유럽에서는 각종 질병의 만병통치약으로 사용되었고 죽음과 공포의 전염병인 페스트 치료에서도 사용되었고 전해진다.

특히 독일에서는 지금도 길초근의 추출물로 물약을 만들어 불면증이나 진정제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고양이가 쥐오줌풀 냄새를 좋아한다고 해서 고양이풀(캇첸크라우트, Katzenkraut)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쥐오줌풀의 냄새는 휘발성이 강한 정유 성분 때문인데 개미산, 초산, 길초산과 같은  저급지방산의 보르네올(borneol) 에스테르가 주성분이다.

쥐오줌풀의 약효와 관련된 전설 하나를 소개한다. 신경과민으로 정신이상이 된 사람이 산과 들로 돌아다니다가 지쳐서 산기슭에 쓰러져 잠이 들었고 바로 그 주위에 쥐오줌풀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잠자는 동안에 자연히 쥐오줌풀의 냄새를 흠뻑 들어 마시게 되었고 그런 일이 있은 후 정신이상이 말끔히 나았다고 한다. 이런 우연한 일로 인해서 쥐오줌풀의 약효가 발견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한다. 쥐오줌풀은 매우 중요한 미래의 자원식물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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