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의 경쟁력 - 성공적인 정착의 관건은?

다국적社 압력·마케팅 부족…제도적 인프라 다듬어져야

이권구

기사입력 2006-03-27 17:06     최종수정 2006-08-30 15:5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국내 신약연구개발은 1987년 물질특허제도가 도입된 이후 체계적으로 시작됐다. 물질특허제도 도입이전의 신약개발은 새로운 외국 약물의 국산화를 지칭할 정도로 신약개발 개념부터 차이가 있었다. 일천한 역사 속에서도 국내 제약업계는 10개의 신약을 내놓았다.

‘선플라’(SK제약)를 시발점으로 올해 ‘레바넥스’(유한양행), ‘자이데나’(동아제약)로 이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공적인 신약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신약도 있지만 출시된 후 수년이 지난 현재 매출이 저조,신약으로서의 이름이 무색한 제품도 있다는 것. 2003년 기준에 따르면 ‘선플라주’는 19억 원의 매출실적을 올렸으며, 대웅제약 당뇨성궤양치료제 ‘EGF외용액’은 5억원, 동화약품 ‘밀리칸주’는 6억원, 중외제약 ‘큐록신정’은 4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국내 개발신약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의료기관의 국내 신약에 대한 신뢰부족과 보수적 처방에 기인하고 있지만, 대다수 신약들이 시장이 이미 형성된 상황에서 출시됐거나, 다양한 적응증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현재 일부 제품들은 적응증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됨)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마케팅력 부재도 거론된다.

때문에 이들 신약을 폄하하려는 시도도 눈에 띤다. 매출로 평가받는 시장에서 매출부진은 제품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매출부진을 이유로 홀대받거나 폄하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많다. 사회 시스템, 시장환경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평가를 내려야 한다는 것.

실제 국내 신약은 선플라주, 밀리칸주, 캄토벨주 등 항암제가 많다. 반면 항암제는 전체시장은 크지만 시장이 워낙 세분화됐고, 이 세분화된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다. 저조한 매출을 제품력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예로 선플라주는 기존 제품의 부작용을 개선한 제품이다. 기존 제품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개선한 제품이지만, 제품력이 아니라 시장의 역학관계 등이 발목을 잡았을 가능성도 짚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GF는 희귀의약품으로 10억을 넘을 수 없다. 넘으면 자진 취소되기 때문이다. 경제성을 이유로 개발을 기피하는 희귀의약품이라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의 방사선의약품인 밀리칸주도 마찬가지. 이 제품은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 방사선과 같이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이다. 여기에는 안전성이 따라야 하고, 더욱이 국내에서 방사선과 관련한 병원은 원자력병원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약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은 지상과제지만 제품력이 아니라, 매출 면에서 크게 성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능 향상, 제약사로서의 사명, 제약계에서 차지하는 가치 등에도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약개발에 나선 제약사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고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두었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실현시키지 못한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최초 제품이 출시된 지 만 5년밖에 안됐기 때문에 신약의 경제성을 논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시각도 보인다. 100년 이상 된 외국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경제적인 차원에서만 접근하면 곤란하다는 것.

이미 국내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다국적기업의 압력, 대형병원의 국산신약에 대한 인식 부족, 처방 관행 등으로 대변되는 사회적 시스템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몇몇 제품들을 제외하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이다.

종근당 ‘조인스’는 지난해 11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유유의 ‘맥스마빌’도 100억원에 근접했다. 동아제약 ‘스티렌’도 350억원으로 상종가를 치고 있으며, LG생명과학 ‘팩티브’도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팩티브는 지난해 해외에서도 2천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창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자이데나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고, 레바넥스도 성공 가능성이 점쳐진다. 후보들도 속속 올라오고 있어 전망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세계적인 신약이 없다는 점이다. 다국적 제약사와 비교할 때 기업규모와 매출에서 비교가 되지 않지만, 세계시장을 무대로 한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제약기업 매출 1조원 매출시대의 개막을 수년 안에 가능하게 하려면 글로벌 R&D 틈새시장 진출 전략을 과감하게 전개해야 한다는 것. 신약개발은 경제 규모와 비즈니스 환경에 따라서 R&D전략을 크게 달리 취해야 성공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신약허가제도의 국제화 미흡, 선진국수준의 생산시설 미흡, 기술분석 전문인력의 부족, 산학연 공동연구체계 미흡, 합병인수와 파트너링 성사 풍토 미흡, 제약기업간 비즈니스모델 유사성 등으로 인한 과당경쟁 등도 넘어야 할 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지원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올해 신약개발 지원비로 책정된 금액은, 제약사들이 느끼기에는 1개 과제도 안 되는 금액이라는 지적도 많다. 신약개발이 연구개발 차원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입한 상황에서 글로벌시장 진입을 위한 국부창출이라는 신약개발의 최종목표를 도달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개발을 하기 전엔 카피로 시장을 지켰고, 이제는 신약개발로 나가고 있다. 연구개발을 하는데 과거의 이미지로만 제도와 정책을 추진하면 무너진다. 겉으로만 또는 앞장세울 때만 신약인 구도는 탈피해야 한다. 기초 원천기술 벤처도 좋지만 신약개발이 밀려서는 안된다”는 한 연구원의 지적은 곱씹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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