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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위기의 약사

편집부

기사입력 2017-06-08 08:5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필자가 속한 임상약학팀은 지난 3월 중순 몇 일 동안 인디애나폴리스에서  80 마일 떨어진 소도시 테라호트 (Terre Haute)로 파견 근무를 다녀왔다.  필자 병원의 헬스케어 IT 시스템을 도입한 300병상 규모의 이지역 병원에 파마시인포메틱스(pharmacy informatics) 팀과 함께 시스템런칭과  임상스텝 교육을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헬스케어인포메틱스는 요사이 미국의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The 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오바마케어) 는 병원들의 인포메틱스 도입을 장려하기 위해 연방정부의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였고, 인포메틱스를 이용하여 환자의 치료 효과 향상, 재입원율 감소 그리고 스텝들의 업무 효율 향상으로 인한 의료 재정 절감이 곧 의료 산업계와 정부의 공감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위 4차산업인 인포메틱스의 도입이 우리 헬스케어프로페셔날 입장에서는 마냥 반가운것은 아닌 것 같다.   AI인공지능 발전으로 인해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직업군에 의약 계통이 자주 언급 되어지고 요사이 가뜩이나 어려워진 이곳 미국 약사들의 취업시장에 인포메틱스 도입으로 인한 일처리 능률 향상은 결코 반가운 뉴스는 아니다. 예전보다 적은 수의 전문인력을 가지고 오히려 더 많은 분량의 업무를 가능케 하니 그만큼 구직 시장의 문은 더 좁아지고 있는 것이 요사이 필자가 현장에서 느끼는 현실이다.

2013 년 기준으로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의 경우 연 1만명의 입원 환자, 14만명의 외래환자, 6800 회 수술, 2 만명의 응급환자 방문 그리고 연 3천명 이상의 신생아 탄생을 지원하는 일평균 병원 약사수는 주말 4 명에서 평일7-8 명이다.   약사들은 일상 임상약학 업무의 일환으로 퇴원환자의 처방전 검토 및 복약 지도 그리고 재입원 환자들의 입원율을 낮추기 위한 환자 교육까지 담당하고 있다.  또한 약사의 감독하에 주사제를 만들고 경구제와 기타 약제를 병동에 전달하고 또 약국 재고를 관리하는 약국보조원(테크니션)은 일평균 4-6 명 뿐이다.

처음 필자가 약사 업무를 시작한 20년 전에 비해 거의 반이상 약국 스텝이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더 많은 일을 가능케 해준 것이 파마시인포메틱스이다.   10여년 전 부터는 몇몇 대형 병원들의 약사들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여러 캠퍼스의 의료진의 처방전을 동시에 검증하고 임상약학 컨설팅을 전화나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다.   불과 10 년뒤의 헬스케어 IT 발전으로 인한 미래가 기대되고 궁금해지기 보다는 불안한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위기는 오히려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많은 현자들이 외치지 않았던가?   필자는 현자와는 거리가 먼 우자이지만 지난 20 년 동안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커리어 생존 전략을 젊은 약사들과 약학도들에게 제시하고 싶다.

첫째,  헬스케어 인포메틱스에 대한 큰그림을 이해하라.   인포메틱스 사용자로서의 약사 보다는 시스템 개발자/관리자의 커리어를 고려해봐라.   약사야 말로 시스템 계발과 관리자에 최고 적임자임에 틀림없다. 현재 미국에서는 연방정부와  많은 의약단체들이 헬스인포메틱스에 대한 무료 온라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인포메틱스라는 과포장된 전문용어에 기죽지 말라!   지금 독자들이 병원이나 일선 약국에서 업무에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바로 헬스인포메틱스이다. 다만 현재 진행 발전중인 헬스인포메틱스는  임상약학과 여러 임상 분야와의 접목을 가능케하고 환자의 치료 효과 증대를 위한 임상약학의 적극적 개입을 가능케하고 있다. 혹 시간과 재정이 허락한다면 실제 미국 온라인 학위 과정을 이수해보라. 

