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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우리나라 의료경험기 13 – 부실한 우리나라의 암 정보 사이트

신재규 교수

기사입력 2018-07-02 18:02     최종수정 2018-07-06 10:0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오빠, 동행에서 봤는데 담즙 배액관을 달면 황달이 좀 나아진대.”

어머니의 황달이 점점 심해지자 동생은 인터넷을 찾아 보았나 보다.

“동행?”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암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한 인터넷 카페야.”  

7만여명이 가입되어 있는 이 카페는 암환자와 보호자들이 치료과정에서 겪은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었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온라인으로 교류함으로써 서로 힘이 될 수 있는 좋은 카페였다.  동생은 카페에 직접 가입해서 췌장암 환자의 보호자들이 올린 글을 찾아서 읽고 새로운 올라온 글이 올라 오는지 매일 체크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카페에는 검사 결과의 해석, 환자의 식사관리, 암에 대한 의학정보처럼 전문적인 공간이 개설되어 있었는데 이 공간들조차도 전문가들이 아닌 환자 보호자들이 작성, 대답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인지 의심스러웠다.

“오빠, 그래도 여기가 가장 나아.  다른 곳은 내용이 별로 없어.”
  
좋은 치료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암과 치료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또,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으면 불필요하고 때로는 해가 될 수 있는, 민간요법과 같은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환자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의료진이 환자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제한되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들은 다른 곳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국가기관과 전문가 집단의 웹사이트들이 정보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기관에 따라 정보의 질이 들쭉날쭉하고 사용자 위주로 정보를 전달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정보를 쉽게 얻기에 불편하다.  국가암정보센터, 사단법인 대한암협회, 대학병원들의 암병원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췌장암의 정보를 한 번 살펴 보자.

국가암정보센터는 “내가 알고 싶은 암”이라는 곳을 통해 일반인을 대상으로100여종의 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내가 알고 싶은 암”에서는 각종 암에 대한 통계, 진단, 치료 등 기본적인 사항들을 그림과 함께 비교적 쉬운 언어로 잘 설명해 놓고 있다.  또, “암정보 나눔터”의 애니매이션들은 암치료 과정 중 겪을 수 있는 여러 부작용들을 증상별로 나누어 친근한 캐릭터들을 이용하여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아래 사진 국립암센터 제공>


사단법인 대한암협회의 웹사이트는 기본정보, 발견 및 예방, 징후 및 증상, 치료 및 부작용, 자료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췌장암의 경우, 발견 및 예방과 징후 및 증상에 대한 정보만 제공되고 있어 환자와 보호자들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한암협회 웹사이트는 암치료에 관한 전문가들의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정보가 너무 빈약하다.  특히, 암정보 자료실에는 암에 대한 자료는 전혀 없고 연간 기부금 사용내역 명세서들만 잔뜩 올라와 있다.  

반면, 대학병원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대한암협회 웹사이트보다 좀 나아서 암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얻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삼성서울병원의 암교육센터 웹사이트는 각종 암에 대한 증상, 진단, 치료, 부작용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를 담은 책자들을 암교육센터자료로 올려 놓고 있다.  단, 이 자료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검색이 필요하며, 웹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것보다 pdf로 올려져 있는 자료가 훨씬 더 자세하고 유용하기 때문에 pdf를 내려받아야 한다 (이 pdf 자료들은 병원 환자에게 직접 제공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국가기관과 전문가 단체가 제공하는 암정보는 정보의 전달 방식에도 개선할 점이 많다.  예를 들어, 대한암협회의 췌장암에 관한 사이트는 췌장의 구조와 역할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건만, 췌장 그림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또, 어려운 용어를 불필요하게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간엽성 종양”, “선암종”, “신경내분비 종양”,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형술”, “혈청 종양지표”, “공장” 등이 예다.  삼성서울병원의 췌장암 자료는 그런대로 쉬운 말로 쓰여져 있지만 “낭성 종양”, “상피내 임종”, “림프절”, “고식적 항암화학요법”, “표재성 혈전성 정맥염” 등 여전히 어려운 용어들이 섞여 있어 일반인들이 읽고 이해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만약 전문용어를 꼭 사용해야 한다면, 처음에는 용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 이해를 도울 것이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웹페이지는 비교적 쉬운 용어를 쓰고 그림, 애니매이션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사용자가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지 않다.  먼저, “내가 알고 싶은 암” 페이지의 디자인은 매우 햇갈린다.  첫 페이지를 열면 그 암에 대한 요점이 한 페이지로 정리된 요약설명이 나온다.  그런데, 이 페이지 윗 부분에는 요약설명, 개요 (“암이란”), 예방, 진단, 치료, 생활가이드 등으로 연결하는 테이블이 나오는데, 이 테이블이 이런 정보들로 연결해 준다는 것이 뚜렷하지 않다 (일부 테이블은 빈칸이라 더욱 그렇다). 그래서, 국가암정보센터의 홍보실에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난 요약설명만이 그 암에 대해서 제공하는 모든 정보인 줄 알았다. 또, 왼쪽 편의 “전체 암보기 아래”에 바로 “위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 등 흔한 암들을 늘어 놓아서 전체 암보기에는 이 암들만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게 디자인 되어 있다.  또, “암정보 나눔터”의 애니매이션의 많은 내용이 “암환자 생활백서”와 겹치지만 두 란이 서로 하이퍼링크 (hyperlink)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사용자는 비슷한 정보를 다른 두 곳에서 따로 찾아야 한다.     

