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규 교수의 'From San Franc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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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 동향에 대한 정부의 오해

신재규 교수의 'From San Francisco'

편집부

기사입력 2020-11-30 13:33     최종수정 2020-12-01 08:5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개발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모양이다.  그동안 백신 개발을 주도해 오던 화이자 (Pfizer), 모더나 (Moderna), 아스트라제네카 (AstraZeneca) 세 제약회사가 각각 개발해 오던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를 최근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화이자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자사 제품의 판매 허가를 벌써 신청해 놓았는데 허가 승인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빠르면 12월 중순에는 백신이 미국시장에 나올 수 있으리고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정부 차원에서 이 세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지난 11월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화이자의 경우 94%의 효능이 있다고 하고, 모더나는 90%라고 하는데 자사들이 소수의 시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고 학문적으로는 정확하지 않다”며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두 개 실험집단에서 하나는 60%, 하나는 90% 나와  90% 나온 효능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아스트라제네카 생산기지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데 그 중 우리나라에서 상당량 생산하고 있어 유리한 조건에서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 백신의 임상시험은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모더나 백신 임상시험은 미국에서,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의 것은 영국과 브라질에서 수행되었다.  아직까지 이 백신들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담은 논문이 발표되지 않아 이 백신들의 효능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지만 박장관의 발언은 미국언론 보도와 인터넷에 공개된 이 세 회사의 백신 임상시험 프로토콜 내용과 많이 상충된다.

먼저 피험자 수에 대해 살펴 보자.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세 회사의 임상 시험 중 가장 피험자 수가 적은 것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시험으로 약 2만 3천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임상시험은 각각 4만 3천여명과 3만여명이 참여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미국내에서 임상시험을 따로 진행 중인데 이도 약 3만여명의 피험자를 모집할 계획이니 화이자나 모더나의 임상시험보다 규모가 더 크지 않다.

임상시험의 피험자 수는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정해진다.  그 중  두 군 – 여기서는 백신 접종군과 위약 접종군 – 간의 효능의 차를 충분히 관찰할 수 있는지 여부도 한 요소이다.  미국내 시판을 위한 백신은 보통 위약군보다 50% 이상의 보호 효과를 나타내면 허가를 받을 수 있으므로 화이자와 모더나의 임상시험은 모두 백신군이 위약군보다 60% 이상의 보호 효과를 나타낼 경우 이 차이를 충분히 관찰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은 프로토콜을 찾을 수 없어 피험자 수를 어떻게 결정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은 사실 영국과 브라질에서 수행된, 디자인이 다른 두 개의 서로 다른 임상시험들의 결과를 하나로 묶어 발표한 것이다.  이렇게 다르게 디자인된 임상시험들의 결과를 하나로 묶어 발표하는 것은 임상시험의 결과를 보고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다.  따라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 분석과 보고 방식은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많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시험은 또다른 중요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임상시험 수행 초기에 발생한 실수로 백신군에 할당된 일부 피험자가 시험에서 계획한 용량보다 더 적은 양의 백신을 접종받았다는 것이다.  이 임상시험에서 백신은 28일 간격으로 두 번에 걸쳐 접종하도록 디자인되었지만 실수로 인해 첫 2300여명의 피험자들은 첫번째 백신을 맞을 때 원래 계획했던 용량의 반만 접종받았다.  그런데, 실수를 발견한 다음 참가한 나머지 약 8900명은 원래 계획했던 용량을 접종받았기 때문에 임상시험에서 처음에 계획했던 것과는 달리 세 개의 군이 생긴 것이다: 첫번째 백신을 반량만 맞은 군, 첫번째 백신을 원래 용량대로 맞은 군, 그리고 위약군.  그런데, 문제는 예상과 달리 첫번째 백신을 반량만 맞은 군은 보호 효과를 90% 정도 나타낸 반면 원래 용량대로 맞은 군은 60%의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적은 양을 접종받은 군에서 더 높은 보호효과가 나타난 것을 아스트라제네카는 아직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반량만 맞은 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합병증에도 취약한 55세 이상의 고위험 참가자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반량만 맞은 군이 더 좋은 보호효과를 보인 것은 좀 더 면역력이 강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많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반량 접종이 고위험군에도 그처럼 좋은 효과를 보이는지는 아직 알 수 없는 것이다.  또, 반량 접종군의 피험자 수는 고작 2300여명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반량 접종군은 원래부터 디자인된 것이 아니라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실수로 인해 우연히 더해졌고, 이것의 보호 효과가 더 좋다는 것도 우연히 발견되었다.  따라서, 반량 접종이 정량 접종보다 더 우수한지를 정식으로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다시 수행해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이 제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이런 문제점으로 미루어 볼 때,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 동향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의 정보 수집과 분석에 아쉬움이 든다.  물론, 어떤 회사의 백신을 선택할 때 백신의 가격과 국내 생산 여부는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의 근본적인 목적은 감염병으로부터 보호이므로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보호 효과와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가장 효과가 좋고 안전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도록 현재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좀 더 정확한 정보 수집과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나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나 다른 제약회사와 아무런 이해 관계에 대한 충돌이 없음을 밝혀둔다.

<필자소개>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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