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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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통발(Utricularia japonica)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9-05-29 09:38     최종수정 2019-05-29 09:3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시골에서 태어났거나 어린 시절을 농촌에서 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동내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을 때 사용하는 통발을 알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통발은 싸리나무나 대나무로 엮어 만든 고기잡이 어구(漁具)이다. 통발 입구는 깔때기 모양으로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구조로서 들어가기는 쉬워도 일단 들어가면 밖으로 빠져나오기는 어렵게 되어있다.

통발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이 있다. 통발은 통발과에 속하는 수생식물로서 전국의 연못이나 물이 고여 있는 논에 자라며 물에 사는 작은 벌레를 잡아먹고 사는 벌레잡이(식충)식물이다.

이 식물의 특징은 뿌리가 없으며 줄기와 잎과 같은 식물체 모두가 물속에 잠겨 떠서 자란다. 꽃이 필 때만 꽃줄기가 수면 위로 10~20센티미터 정도로 자라 올라온다. 비교적 굵은 줄기는 2미터 정도로 자라고 잎은 서로 어긋나며 잎은 여러 차례 반복해서 갈라지고 갈라진 잎줄기는 실처럼 가늘다.

잎줄기 겨드랑이마다 작은 포충낭(捕虫囊)이라고 부르는 발레잡이주머니가 붙어있다. 겨울에는 물속에 가라앉은 채 겨울을 난다.

8~9월에 지상으로 자라나온 꽃줄기 끝에 4~7개의 밝은 노란색 꽃이 옆을 향해 핀다. 꽃잎으로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고 위아래로 갈라져서 입술 모양을 하고 있으며 윗입술 꽃잎은 곧게 서며 아래 입술 꽃잎은 부채모양으로 돌출된 부위엔 적갈색 무늬가 있다. 꽃송이 밑에는 꽃부리가 짧거나 길게 붙어있다. 통발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꽃송이 밑에는 포라고 부르는 비늘조각 잎이 붙어 있다. 


통발 한 포기에 4,000~5,000개 포충낭이 붙어 있으며 포충낭이 미니 어구처럼 작동해서 작은 벌레를 잡는다. 포충낭 속은 진공이고 뚜껑이 있다. 물벼륵이 돌아다니다가 뚜껑에 달린 섬모를 건드리면 뚜껑이 열리면서 순식간에 포충낭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어서 입구가 닫힌다.

이 모든 과정이 순식간에 이루어지며 붙잡힌 벌레는 포충낭 안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에 서서히 녹게 되며 식물체에 흡수되어 통발의 영양분이 된다. 뚜껑에 달린 섬모를 감각모(感覺毛)라 하며 매우 민감해서 벌레를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벌레잡이식물이 자라는 곳은 영양분이 적고 대부분 습기가 많은 곳으로서 식물체를 구성하는 데 꼭 필요한 질소와 인이 부족하기 쉽다. 곤충이나 벌레는 훌륭한 단백질 보급원이 된다.

통발이라는 이름은 벌레잡이 주머니가 물고기 잡는데 사용하는 통발을 닮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음은 같지만, 뜻이 다른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 중 어느 쪽 통발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고기잡이용 통발이 먼저일 개연성이 커 보인다.

우리나라 식물이 체계적으로 조사된 것은 일본 식민지 시절 일본 학자들에 의해서 주도되었기에 물고기잡이 용 통발 사용이 시기적으로 포충낭 발견보다 더 빠를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 포충낭이 민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고기잡이용 통발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통발이라는 식물명을 붙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논리상 타당성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영명은 블래더워트(bladderwort)라고 하는데 ‘방광을 닮은 식물’이라는 뜻이고 속명 우트리큘라리아(Utricularia)는 라티어로 ‘작은 병’을 뜻하는 ‘우트리쿨루스(utriculus)’에서 따온 것으로 모두 통발의 포충낭 모양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남북한 합쳐서 12종의 식충식물이 자생하며 남한에는 7종이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충식물마다 먹이를 잡는 방식이 각각 다르다.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끈끈이주걱은 잎으로 곤충이나 벌레를 잡는다.

끈끈이주걱의 잎 모양은 주걱 모양이고 잎에는 수많은 섬모가 있으며 여기서 끈적끈적한 액이 분비된다. 벌레가 액을 빨아먹으려 접근하면 끈끈이 액에 달라붙게 되고 주걱 모양 잎이 움츠려 벌레를 감싼다. 끈끈이 액 중에는 벌레를 녹이는 소화액이 들어있어서 서서히 벌레를 녹여서 흡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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