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류 천일야화 미인탐방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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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자동선(紫洞仙) <제7話>

편집부

기사입력 2018-11-21 09:36     최종수정 2018-11-21 10:3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개성의 가을은 선계(仙界)로 느낄 정도다. 특히 청교방 거리는 자칫 정신을 잃을 정도다. 골목골목마다 각기 다른 가을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어 한번 길을 들면 자칫 넋을 잃어 방향을 잃기 십상이다. 하지만 화화가 똬리를 틀고 있는 월궁(月宮) 찾기는 밤하늘에 달 찾기만큼이나 쉽다.

장녕은 청교방 거리에서 쉽게 월궁을 찾았다. “화화 여사를 뵈러 왔소이다.” 정원을 서성이던 동기(童妓)에게 용건을 말하자 대뜸 “어디서 오신 누구신지요?”라고 물었다. “우리 화화 여사님은 아무 때나 뵐 분이 아닌데요. 어디서 오신 누구인지 아신 다음 정해드린 날짜에 만나실 수 있는 분이신데요.” 장녕은 기가 탁 막혔다.

중국에서 온 조선 사신들의 말대로다. “어서 돌아가세요! 화화 여사가 아시면 불호령이 떨어져요...” 장녕은 돌아서 나올 수밖에 없다. 그때였다. 내당에서 거문고 소리와 함께 낭랑한 노래 소리가 흘러나왔다. 익숙한 옥빈의 음성이다. 2~3년 사이에 옥빈은 그렇게 변하여 있었다. 조선 기생이 다 되었다.

그랬다. 화화를 만나려면 조선의 무슨 가문에 몇 대손 누구라는 것을 듣고서야 어느 달 어느 날짜를 정해준 날짜에 만나수 있는 기녀다. 장녕은 옥빈의 거문고 선율을 등 뒤로 하고 월궁을 돌아서 나오자 지난일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지나갔다. 자기 여자가 되겠다고 애원을 하다 결국 동정호 악앙루에서 성폭행으로 자기 남자를 만들었던 장면이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지금은 정반대가 되었다. 밤마다 소녀경(素女經)을 방불케 하는 여자로 기쁨을 충만 시켜 주었던 추억도 되돌려 놓고 싶고 노모와 두 자매의 성화를 더는 견딜 수 없어 차일피일하다 오늘 개성까지 왔다. 새아가를 찾는 노모의 성화도 성화지만 두 자매의 새엄마를 찾는 등살을 더는 도저히 당해 낼 수가 없었다.

아무튼 장녕은 이튿날 다시 월궁에 들려 동기에게 중국에서 가져온 비단 한 필을 선물로 주면서  어떻게든 빠른 순번이 되도록 백을 썼다. 초가을에 온 장녕은 늦가을이 되어서야 사실혼이었던 아내 옥빈을 만날 수 있었다.

해가 뉘엿뉘엿 송악산에 걸리면 내궁에 들어가 이튿날 정오가 지나야 나올 수 있는 일정(日程)이다. “손님은 용케도 소저(小姐:아가씨)를 찾아오셨네요. 장녕 대인께선 옛날 옥빈을 보러 오신 것 같은데 그 옥빈은 압록강을 건너는 순간 이 세상 여인이 아닙니다.여기 앉아있는 소저는 조선 기생 화화(華花)일 뿐입니다. 하룻밤 객고를 풀고 가시려고 들어오신 전주 이씨 송도파 이동혁(李東革·가명)으로 보일 뿐입니다. 소저 오늘밤 대인을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장녕은 말문이 콱 막혔다.

중국에서 보았던 옥빈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장녕은 괘씸한 생각이 들어 당장 뛰쳐나가고 싶으나 잠자리에서 애걸하여 어떻게든 데려가려는 전략을 짜려하였다. 적어도 기녀생활을 접고 언제 중국으로 오겠다는 약속은 받아가지고 가야 노모와 두 자매를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더 급한 것이 있다. 옥빈과 뜨거운 교접이다. 성폭행을 당하다시피 하여 옥빈의 남자가 된 후론 밤마다 열락의 밤이었다. 옥빈을 보자 그 밤이 몸서리 쳐지도록 그리워졌다. ‘누가 곤륜산 옥을 깎아 내어 / 직녀의 빗을 만들었던고 / 견우와 이별한 후에 / 슬픔에 겨워 벽공에 던졌다오’ 황진이의 《반달을 노래함》이다.