헬스인포메틱스가 임상약학 현장에서 실제 어떻게 사용되는 지 궁금하고 구직을 원한다면, 학교에 따라 전공선택 과목으로  6 개월 한 학기 동안 헬스산업체의 인포메틱스 인턴과정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다수의 미국 대학교들이 100 프로 온라인 석사 또는 수료증 과정을 개설하고 있으나 주의할 것은 학계의 인증을 받은 온라인 과정인가를 확인하고 그 과정을 졸업한 졸업생들의 취업 현황을 학교측에 요구하라.   적지 않은 수의 과정이 너무 이론쪽이나 뜬구름 잡는 듯한 과목들 위주로 되어있어 실제로 이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들이 과연 얼마나 인포메틱스 전문직으로 진출했는지 지원자 나름대로의 발품을 팔아 각 학교 프로그램의 우열을 가려야 할 것이다.   

준비된 약사로 취업 시장에서 몸값을 높일 수 있는 다른 틈새시장은 없을까? 현재 미국의 40세 이상의 5 년제 약대를 졸업한 비 팜디약사들의 입지가 많이 좁아지고 있다. 이제는 6년제 팜디 졸업이 병원 의료기관 취업의 기본자격이라는 것에 특별한 이견이 없는듯 하다.   하지만 의료기관 취업을 원하는 6 년제 팜디 구직자들도 이제는 다시 임상약학 레지던트 (PG1/PG2)를 이수한 약사들의 도전을 취업시장에서 받고 있다.

주요 상위권 약학대학들은 최근 7년제 내지  4 + 4 (일반학부 + 임상약학)로 전환하여 아예 레지던트 과정을 교육 과정에 넣는 추세이다. 임상약학 레지던트를 한 약사만을 채용하거나 일반약사와 레지던트를 한 약사의 연봉에 차이를 두거나  기존 스텝들에게 사내 자체 레지던트 프로그램을 이수하게끔 요구하는 병원도 생겨나고 있다.   이유는 역시 오바마 케어이다.  환자의 치료효과 향상과 재입원율 감소를 위한 유기적 헬스케어팀에 임상약사가 속함으로써 의료진들은 약사들에게 보다 깊고 넓은 임상지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일 전 올해 약대를 졸업하고 필자 병원에 취직한 새내기 약사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올해 자기와 같이 졸업한 동기 중 병원 취업을 지원한 사람의 과반수가 직장을 못 구하였는데 이유는 레지던트를 이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이곳에서 약대에 다니는 한국 유학생들에게는 그리 좋은 소식일리는 없다.   요사이 비시민권/영주권 약사로 취업 비자를 받기도 힘든데 다시 레지던트를 나와야만 병원 취직이 가능하다니 이곳 미국서의 취업문이 좁아도 한참 좁아지고 있다.   여기서 필자는 역발상을 제안하고 싶다.   바로 전문대학 LPN 과정 이수이다. 

2년제 전문대학을 이수한LPN (Licensed Practical Nurse)는 RN (Registered Nurse)의 감독하에 제한된 범위에서 환자케어를 하지만 LPN을 이수한 약사는 임상약학 현장지식의 폭을 보다 넓일 수 있고 고용주인 병원 입장에서도 LPN/Pharmacist는 환자케어에 있어 유용한 또다른 연결고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LPN 과정은 지금 필자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필자의 미래 커리어 계발 목표이기도 하다. 

실제로 필자의 생각을 들은 동료 간호사, 의사는 물론 임상약학 디렉터도 기발한 생각이라고 필자에게  빨리 시작할 것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이미 4년제 대학을 나온 졸업자를 대상으로 아예 16 개월 속성으로 RN 을 이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혹 미국 제약회사 근무에 관심이 있는 한국의 약학도가 있다면 대학원 임상통계 과정도 도전해 볼 만 하다.   미국의 글로벌 제약회사는 많은 수의 임상통계 전문요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의 대부분이 인도나 파키스탄같은 나라에서 수입한 사람들이다.

한국 또는 미국 대학원에서 임상통계/ Biostatistics  석사 과정을 한 약사라면 글로벌 신약계발의 현주소인 이곳에서 clinical statistician 으로서의 커리어 도전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미국 제약회사의 경우 일단 입사한 후 MBA 나 다른 전공 이수를 위한 대학원 진학을 적극 지원하고 있기에 자신만 원한다면 약사의 전문성을 계속 살릴수 있는 또다른 커리어 기회도 만들수 있다. 약사들의 취업시장에 위기란 단어는 없다. 다만 새로운 기회만 계속 생길 뿐이다.   

필자약력

임성락약사는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한후 도미, Purdue University(의약화학 석사) Butler University 약학대학을 졸업했다. 현재 인디애나 주립대학 의대부속병원의 임상약사로 근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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