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신 박사의 건강한 성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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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거울 앞에 선 어린 학생에게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김수신

기사입력 2019-03-20 09:40     최종수정 2019-03-20 10:0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김수신▲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김수신
중국 고사에 곡식의 싹을 빨리 자라게 하려고 당겼더니 모두 말라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조장(助長)이라는 한자어가 거기에서 나왔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얼굴에 관심이 많다. 초등학생용 화장품이 따로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성형수술을 받는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중학교 입학하자마자 엄마를 졸라서 성형외과에 오는 경우도 많다. 성형외과 의사 앞에서 학생의 표정은 한없이 밝지만, 학생의 손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병원을 방문한 엄마의 표정은 어둡다. 학생의 고집에 못 이겨 성형외과를 오기는 했으나 너무 어린 나이에 수술을 시키는 것이 영 꺼림칙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성형 할 가장 좋은 나이는 몇 살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눈 수술은 육체의 성장과는 관계가 없다. 의학적으로 필요할 경우 100일 된 어린아이도 문제없이 쌍꺼풀 수술을 할 수 있다.

안면윤곽이나 코 성형의 경우라면 성장하면서 모양이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육체적 성장이 끝난 후에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성형과 내면의 성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자기 성찰의 힘이 부족하고, 자기 결정에 익숙하지 못한 어린 학생들이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몸은 컸지만 정신적인 성숙이 되어 있지 않고 자기 자신의 욕망을 책임질 정도의 내면의 힘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형수술을 한다고 방금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온 것처럼 수술이 끝나자마자 예뻐지는 것이 아니다. 수술부위가 붓고 흉터가 생기기 때문에 수술 직후의 외모는 눈뜨고 보기 싫을 정도의 모습이다. 수술직후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1~2주가 지나면 더 이상 견디기 싫어진다.

성숙한 어른들도 자연스러워지기 까지 기다리는 것이 힘든데, 아직 성숙하지 않은 어린 학생들이라면 조급함이 더 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수술 후 바뀐 모습에도 적응해야 하는데 미적 기준이 완전하지 않은 어린 학생들이라면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 

어느 날 예쁘장한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 찾아왔다. 그 전부터 눈과 코, 얼굴 윤곽을 고치고 싶었는데, 마침 장학금을 탔으니 얼굴 성형 외에 가슴 성형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슴 성형은 심지어 성인도 하기 주저하는 공격적 수술이다.

처음엔 당돌한 아이로만 여겼다. 설득 끝에 가슴 성형은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그 이상은 고집을 꺾지 않는 아이에게 나는 부모님과 함께 오라고 했다. 결국 나는 부모님까지 설득해 눈 수술만 하기로, 그것도 간단한 매몰법을 사용해 하기로 타협을 보았다. 

옛날 같았으면 나는 눈 수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또 시대가 달라졌다. 쌍꺼풀 만든다고 테이프 붙이고 신경 쓰는 것보다 간단한 수술로 자신감을 찾는 게 더 나을 것이었다. 나는 어느덧 내 절대적인 기준보다 환자가 처한 상황과 맥락을 먼저 고려하게 되었다. 때로는 의사로써 말려야 할 일도 있지만 때로는 내가 아닌 환자의 처지에서 수술을 고려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나는 다만 거울 속 얼굴을 외면하던 그 아이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서 스스로의 참된 욕망과, 내면의 힘과, 아름다움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내면의 아름다움을 외면하지 않는, 외면의 아름다움만을 경배하지 않는 현명한 여인으로 자라줬으면 좋겠다.

타인이 아닌 자신을 바라보는 얼굴은 시들지 않는 꽃이다. 내 것이 아닌 욕망으로 성형을 원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계절에 앞서 꽃을 피우려 하지 않는 나무를 기억하기 바란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나무는, 때를 기다리며 뿌리부터 줄기, 잎새 하나하나를 먼저 튼실하게 키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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