청자빛 비단에 붉은 실로 새겨진 시(詩)가 장녕의 눈에 확 들어왔다. 화화는 황진이 시를 비단에 새겨 찾아오는 손님과 분위기에 따라 시를 탁자 위에 펼쳐 놓았다. 지금은 사실혼의 전남편이란 것을 알고 《반달을 노래함》이 수놓아진 비단을 탁자 위에 놓았던 것이다.

이제 당신과는 인연이 다하였으니 한바탕 놀고 나가라는 신호다. 장녕도 그럴 생각이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직감하였다. 월궁은 옥빈의 작지만 아름다운 왕국으로 느껴졌다. 손님을 받아도 손님의 뜻대로가 아니고 옥빈의 마음대로다. 장녕이 말해들은 자동선이 그러했다는 것을 옥빈이 들은 대로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사신들의 영혼을 몽땅 빼앗은 자동선에게 복수하려는 속내다.

그런 옥빈의 마음을 장녕이 알리 없다. 장녕은 마음을 굳혔다. 데리고 가지 못할 바에야 맘껏 즐기고 가자는 작심이다. 집에서 마지막 밤은 옥빈이 열락의 밤을 만들었고 오늘은 장녕이 자동선과 혼백이 지쳐 잠들게 했었던 그때를 떠올리며 옥빈을 즐겁게 해주려는 속내다. 상황이 바뀌어 장녕이 옥빈의 영혼을 빼앗으면 마음이 변해 언젠가 돌아올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도 버리지 않았다.

일정이 시작되었다. 저녁을 물리자 녹차 한 컵이 올라왔다. 옥빈의 반라자세다. 풍만한 몸매는 아니지만 사내가 정신을 잃을 몸매다. 전에는 미처 몰랐던 짜릿한 자태다. “어서 마시세요! 다 마시고 샤워를 하셔야지요. 장녕 대인께선 소저의 손님이시니 이곳 규율을 지키셔야 합니다.” 단호한 어조다.

빨간 장미가 연잎처럼 떠있는 장미탕이다. 옥빈은 전라로 들어왔다. 탱탱한 한 쌍의 유방에 약간 푸른빛이 나는 거웃이 더 매력이다. 봉긋하게 나온 아랫배는 사내들의 손에 길들여진 듯 솜털조차 보이지 않았다. “돌아앉으세요. 소저가 등을 씻어 드릴게요... 장녕 대인을 특별히 모시는 것이 아닙니다. 들어오시기 전에 이곳 규율을 못 들으셨는지요?” 옥빈의 손이 거침없이 사내 물건으로 왔다.

김장 때 잘 자란 무를 씻듯 사내 물건을 쭉쭉 훑으며 씻었다. 약간 아프지만 기상천외한 즐거움이 밀려왔다. ‘그리워라 만날 길은 꿈길 밖에 없는데 / 내가 님 찾아 떠났을 때 님은 나를 찾아왔네 / 바라거나 언제일까 다음날 밤 꿈에는 / 같이 떠나 오가는 길에서 만나기를...’ 역시 황진이의 《꿈》이다.

지금 화화는 사실혼이었던 장녕의 물건을 기녀 신분으로 씻으며 무슨 생각에 있을까? 여자의 손이 닿자 장녕의 물건은 금방 방사할 기세다. 사내는 물 위를 벌러덩 누웠다. 물건이 하늘을 향해 우뚝 섰다. 옥빈의 입이 거침없이 물었다. 물건은 방사 태세다. “침대로 가시죠!” 온 몸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화화는 장녕 옆에 섰다.

둘은 침대에 가자 거침없이 붙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허겁지겁 자기 욕심을 채웠다. 장녕이 더 열정적이다. 집에서 옥빈이 저돌적 행동이 생각나서다. 그들은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땐 동창으로 햇빛이 들어와 나신의 남녀를 비추고 있을 때다. “화화 여사님. 아침 드실 시간인데요?” 동기가 시간을 얘기할 때는 정오가 다 되어서다.

늦은 아침을 끝내자 월궁을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 장녕이 월궁에 온지 이틀이 지났다. “장대인 밖에 압록강까지 타고 갈 말이 준비 되었으며 노모와 두 자매 선물이 말에 실려 있을 겁니다. 편안히 가셔 다신 조선 땅에 발을 들여 놓지 마세요! 소저는 볼일이 있어 먼저 나갑니다.” 옥빈은 대문 밖에 준비되었던 말을 타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장녕도 옥빈이 준비한 말에 몸을 싣고 압록강까지 와 대기하고 있던 배로 건너가 총총히 고향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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