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락약사의 파마시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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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사입력 2017-11-17 14:59     최종수정 2017-11-17 15:0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2  필자는 어느 병원의 채용 담당자한테서 한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필자가 사는 인디애나 카멜이라는 소도시에서 1700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콜로라도 주의  록키산맥 바로 밑에 위치한 볼더(Boulder) 위치한 병상 120 개의 중급 병원에서 필자를 채용 인터뷰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위한 왕복 비행기 표와 호텔 숙박 그리고 렌트카를 병원 측에서 제공한다는 조건이었다

마침 연로한 아버님을 뵈러 한국을 다녀온지 3 주도 되지 않아 마음이 심란한 중에 콜로라도 록키산의 맑은 공기도 마시고 복잡한 생각도 정리할 덴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몇일 몸을 실었다.    록키산 밑이라 기온의 변화가 심할 같아 기상예보를 보니 가는 당일 날은 기온이 영상 26 도의 화창한 날씨이고 그날 자정 부터는 15 센티의 snow storm으로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5 도로 떨어진 다고 하여 반바지와 반팔 티셔츠에 겨울 코트까지 함께 챙겨 떠났다.    

콜로라도에는 좋은 자연 환경으로 인해 인근 캘리포니아에서 한인들이 많이 이주한다는 얘기도 일전에 들었고 3 개의 약학 대학이 있으며 덴버와 볼더 근처 지역의 약사 취업시장이 포화되어 있다는 말도 동료 약사에게 들은바 있을 콜로라도는 필자에게는 많이 생소한 지역이다.

리쿠르터의 연락을 받고 필자는 다소 황당했다.   필자가 미국 임상약학계에 널리 알려진 약사는 분명 아닐 것이고 도대체 어떻게 헤드헌터의 연락을 받은 것일까?

“So… I am a little spaced out here… what in the world did  happen to know my contact info?”

필자가 채용 담당자에게  전화로 물어 보았다.

“We have a good reference from Michael Smith (가명), he highly recommended your name for our pharmacist job posting.”

마이클 스미스라 하면 일전 필자와 같은 버틀러 약대를 나와 이곳 인디애나 병원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이다.   친했던 동료 약사이지만 그가 인디애나폴리스 인근 다른 병원으로 이직한 년간 연락이 없었는데 친구가 콜로라도 덴버로 이주한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곳 병원들은 좋은 경력을 가진 약사, 간호사 같은 전문직을 채용할 종종 병원의 직원들을 상대로 referral program 운영하곤 한다

, 좋은 경력을 가진 사람을 추천하여 사람이 채용되면 소정의 referral fee (채용사례비)추천한 해당 직원에게 지불하는 헤드헌팅 시스템이다필자가 연락을 받은 병원은 콜로라도 주에 걸쳐 15 개의 크고 작은 메디컬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데, 덴버 캠퍼스에 근무하는 친구가 (아마도 돈에 눈이 어두어서?) 필자를 추천한 것이다.   

문득 전에 제약회사 근무시 필자가 경험한  자기 이름표’ (name tag)만들기가 생각났다.

Neuroscience마케팅 부서에 근무 당시 20 명의 약사, 의사 그리고 간호사들이 팀을 이루고 있었다.   각기 다른 주와 다른 학교에서 박사, 팜디 그리고 MBA 다양한 학위를 가진 팀원들 사이에서 6 개월 정도 근무하다보니 팀원들의 성격이나 일의 능력을 암암리에 평가하는 서로의 이름표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MBA나온 친구는 명석하지만 영어를 못하는 자기 어머니에 대한 농담을 동료들 앞에서 즐겨하는 disrespect 라는 이름표가 있었고 다른 동료는 앞에서 항상 상대에게 상냥하고 좋은 얘기만 하다가 뒤에선 험담하는 back stabber, 어떤 동료는 항상 웃고 먼저 귀찮은 일을 맡아하는 friendly team player, 그리고 승진에 불만을 품고 무단 결근하며 다른 동료에게 부담을 만들더니 결국 말도 없이 퇴사한 complaining and not trustworthy 라는 동료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처음으로회사 조직 생활을 시작한 필자에게는 하루 하루가 긴장되고  ‘임성락이라는좋은 브랜드를 가진 이름표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시간들이 문득 떠올랐다.

약사라는 전문직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5 일찍 출근하기, 동료에게 먼저 인사하기, 약국 테크니션들의 실수를 면박주기 보다는 problem solving 해주고 캔디나 쵸콜릿 스낵거리를 자주 사와 약국 동료들과sharing 하기, 간호사들을 백화점 고객이라 생각하여 친절하게 전화 받고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기 필자 자신만의 내규를 만들어 실천해왔다.   이것이 매년 연봉 인상을 위한 수행 평가서 (performance review)첨부되는 peer review (동료가 동료를 평가하는 제도) 매년 좋은 피드백을 필자가 받았던 비결이라고 생각된다.

도착 당일 친구의 집에 초대받아 반가운 해후도 하고 친구와 같이 인근 지역을 돌며 근처 생활 환경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얻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병원 약국을 방문하여 약국 디렉터와 스텝 약사들과 여러 질문이 오고 가고 pharmacy informatics 시스템 job shadowing 하였다.   또한 병원 병동을 돌며 근무 간호사들과 인사도 하고 병원 구석 구석을 디렉터의 안내로  돌아볼 있었다

 오후 3시가 되니 밤새 쌓였던 눈이 녹고 화장한 햇볕이 새파란 하늘을 만들어 준다.   내일은 기온이 다시 영상 20 까지 올라간다니 록키산의 날씨는 변화 무쌍하기도 하다.   이왕 왔으니 주변 환경을 좀더 살펴보고 싶어 렌트카를 몰고 볼더에 위치한 콜로라도 주립대학 캠퍼스도 가보고 캠퍼스와 붙어 있는 록키산 드라이브 코스도 올라가 보고 인근 grocery store 들려 캘리포니아에서 오는 야채 과일이 얼마나 싱싱한지, 공기가 얼마나 깨끗한지 한껏 심호흡도 해보고 인근 주거 지역의 가격도 호텔방에서 인터넷으로 열심히 두드려 봤다.   인디애나 촌놈에게는 바쁜  1 2일의 직장 인터뷰 여행 일정이었다.

유학을 와서 25 이상을 살아왔지만 아직도 미국이라는 나라는 다니다 보면 낯설 때가  많다.   필자가 사는 동네와 시차가 2 시간 차이가 나서  오후 7 45 덴버 공항에서 인디애나폴리스 비행기를 타고 2 시간 30 날아오니 인디애나 시간으로는 이미 다음날 자정이 넘어 버렸다.  

한국으로의 영구 귀국에 대한 미련과 연로한 아버님에 대한 걱정도 잠시 걷어두고, 나름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한 약사로서의 필자의 지난 날들이 인정받아 이러한 헤드헌팅도 받는구나 생각하니 자신에게 많은 위안이 되었다.   학창시절에 달고 다녔던 이름표는 졸업 후에는 다시 자신이 속한 직장 사회에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말해주는 또다른 이름표가 되어 은퇴할 때까지 따라다닌다는 것을 칼럼을 빌어 후배 약학도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아마 앞으로 몇일 간은 아내와 함께 록키산의 정기를 받으로 가느냐 아니면 인디애나 토박이 약사로 은퇴를 것인가를 놓고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려  봐야될 같다

<필자소개>

임성락약사는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한후 도미, Purdue University(의약화학 석사) Butler University 약학대학을 졸업했다. 현재 인디애나 주립대학 의대부속병원의 임상약사로 근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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