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 미용 성형은 행복의학이다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기사입력 2019-08-28 09:40     최종수정 2019-08-29 15:1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내가 수련의 과정으로 성형외과를 지망할 당시만 해도 1년에 쌍꺼풀 환자는 서너 명 뿐이었다. 큰 규모의 국립 대학병원이라서 심각한 화상이나 교통사고로 입원한 성형 환자가 대부분이었는데 사고로 모습이 흉해진 환자들이 제 모습을 찾아 병원을 나갈 때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얼굴이 망가져 절망에 빠져 있던 사람에게 삶의 자신감을 찾게 해주는 일이 진짜 멋져 보였다. 그래서 성형의 참 의미는 ‘정상적인 모습을 찾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 전문의가 되어 손가락이 잘려 나간 환자들을 수 천 명 수술하게 되었다. 손가락이 복원되어 악수도 하고 젓가락질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정말 뿌듯했다. 그래서 이때는 ‘신체의 기능을 정상으로 복원해 주는 것’이 성형의 참된 보람이라고 느꼈다. 

“여자의 주름살을 펴는 수술을 하려면 주름살을 펴고 싶어 하는 그 여자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내가 존경하던 선생님은 미용 성형에 대해 이런 가르침을 주셨다. 그러나 나는 수많은 쌍꺼풀 수술, 주름 제거 수술을 하면서도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여자들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쌍꺼풀 수술을 해 달라고 조르는 수술방 간호사에게 차라리 그 돈으로 결혼 혼수를 하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그런데 몇 년 후 내게 수술을 받은 그 간호사를 우연히 만났을 때 몰라보게 예뻐지고 세련되어져 깜짝 놀랐다.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감이 삶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지 실감했다. 

그 뒤 커진 눈, 높아진 코, 젊어진 얼굴에 기뻐하는 여성들을 보는 일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내 눈가에도 주름이 생기고 머리숱이 적어지면서, 예뻐지고 싶고 젊어지고 싶은 여자들의 마음이 절실하게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 마음이 이해되자 아름다움을 찾아 주는 미용 성형의 가치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때 내가 처음 쓴 용어가 ‘행복의학’이다. 다치고 아픈 것을 낫게 해주는 의술이 삶의 질이 나빠지는 걸 막아주는 차원이라면 미용 성형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향상시켜주어 고객의 행복에 일조하는 의학이라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이다. 

그러나 의사 입장에서는 더없이 치열하고 도전적인 분야이기도 하다. 환자가 백 명이면 백 명 모두 생김새가 다르고 요구도 다르다. 항상 같은 수술을 안 해도 된다는 게 좋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다. 수술 이름은 똑같지만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오는 점도 특징이다.

맹장염이 생기면 의사가 수술을 할 건지 말 건지를 결정하지만 성형 수술은 그렇지 않다. 죽고 사는 것과 관련이 없고 안 해도 살지 못하는 게 아니니 의사가 아닌 환자에게 수술 결정권이 있다.

재건 수술만 해도, 손가락이 붙으면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받고, 붙지 않아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미용 수술은 다르다. 의사가 싸워야 할 대상이 질병이나 다친 몸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이다.

인간의 욕망을 채우는 게 어디 쉬운가? 미용 성형은 환자도 기대치를 100으로 잡으면 괴롭다. 8,90% 만족했을 때 OK할 수 있어야 성형 중독증에 걸리지 않는다. 성형은 다른 외과 수술과 달리 병이 낫거나 아픈 곳이 사라지면 성공한 것이 아니라 환자가 만족해야 성공으로 본다.

때로는 의료진이나 환자 가족들, 제 3자가 보아도 수술이 잘 되어 좋아 보이는데 환자 본인이 불만족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예쁘게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실은 환자의 마음이 행복하지 않아서 그렇다. 환자의 꿈과 행복까지 온전히 다 채워주기가 불가능하기에 미용 수술은 끝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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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딜; 추천 반대 신고

"행복의학: 행복에 일조하는 의학" 새로운 용어가 생겼군요..
"환자가 만족해야 성공한 수술이다"...참 성형외과 의사들의 고충이 많겠군요...
(2019.09.04 12:11)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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