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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아스피린 팩트체크

정재훈 약사

편집부

기사입력 2021-05-26 12:59     최종수정 2021-06-10 09:1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정재훈 약사.▲ 정재훈 약사.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에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하는가 묻는 사람이 많다. 아스피린 복용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혈전은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이때는 면역 반응으로 인해 혈소판이 줄어들기 때문에 아스피린 복용은 오히려 출혈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아스피린과 소염진통제를 백신 접종 전에 복용하면 백신의 효과를 떨어드릴 우려도 있다. 
  
최근에는 아스피린에 대한 이야기가 카카오톡, 페이스북과 같은 메신저나 소셜미디어를 타고 돌면서 나도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하나 고민하는 경우도 본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 중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감염률이 29% 낮다는 이스라엘 관찰 연구 결과도 있긴 하다. 하지만 백신의 효과가 훨씬 분명하고 뛰어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후 예방효과는 접종 14일 후 기준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92.2%, 화이자 100%이다. 

게다가 아스피린은 출혈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런 부작용 위험 때문에 최근에는 심혈관계 질환 예방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경우도 의사의 판단 아래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 

그래도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가? 중요한 사실을 하나 더 체크해보자. 아스피린의 출혈 위험은 코로나19 백신보다 더 높다. 이는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이 한 이야기다. 미국에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뇌정맥동혈전증(CVST, 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이라는 희귀 혈전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얀센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시켰다가 지난 4월 23일부터 재개하는 일이 있었다. 얼마나 희귀한 부작용인가 하면 지난 4월 21일 기준 보고된 CVST 사례는 얀센 백신을 접종한 800만명 중 16건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50세 미만 여성(18~48세)에서 나타났다. 100만명당 2명 수준이다. 콜린스 원장은 아스피린을 복용한 뒤 장출혈을 일으킬 위험은 500명~1000명 중 1명 수준이라면서 백신 접종 뒤에 부작용을 경험할 확률이 아스피린 복용시보다 1000분의 1로 적다고 말했다. 나중에 콜린스 원장은 아스피린의 출혈 위험이 이보다 더 높아서 1.8%로 100명당 2명이라고 사실을 정정했다. 원래 발언보다 아스피린 출혈 위험이 더 높다며 백신의 안전성을 강조한 것이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면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팩트체크 해보자. 정답은 누가 아스피린을 복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건강한 성인은 뇌졸중을 예방하려고 아스피린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아스피린의 복용은 뇌졸중 방지에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을 이미 앓은 환자한테 재발을 막으려는 2차적 예방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경우에 따라 아직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겪지 않은 사람도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게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역시 환자 스스로 복용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와 상담하여 신중하게 유익과 위험에 대해 저울질해봐야 한다. 약을 쓸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려면 그로 인한 유익은 크고, 위험은 작아야 한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질환을 겪은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부작용보다 유익이 더 클 것이 기대되지만,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할 때는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지 않다. 이때는 출혈 부작용 위험이 더 예상되는 이익보다 더 클 수 있다.

최근에는 건강한 사람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다고 더 건강해지진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아스피린이 희귀한 백신 부작용 예방에 별 효과가 없고 건강한 사람에게 특별한 유익을 주지 않는다고 실망할 일은 아니다. 아스피린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혈전 생성을 막아 치료에 도움을 주는가에 대해서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약은 필요한 사람에게만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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