반면, 미국 국가기관이나 전문가 단체는 풍부한 내용을 사용자가 찾기 쉽도록 제공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National Cancer Institute)와 미국 암협회 (American Cancer Society) 사이트에서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정보는 자세하며, 그림을 이용하고, 쉬운 영어로 쓰여져 있다.  예를 들어, 국립암센터 사이트는 췌장암에 대한 정보를 치료 (treatment), 연구 (Research), 원인과 예방 (Causes & prevention), 정기검사 (screening), 통계 (statistics), 새로운 치료법 (New directions in treatment), 대처를 돕는 일반적인 정보 (general resources on coping) 등으로 나눠 여러 페이지에 걸쳐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설명된 정보에 관련된 사이트로도 링크를 걸어서 정보습득이 쉽도록 돕고 있다. 특히, 페이지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른 곳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 놓았기 때문에 사용자는 페이지를 읽은 뒤 쉽게 관심있는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 국가암정보 센터의 페이지는 페이지 상단에 테이블이 위치하고 있어 사용자는 페이지를 다 읽은 다음 다시 위로 올라가야 한다.   

이 두 사이트외에도 국립의학도서관 웹사이트에서 일반인들에게 의학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메들라인플러스(MedlinePlus)도 개략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괜찮다.  췌장암에 관한 사이트에는 각 항목별로 국립암센터 등 관련된 사이트들의 링크가 연결되어 있어 질문에 따라 가장 좋은 웹사이트를 알 수 있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사이트도 많은데 췌장암의 경우 췌장암 활동 네트워크 (pancreatic cancer action network)가 대표적이다.  전문가, 환자, 보호자 등으로 구성된 이 네트워크는 환자, 보호자의 경험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이 검증한 과학적인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환자의 정신적 후원과 지역사회의 연결도 돕고, 모금을 통해 췌장암 연구도 지원한다.  

구글에서 “pancreatic cancer”를 검색하면 미국 국립암센터와 암협회의 환자 페이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반면, 네이버에서 “췌장암”을 검색하면 지식백과에 연결된 “난공불락의 췌장암”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암 알아야 이긴다” 시리즈가 나온다 (그나저나 환자와 보호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난공불락”이라는 말은 삼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또, 구글에 “췌장암”을 검색하면 췌장암-위키백과와 췌장암을 다룬 신문기사들만 뜬다.  그런데, 국가암정보센터나 대한암협회 사이트는 네이버나 구글 검색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없다.  아마 검색회사도 이들 기관에서 제공하는 자료가 아무나 작성할 수 있는 위키백과나 때로는 상업적이기도 한 신문기사보다도 내용이 부실하거나 사용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환자들을 위해 정부기관과 전문가 단체가 분발해야 할 것 같다.


<필자소개>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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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대면진료가 얼마나 수월한가의 차이로 생각됩니다.

미국에서는 환자가 의사얼굴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refer system이나 insurance의 문제도 있지만 우선 땅덩어리가 우리나라랑 차이가 나니까요

그래서 미국은 원격진료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기본적인 설명사이트에도 많은 공을 들이는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부산이나 광주에서 KTX타고 삼성,아산병원오는게 어렵지 않고, 의사얼굴보는것도 어렵지가 않습니다

질적인 부분은 둘째로 하더라도 의사얼굴을 쉽게 볼수 있으면 직접 물어보면 되는데 그런 설명사이트를 잘 만들 필요가 없겠지요.

Funding의 문제도 있습니다. 미국의 암기금들이 설명사이트에 많은 투자가 되지만, 우리나라는 환자에게 설명만 하면 아무런 댓가를 받지 못합니다.

거점암센터들이 그나마 암설명동영상이나 문서들을 만드는것은 그런쪽의 기금을 따서이겠죠

(2018.07.12 14:02)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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