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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겨울철 안약 제대로 알고 쓰기

정재훈 약사

기사입력 2018-12-19 09:40     최종수정 2018-12-19 09:4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정재훈 약사▲ 정재훈 약사
매년 겨울이 되면 눈이 뻑뻑하고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따갑다는 사람이 늘어난다. 빨개진 눈으로 인공눈물이나 안약을 찾는다. 실내나 실외나 건조한 공기가 문제다.

춥다고 난방을 계속 틀어놓으면 실내가 바깥보다 더 건조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안약을 써도 막상 쓸 때만 반짝하고 효과가 오래가질 않아 문제다. 안약 사용방법을 모르고 쓸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인공눈물에는 안구 표면의 건조함을 줄여주고 촉촉함이 오래갈 수 있도록 하는 히알루론산나트륨(Sodium Hyaluronate, HA)과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나트륨(Carboxymethylcellulose, CMC) 같은 보습 성분이 들어있다. 수분을 오랫동안 붙잡아주고 증발을 막아 안구 건조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하지만 올바른 사용방법에 따라 써야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원칙적으로 눈에 안약을 넣어줄 때는 한 번에 한 방울이 좋다. 눈이 수용할 수 있는 눈물의 양에는 한계가 있어, 그 이상을 넣어주면 넘쳐버리기 때문이다. 안약을 넣고 나서 반사적으로 눈을 깜박거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 깜박거리면 약효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

눈을 깜박거리지 않을 때는 0.03ml, 눈을 깜박거릴 때는 고작 0.007ml에 불과하다. 안약 한 방울은 0.05ml이다. 넣고 눈을 살며시 감고 있어도 전체의 40% 이상이 눈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안약을 넣고 눈을 깜박거렸다가는 80% 이상이 눈 밖으로 샌다.

안약을 넣고 나면 쉽게 흘러내리는 이유다. 인공눈물 안약을 써도 효과가 금방 사라진다고 느끼는 것도 기껏 넣어준 안약의 대부분이 눈에 머물지 못하고 흘러내렸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두 가지 안약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최소한 5분 이상의 간격을 둬야한다.

안구 주변이 워낙 좁다란 공간인지라 두 종류의 안약을 연속으로 점안하면 둘이 서로 밀어내어 대부분의 안약이 눈 밖으로 새어나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약이 낭비될 뿐만 아니라 필요한 곳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 약효도 떨어진다.

인공눈물의 경우는 주로 보습 성분으로 되어있으니 별다른 부작용이 없어서 한 번에 한 방울 대신 두세 방울을 넣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 사용 설명서에 한두 방울로 적혀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녹내장에 사용하는 안압 강하를 위한 안약은 1회 1방울 1일 1회와 같은 식으로 한 번에 한 방울을 사용하라는 설명 문구를 명시한다. 한 방울 이상을 쓰면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어서 그렇다.

여러 방울을 넣어도 바깥으로 다 새나간다면서 왜 부작용을 걱정하는지 반문할 수 있다. 답은 안으로 새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안약의 상당부분이 코와 눈을 이어주는 코눈물관(nasolacrimal duct)을 타고 눈에서 코 뒤쪽을 타고 입까지 흘러들어갈 수 있다.

안약을 넣고 나서 종종 입에서 쓴맛이 느껴지는 이유다. 하지만 이 때 생기는 진짜 문제는 입에 안약이 들어간 게 아니다. 코눈물관을 타고 내려가면서 코점막을 통해서 약이 전신으로 흡수되는 게 심각한 문제다. 약이 전신으로 흡수되어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혈압약이면서 동시에 녹내장에 사용하는 안약의 성분이기도 한 티몰롤의 경우, 양쪽 눈에 한 방울씩 떨어뜨리면 10mg짜리 알약을 복용하는 것과 동일한 혈압 강하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1980년대 연구를 통해 이미 밝혀져 있다.

적은 양의 안약이 이렇게 강력한 전신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코눈물관을 통해 코로 들어가서 혈관이 모여있는 코점막에서 흡수되는 경우, 간에서 대사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전신혈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눈에 넣어준 안약의 무려 80%까지 이런 식으로 전신에 흡수될 수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녹내장 안약을 잘못 사용했다가 부정맥으로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으니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2015년 남호주 대학교 연구에서는 티몰롤 안약 사용 1-6개월에 서맥(bradycardia) 발생 위험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약이 코로 새어나가게 하지 않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안약은 한 번에 한 방울만 떨어뜨리고, 그 다음에는 코와 눈 사이에 구석진 부분에서 만져지는 코눈물관을 손가락으로 눌러서 관을 통해 약이 내려가는 걸 막아주면 된다.

매번 안약을 넣고 나면 2-3분 정도 눌러주는 게 좋다. 인공눈물도, 안약도 약이다. 잘 알고 쓸수록 효과는 커지고 부작용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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