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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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왕과(Thladiantha dubia)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9-11-13 09:38     최종수정 2019-11-13 10:1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한자로 임금 왕(王)에 오이 과(瓜)를 붙인 ‘왕과’라고 하는 식물이 있다. 왕과는 대개 중부지방의 들판이나 산기슭 그리고 집 주변 공터에 자라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박과에 속한다.

도감에는 왕과가 희귀식물이라는 언급이 없지만 개체 수가 워낙 적어서 만나기가 매우 어려워서 식물전공자 중에서도 직접 만나보지 못한 경우도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박과 식물들은 박처럼 흰 꽃을 피우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대개는 노란 꽃이 피는데 왕과도 노란 꽃을 피운다. 왕과꽃은 종 모양으로 다른 박과꽃보다 단아하고 조형미가 뛰어나서 매우 예쁜 모습이다.

왕과는 1.5 미터 정도 자라는 덩굴식물로 줄기가 가늘고 주위의 지지대를 감아 올라  가면서 자란다. 잎은 참외 잎과 닮은 형으로 심장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줄기에 어긋나고 가장자리에 작은 톱니가 있으며 줄기와 함께 식물 전체에 바늘 같은 가는 털이 돋아있다.

8~9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돋아나온 꽃자루에 종 모양의 노란 꽃이 한 송이씩 달린다. 꽃은 통꽃으로 꽃받침은 5개로 뒤로 말려있고 꽃잎 끝부분이 5갈래로 갈라져 뒤로 젖혀져 있다.

왕과는 암수딴그루(자웅이주, 雌雄異株)여서 암꽃이 피는 식물과 수꽃이 피는 식물이 각각 다른 그루이다. 암꽃이나 수꽃은 외모는 동일하나 암꽃에는 암술 1개와 꽃밥이 없는 헛수술 5개가 있으며 암술머리는 3개로 갈라진다. 수꽃에는 암술이 없고 5개의 수술이 있고 모두 꽃밥을 갖고 있다.

계란 모양의 긴 타원형 열매는 식물명과는 달리 커다란 오이를 닮은 것이 아니고 작은 참외 모양이며 익으면 황갈색을 띠게 된다. 열매 모양으로 인해 왕과가 ‘쥐오이’가 아니라 ‘쥐참외’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하늘타리를 쥐참외라고 기술된 문헌도 있어 혼란스럽기도 하다. 갈색의 덩이뿌리는 감자 모양으로 먹을 수 있으며 한방에서 약제로 사용한다.


왕과는 다른 박과(科) 식물보다 외형적으로 꽃이나 열매가 특출나게 큰 것도 아니고 또한 특출 난 약효가 알려진 것도 없다. 하나의 자랑거리는 박과 식물 중에서 꽃이 가장 예쁘다는 점이다.

식물명에 임금 왕(王) 자가 붙은 것이 오로지 미모 때문만은 아닐 터인데 다른 사연은 알려진 것이 없다. 미국에서는 왕과를 야생감자라 하고 영어명으로 황금덩굴식물(Goldencreeper)라고 한다.

멸종 위기에 있는 개체 수가 적은 식물들은 기후 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 꽃의 미모와 의약적 용도로 인한 인간의 남획 그리고 도로 건설과 택지개발과 같은 각종 개발로 인한 자생지 파괴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왕과의 개체 수가 적은 이유는 앞서 열거한 원인과는 별반 상관이 없어 보인다. 지금까지 관찰된 바에 의하면 암수딴그루식물인 왕과의 경우 암꽃의 수가 매우 적어서 귀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식물에서 암꽃과 수꽃이 다른 그루에 피더라도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꽃가루받이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왕과의 경우 암꽃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을 뿐만 아니라 인근에 수꽃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일 년에 한 번 이뤄진다는 견우와 직녀의 상봉만큼이나 꽃가루받이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열매가 아주 귀하고 씨앗 번식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호박, 오이, 박, 참외와 같은 박과 식물은 암수 한 그루여서 암꽃과 수꽃이 같이 피는 한해살이 재배종 식물이다. 하지만 하늘타리와 왕과는 암꽃과 수꽃을 각각 따로 가진 암수딴그루이고 덩이뿌리를 가진 여러해살이식물이다.

미국에서는 왕과를 야생감자라 하여 자원화에 관심이 많으며 재배하는 농가도 있다. 미국 경험자들에 의하면 열매를 많이 수확하려면 수작업으로 꽃가루받이를 해야 하며 뿌리로도 번식이 잘 된다고 한다.

미국의 재배종은 열매가 붉은색이며 향기가 있고 맛이 있어서 생으로 먹을 수 있지만, 많이 먹으면 목을 자극한다고 한다. 가열하면 자극성이 없어진다. 왕과의 중요성에 대해서 무관심한 우리도 미국과 같이 왕과를 자원화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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