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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영화 두 편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15-01-28 09:38     최종수정 2015-02-12 13:5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화제의 영화국제시장을 보았다. 영화는 소문 그대로였다. 재미도 있었고 눈물 나도록 슬프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는 당시의 현실은 영화보다 더 가혹하였다고 생각한다.

 

전쟁과 피난, 몸을 파고드는 추위와 두려움, 그리고 배고픔을 어찌 화면으로 다 묘사할 수 있었겠는가? 파독(派獨) 광부와 간호사 이야기, 그리고 KBS의 이산가족 찾기 등은 내가 보고 들어 잘 아는 내용이었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60세 이상의 세대들에게는, 아프지만 그래도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사진 앨범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문득 이 영화가 젊은이들에게는 어떤 느낌을 주었을까 궁금해진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본다 해도 경험하지 않은 일을 경험한 사람처럼 인식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안타깝기도 하다.

얼마 전, 교회에서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이라는, 고 손양원 목사의 순교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영화를 보았다.

손목사는 1948년 자기 두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양자로 삼아 키웠다살인범을 양자로 삼고자 하자 손 목사의 딸은아버지, 그를 양자로 받으면 제가 그를 오빠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살인범을 용서하는 것까지는 받아 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양자로 삼는 것만은 절대 안됩니다라고 절규하며 아버지에게 항변하였다.

그러자 손 목사는네가 성경 말씀을 제대로 보지 못하였구나. 예수님이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지, 용서만 하라고 하셨더냐?”고 하며, 결국 그를 양자로 받아들였다. 손 목사 자신도 1950년 미국 선교사가 세운 나병환자 수용소(애양원)를 지키다가 공산당에 의해 희생되었다.

이 영화는 사람이 어디까지 훌륭해질 수 있는가를 엄숙하게 생각해보게 만드는감동이었다. 손 목사는 작은 예수님이었음을 알았다.  

이 두 영화의 시대 배경에는 공통으로 6.25 전쟁이 있다. ‘국제 시장의 시작도 전쟁을 피해 월남하고자 흥남 부두에서 군함을 타는 장면이었고, ‘그 세상의 모티브도 6.25 전쟁 당시 좌우 이념 대결이 남긴 살인이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억척스럽게든 또는 숭고하게든, 참으로 용케도 온갖 역경을 헤치고 나와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영화들은 우리에게 스스로 감동해도 좋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우리는국제 시장의 주인공의 마지막 말처럼, “아버지, 이만하면 저 잘 살았지요? 그런데, 저 정말 고생 엄청 많이 했어요라는 말에 백 퍼센트 공감한다.

그리고 때로는 젊은이들에게요즘 애들은 얼마나 좋으냐? 우린 세대는 정말 고생 엄청 하며 오늘날을 만들었다며 자랑도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문득 우리나라의 발전이 과연 다 우리가 노력한 덕분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6.25 전쟁 때에는 유엔의 깃발 아래 16개국이 참전하여 생명을 바쳤다.

물자를 지원해 준 나라까지 합치면 총 63개국(2011년 국방부 발표)이 우리를 도왔다. 왜 그들은 우리를 도와주었을까? 만약 그들이 그 때 도와주지 않았으면, 또 서독이 우리 광부와 간호사를 받아 주지 않았으면, 또 수많은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헌신적으로 도와주지 않았으면 우리는 어찌 되었을까?

우리는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는 태도에 분개한다. 잘못을 사과하는 않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신세 진 나라와 사람들에게 제대로 감사를 표하지 않는 것 또한 매우 잘못된 일이다. 문득 우리나라는 여러 형태로 우리를 도와 준 나라와 사람들에게 충분히 감사의 표시를 하였는지 걱정이 된다.

그들의 도움으로 우리가 이룬 기적을 생각하면, 우리의 감사는 아무리 정중해도 모자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조금씩이나마 여러 외국을 돕고 있다. 당연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행여 은혜를 베푸는 태도로 그들을 도와서는 절대로 안될 일이다.

오히려예전에 진 빚을 일부나마 갚게 해 주십시오하는 감사의 자세로 해야 한다. 그것이 빚진 자가 마땅히 가져야 할 기본 자세이며, 하나님의 축복이 계속 우리나라에 머물게 하기 위한 최소 한도의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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